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렌의 편지]
안녕하세요, 습관 디자이너 피렌입니다.
요즘 러버블(Lovable)로 재밌는 걸 만들고 있어요. 러버블은 코딩을 몰라도 챗GPT처럼 자연어로 명령하면 서비스를 뚝딱 만들어주는 도구인데요.
"도대체 왜 습관이 안 될까?" 하시는 분들을 위한 습관 진단 테스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코딩 공부하고 만들어야지' 하며 1년을 미루었던 작업인데, 많은 분들께 도움이 될 수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장소를 바꿨을 뿐인데, 일주일 만에 습관이 됐다
습관을 만들 때 장소를 고민하시나요?
대부분은 장소를 크게 신경 쓰지 않습니다. 기껏해야 "멀면 가기 싫으니까 가까운 곳에서 해야지" 정도죠. 그런데 장소는 생각보다 습관이 자리 잡는 과정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오늘은 장소를 바꾼 것만으로 일주일 만에 습관을 만든 윤희님의 이야기를 소개해드릴게요.
처음엔 잘 되는 것 같았어요
재택근무를 하는 직장인 윤희님은 아침 루틴을 성공적으로 정착시킨 뒤, 오랫동안 꾸준히 하고 싶었던 요가를 저녁 습관으로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처음 완성한 습관 디자인은 이랬어요.
"나는 저녁 양치질을 하자마자 안방에서 지정한 요가 영상을 보고 따라한다."
잠깐 소개하자면, 습관 디자인의 첫 단계는 이런 '실행의도' —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한 문장을 완성하는 것입니다. 이 문장을 쓰는 것만으로도 행동할 확률이 77.8%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어요. 아직 써보지 않으셨다면 꼭 한 번 해보시길 권합니다.
처음 3일은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기록에 "하기 싫다"는 말이 자주 등장하기 시작했어요.
어, 지금 습관 디자인에 뭔가 문제가 있구나.

실마리는 기록 안에 있었어요
기록을 자세히 살펴보니 패턴이 보였습니다. 조금 늦게 양치질을 하는 날이면 남편분이 이미 안방에서 잘 준비를 하고 있었고, 어쩔 수 없이 다른 공간에서 요가를 하거나, 남편이 있는 방에서 하자니 요가 본래의 목적 — 내면에 고요히 집중하는 것 — 을 이룰 수 없었던 거예요.
문제는 의지가 아니라 장소였습니다.
만약 이 상태에서 "계속하다 보면 습관이 되겠지" 의지만 다잡았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하기 싫은 마음이 점점 커지다가, 어느 날 하루 빠지고, 안하는 날이 이어지다가 결국 "나는 꾸준히 못하는 사람"이라는 부정적인 자아상만 남게 됐을거예요. 우리에게 익숙한 흐름이죠.
장소를 바꾸자, 기록이 달라졌어요
장소에 변화를 줬습니다. 거실을 저녁 요가 공간으로 바꾸고 그곳에서 요가를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기록이 바로 달라졌어요. "하기 싫다"는 말이 사라지고, 만족감을 표현하는 문장들이 채워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며칠 뒤, 이 기록을 보고 “아, 이거 습관 됐다” 속으로 환호를 질렀습니다.
"양치를 하며 핸드폰을 보았다. 혹시 요가 하기 싫고 계속 핸드폰 보면 어쩌지 걱정했는데, 이를 닦고 나니 바로 거실로 가서 요가 매트를 펴고 있었다."
의식은 걱정을 하고 있었지만, 무의식은 이미 요가를 하기로 결정을 해두었습니다. 나도 모르게 몸이 먼저 움직인 것, 이게 바로 습관이 된 신호입니다.
이후 습관 점수(SRHI)를 계산해보니 5.4점. 만점 7점 기준으로 3.9점이면 습관, 6점이 넘으면 신발을 벗는 것처럼 몸에 밴 강한 습관으로 보는데 — 장소를 바꾼 지 일주일 만에 강한 습관에 가까워지고 있었어요.

습관이 안 되는 건 당신의 부족함이 아닙니다
요즘 꾸준히 하려는데 자꾸 하기 싫은 마음이 드는 것이 있다면, 장소 때문은 아닌지 한 번 생각해보세요. 습관이 잘 안 되는 건 내 의지가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습관 디자인이 나에게 맞지 않을 뿐이에요.
사실 윤희님의 요가 습관이 이렇게 빠르게 자리 잡은 데에는 장소 외에도 몇 가지 요인이 더 있었습니다. 나에게 맞는 ‘언제’ 찾기, 미리 준비하는 행동, 유연한 난이도까지 — 다음 뉴스레터에서 이어서 소개해드릴게요.
P.S. 왜 하기 싫은 마음이 드는지, 어디서 자꾸 막히는지 모르겠다면 — 앞서 말씀드린 진단 테스트를 해보세요. 습관이 안 되는 이유를 분석해드립니다. 구독자분들께 베타 버전으로 가장 먼저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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