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해서 내가 뛰었다

축구, 야구에서 욕하다 그냥 내가 뛴 사례

2023.10.21 | 조회 6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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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퍼노트

당신의 삶에 양념 같은 지식을! '그런 건 어떻게 알았어?' 할 때 '그런 것'들을 전해 드립니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까지 맡았던 기성용에게도 치기 어린 시절이 있었습니다. 비판하는 축구 팬들에게 SNS에 '답답하면 너희들이 가서뛰던지~'라는 메시지를 남긴 적이 있습니다. 이 글은 논란을 일으켰고, 아직까지도 곧잘 패러디 되곤 합니다.

그런데 스포츠 계에는 실제로 '답답해서 내가 뛴' 사례가 존재합니다. 먼저 1994년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FC의 사례입니다. 프리시즌에 열린 옥스퍼드 유나이티드 FC와의 경기에서 스티브 데이비스라는 웨스트햄 팬은 웨스트햄 공격수인 리 채프먼에게 "내가 해도 그것보단 잘 하겠다"라며 욕설을 퍼붓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리 채프먼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웨스트햄에는 교체할 선수가 부족한 상황이었습니다. 이에 데이비스의 욕설을 묵묵히 듣고 있던 웨스트햄 수석 코치 해리 레드냅이 이왕 이렇게 된 거 관중석의 데이비스를 투입합니다. 결과적으로 스티브 데이비스는 후반전 득점에 성공하고 웨스트햄의 승리를 이끕니다. "내가 해도 그것보단 잘 하겠다"라는 욕설을 실제로 증명한 셈입니다.

MLB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습니다. 디지 딘이라는 선수는 명예의 전당에 오를 만큼 훌륭한 선수였지만 이른 나이인 31세에 은퇴를 했습니다. 이후 세인트루이스 브라운스의 전속 해설가가 됐는데, 엉터리 영어를 쓰며 거침없이 선수들을 비판하는 해설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은퇴한지 6년이나 지난 어느 날, 브라운스 구단은 디지 딘의 거친 해설을 결국 참지 못하고 '답답하면 네가 뛰든가'를 시전합니다. 그렇게 갑자기 등판한 37세의 디지 딘은 4이닝 3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호투합니다.

위의 두 사례는 그래도 단일 경기의 퍼포먼스이고, 디지 딘은 원래 훌륭한 선수였기 때문에 있을 법 합니다. 저를 가장 놀라게 한 일은 한국 야구, 롯데 자이언츠에 일어났던 일입니다.

야구와는 원래 아무 상관도 없는 '선장' 송정규는 롯데 자이언츠의 문제점을 여러 경로를 통해 구단에 알립니다. 하지만 열성 팬이 많은 롯데 자이언츠는 일상적인 비판이었는지 모두 무시합니다. 결국 답답했던 송정규는 <필승전략 롯데 자이언츠 Top Secret>라는 책을 자비로 출판합니다. 이 책을 당시 구단주이던 신준호가 읽고 송정규를 직접 스카우트 해 롯데 자이언츠 단장으로 앉힙니다. 야구와 관련된 경력이 전혀 없던 선장을 갑자기 단장으로 앉히는 파격 행보였습니다. 놀랍게도 그 해 롯데 자이언츠는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하고, 그 다음 해 우승을 해냅니다. 그리고 슬프게도 1992년 이 우승을 마지막으로 아직까지도 롯데는 다시 우승해낸 적이 없습니다.

오늘은 스포츠 사례만 알아 보았지만 발명이나 기업 등의 사례를 살펴 보면 이보다 더 많은 사례들이 존재했습니다. 언젠가 그 사례들을 조명해 볼 기회가 있기를 기대하면서 오늘의 페퍼노트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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