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면뛰기’의 발견은 스포츠 역사 상 가장 재밌는 발견 중 하나입니다. 높이 뛰기 위해서 전속력으로 달려와 앞 또는 옆으로 바를 넘는 건 지극히 당연해 보입니다. 하지만 1968년 멕시코시티 올림픽에서 딕 포스베리는 뒤로 점프해 바를 넘는다는 기상천외한 접근법을 선보이며 아무도 예상 못한 금메달을 따냅니다. 상식을 깨버린 배면뛰기 기술은 이제는 높이뛰기 종목에서 당연한 것이 되었습니다.
다른 종목들에서도 이런 혁신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농구에서는 안정적으로 양발을 땅에 붙이고 양손을 활용해 슛을 쏘는 게 정석이었던 시기가 있었지만, 지금은 원핸드점프슛이 정석입니다. 수십년 간 스키점프에선 선수들이 발을 11자로 두었었지만, 지금은 모두가 발을 V자로 만들어 활공합니다.
배면뛰기가 높이뛰기를 완전히 바꿔버린 것처럼, 멀리뛰기에서도 종목을 완전히 바꿔버릴 신기술이 발견된 적이 있습니다.
구독자 님이 체육 시간에 배웠을 멀리뛰기 방법은 몸을 뒤로 젖히는 동작이 중간에 들어갑니다. 이는 도움닫기의 관성에 저항하는 동작입니다. 그러지 말고 도움닫기의 관성을 그대로 활용해 버리면 어떨까요? 공중제비를 하는 것입니다. 이 동작은 배면뛰기가 그랬듯 멀리뛰기라는 종목을 완전히 바꿔버릴 저력이 있는 동작이었습니다. 하지만 1975년, 이 기술은 너무 위험하다는 이유로 금지됩니다. 만약 금지되지 않았다면 지금 멀리뛰기 기록은 얼마나 더 발전했을지 궁금해집니다.
비슷한 이유로 금지된 혁신이 투포환 종목에도 있습니다. 축구에서 간혹 공을 멀리 던지기 위해 앞으로 돌며 스로인을 하는 선수들이 있는데, 멀리 던지는 것 자체가 목표인 투포환 종목에서도 당연히 이 방법이 시도됐었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선수 보호 차원에서 금지되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선수가 아니라 다른 모두를 보호하기 위해 금지된 기술도 있습니다. 종목은 창던지기입니다.
원반을 던지듯 몸을 돌리며 창을 던지면 창을 훨씬 멀리 던질 수 있습니다. 위 영상을 보면 창과 선수 사이의 마찰을 줄이기 위해 창에 비눗물까지 바르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현재 창던지기 세계기록이 98.48m인데, 펠릭스 에라우스킨이 위의 방법으로 49세에 세운 기록이 112m입니다. 하지만 이 방법은 모두의 안전을 위해 금지되었습니다. 창이 경기장 안에 떨어지는 경우가 10% 정도 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나머지 90%는 어디로 날아갔을까요? 제발 따라하지 말아주세요.
댓글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