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3주) 공연을 덜 좋아하게 된 걸까?

2026.08.17 |

[픽스포트]는 연극과 뮤지컬로 일상을 채우는 자매가 깊은 취향들을 담아 보내는 다정한 편지예요. 관극 기록과 소식, 취향별 추천을 담아내지만 결국 저희가 나누는 건 무대가 남긴 생각과 감정 그리고 삶의 이야기랍니다. 무대를 핑계 삼아 세상을 바라보는 수많은 시선을 함께 나누고 싶을 뿐이니까요.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날엔 아늑한 아지트 [포코피카]에서 기다리고 있을게요. 참, 편지가 닿을 머묵이들에게는 친근하게 반말로 보낼게요 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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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주  매드해터 : 미친 모자장수 이야기

공연을 덜 좋아하게 된 걸까? 

 티켓팅&공연 일정

 공연 개막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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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묵이들은 지난주에 어땠어? 나는 정말 아무것도 하기 싫은 한 주였어. 마침 관극 일정도 아예 없어서 더 쳐졌던 걸까? 참, 하랑은 드디어 이번 시즌 처음으로 매드해터 : 미친 모자장수 이야기〉를 보고 왔어. 무대가 커져서 처음엔 좀 낯가리긴 했지만, 여전히 메시지와 넘버는 좋았다고. 다만 앵콜 공연이라 조금 일찍 온 탓에 처음만큼의 느낌은 오지 않았다고 해.

 

지금까지 9월에 예매해 둔 작품은 6개거든? 그 전까지 무려 3주(!) 동안 표가 하나도 없는 걸 보니(생길 예정이지만), 최근에는 공연을 좋아하는 방식이 조금 달라졌다는 생각이 들었어.

 

하나, 덕질의 시작은 티켓팅 참전이었다.

요즘 각종 이유로 티켓 오픈 날에 맞춰 티켓팅을 한 적이 거의 없거든? 창작 초연은 '반응 보고 봐야지' 하다가 막상 개막하면 후기 찾아보는 것도 귀찮아지고, 별다른 반응이 없으면 '굳이 안 봐도 되겠다' 미루게 되고, 보고 싶었던 극도 한 번 미루면 끝까지 안 보게 되더라고.

 

그런데 돌이켜 보면 티켓팅 꼬박꼬박 챙기고, 새로고침하고, 취켓팅하는 등 모든 과정이 공연을 보는 것만큼 즐거운 일이었어. 실제로 여행도 가기 전의 설렘이 더 크다고 하잖아. 공연도 비슷해. 특히, 보통 한두 달 전에 티켓을 오픈하니까 미리 잡아둔 표를 한참 뒤에 보게 되지. 당장 귀찮아도 이미 과거의 내가 해둔 일이니 별수 없이 극장으로 향했어.

 

이 행위를 하지 않으니까 우선 성취감이 사라져서 재미가 없더라. 물론 화나는 순간이 더 많았지만(그것조차 재미있는 일화가 되기도 하고), 가끔 원하는 자리를 딱 잡았을 때의 쾌감도 분명 있었거든. 오랜만에 프리뷰 회차 티켓팅 참전을 했는데 문득 예전 생각이 났어. 요즘은 확실히 한 달 전에 잡아두는 게 마지노선이고, 두 달 전 티켓팅은 절대 안하는 것 같긴 해. 미리 티켓팅을 하지 않으니 자연스럽게 공연 횟수가 줄어들었지.

 

둘, 공연을 좋아했던 진짜 이유는 '사람'을 만나는 일이었어.

공연에는 늘 사람이 있잖아. 이야기뿐만 아니라 무대 위에서 다양한 배우와 캐릭터를 만나는 과정을 좋아했다는 걸 깨달았어.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배우들도 익숙해지고, 캐릭터들도 비슷하게 느껴지고, 작품이 다루는 주제를 어떻게 풀어낼지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게 됐지.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재미가 줄어드니까 자연스럽게 무대 밖 사람들도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실제로 몇 번의 모임을 해 보니 공연과 닮은 점들을 발견했어. 나는 내가 사람을 좋아한다고 굳게 믿고 살았는데, 나는 사람을 좋아한다기보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좋아했더라고. 이전 레터에서 말했듯 처음엔 공연을 볼 때, 나와 다르거나 내 가치관과 맞지 않는 인물을 만나면 불편해했거든? 그런 사람 역시 사회의 일부라는 걸 받아들이면서부터는 나와 다르더라도 꼭 이해하거나 좋아하지 않아도 함께 이야기하고 바라보는 방법을 조금씩 배워나가는 중이야. 그런 점에서 모임은 공연을 보면서 얻었던 경험을 다른 방식으로 이어가는 일이기도 하지.

