인간이 없었으면 진작 멸종했을 아보카도?

길가에 저렇게 많은 은행나무가 사실은 멸종 위기?

2023.06.14 | 조회 1.16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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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퍼노트

당신의 삶에 양념 같은 지식을! '그런 건 어떻게 알았어?' 할 때 '그런 것'들을 전해 드립니다.

지난 메일에서 지나가듯 '인간이 늘 그랬듯이 많은 종을 멸종시켰다'라는 말을 했습니다. 그 이전 당신의 개가 당신을 무조건 사랑하는 유전적 이유 메일에서도 '인류세 대멸종'이라는 표현을 한 바 있습니다. 인간이 얼마나 멸종에 능한지는 잘 알고 계실 겁니다. 그러나 반대로 인간 덕분에 멸종을 피하고 있는 생물들도 있습니다. 오늘은 그 중 아보카도와 은행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식물이 열매를 만드는 것은 번식 전략의 한 가지입니다. 지나가던 동물이 맛있어 보이는 열매를 먹고, 멀리 움직이고, 거기서 배변을 하고, 자연스럽게 거름과 함께 땅에 버려진 씨가 새로 나무로 자라납니다. 그런데 아보카도의 씨를 항문으로 내보낼 수 있는 동물을 상상하실 수 있나요?

저걸... 싸내라고요?
저걸... 싸내라고요?

약 1만 년 전 아메리카 대륙에는 매머드나 땅늘보와 같은 거대 포유류가 살았습니다. 이 정도 되는 동물들이라면 아보카도의 씨를 싸내는 게 가능합니다. 하지만 지구 기온의 변화와 파괴왕 인간의 유입으로 거대 포유류가 아메리카 대륙에서 멸종하면서 아보카도도 위기에 처했습니다. 다행히 아보카도가 인간님들의 입맛에 맞았던 덕분에 아보카도는 살아 남았습니다.

땅늘보 정도면 아보카도 씨를 쌀 수 있을지도?
땅늘보 정도면 아보카도 씨를 쌀 수 있을지도?

만약 아보카도의 씨가 작았다면 어땠을까요? 그렇더라도 아보카도에는 페르신이라는 독이 있어 동물들이 쉽사리 먹을 수 없습니다(뭐든 잘 먹는 인간에겐 문제 없습니다.). 게다가 아보카도는 오렌지보다 15배 더 많은 물을 마셔대므로, 물이 부족해서라도 번성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은행나무도 비슷합니다. 현재 야생 은행나무는 거의 없습니다. 인간을 제외하면 은행을 먹는 동물이 없기 때문입니다. 은행에는 '아미그달린'이라는 독이 들어 있습니다. 새, 다람쥐, 청설모, 벌레, 세균, 곰팡이, 누구도 은행은 안 먹습니다. 한국에선 워낙 흔하게 보여 의외로 느껴지시겠지만, 은행나무는 현재 멸종 위기종입니다.

은행나무는 굉장히 오래된 종입니다. 고생대 페름기에 등장했으니 공룡들보다도 더 일찍 지구에 나타났습니다. 현재 은행나무는 1문 1강 1목 1과 1속 1종만이 존재합니다. 즉, 은행나무의 친척들은 사돈의 팔촌까지 모조리 멸종했습니다. 은행을 먹던 옛날 동물 친구들(아마 이 친구들에겐 아미그달린이 무해했거나 혹은 어떤 이로움을 주었나 봅니다.)이 멸종함에 따라 은행나무의 친척들도 멸종해 나갔고, 그 중 생명력이 유독 질긴 은행나무만이 겨우 살아 남아서는 인간의 등장으로 다시 번식해 나갈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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