 

셋, 내가 공연에 기대하는 가치가 달라진 거 아닐까?

요즘은 작품의 주제나 내용 자체보다는 뻔할 수 있는 이야기를 어떤 매력적인 캐릭터와 방식으로 풀어냈는지가 더 중요하게 느껴지더라고. 물론, 예전보다 티켓 가격이 오른 것도 관극 횟수가 줄어든 이유 중 하나인 건 분명해. 그런데 단순히 가격이 비싸져서 관극 횟수가 줄었을까? 생각해 보면 예전에도 티켓 가격이 비싸다고 느낀 적은 많았어. 그래도 그때는 그 돈을 내고 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지.

 

처음에는 모든 게 새롭고 신기했으니까. 새로운 배우를 만나고, 새로운 이야기를 보고, 새로운 형식을 발견하는 것만으로도 티켓값 이상의 경험을 얻는 기분이었어. 그런데 지금은 대부분 익숙해졌지. 예전이라면 재미있게 봤을 작품도 지금의 나에게는 굳이 이 돈을 내고 볼 만큼 새롭거나 매력적이지 않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아졌어.

 

그래서 요즘의 나는 공연을 덜 좋아하게 된 걸까 싶었는데, 꼭 그런 것 같지는 않아. 예전에는 내 취향인 공연을 찾는 게 목적이었다면 지금은 공연을 통해 만났던 사람과 시선을 무대 밖에서도 계속 이어가고 싶은 마음이 생겼어. 그래서 공연을 보러 가는 대신, 취향을 나누기 위해 사람을 만나기도 하지.

 

결국 내가 좋아했던 건 공연이라는 결과물만이 아니라 그걸 둘러싸고 생겨나는 경험들이었던 거야. 왜 달력이 이만큼이나 비어 있는가를 생각하다 보니, 역설적으로 나는 아마 앞으로도 계속 공연장으로 향하지 않을까 싶어. 관극 수는 들쭉날쭉하더라도 말이야. 단순히 이야기만 보러 가는 거라면 다른 대체재도 많지만, 나의 마음을 채워줄 취미는 공연이라는 생각이 들었거든. 머묵이들은 공연을 좋아하는 진짜 이유가 뭐야? 댓글이나 피드백 버튼으로 알려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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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극·뮤지컬 티켓팅 일정 (8/17 ~ 8/21)
  연극·뮤지컬 티켓팅 일정 (8/17 ~ 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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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뮤지컬 공연 일정 (7/17 ~ 7/23)
연극·뮤지컬 공연 일정 (7/17 ~ 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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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엔 극공작소 마방진 20주년 기념 공연 하반기 라인업을 공개하고, 〈미드나잇 : 앤틀러스〉, 〈제임스 바이런 딘〉, 〈오페라〉, 〈폭풍의 언덕〉, 〈유리동물원〉, 〈섬: 1933~2019〉, 〈도어 넥스트 헤븐〉이 캐스트와 함께 개막을 알렸어.

 

미드나잇 : 앤틀러스〉 기사에서도 '고지터'라고 언급할 정도로 고상호 배우의 인생 캐릭터로 유명한 공연이야. 우리도 고지터 궁금해서 보러 갔었지. 처음엔 극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탓에 불쾌하고 찝찝하다고 느꼈었거든? 이후에 〈미드나잇 : 액터뮤지션〉을 보면서 좋은 작품이라고 느껴서 돌아올 앤틀러스가 무척 기대돼! 둘은 같은 내용이지만 연출이 다르고, 마침 같은 공연장(NOL 유니플렉스) 1관, 3관에서 만날 수 있어.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과 테네시 윌리엄스의 〈유리동물원〉은 워낙 유명한 고전 소설과 희곡이라 여러 제작사나 연출 버전으로 올라오곤 하는 작품이야. 우리도 아직 봐본 적은 없어서 궁금하긴 해.

 

도어 넥스트 헤븐〉은 첫 레터 때 언급했던 〈오월의 하루〉와 같은 극단에서 하는 연극이야. 그래서 초연 때도 궁금했는데 놓쳤고, 극단 자체의 좋은 기억으로 이번엔 아마 보러 가지 않을까 싶어. 〈섬: 1933~2019〉은 목소리 프로젝트(한국 현대사 속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삶을 살았던 인물을 재조명하는 창작 집단)의 두 번째 작품으로 지난 시즌에 입소문을 타서 연일 매진을 기록했던 음악극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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