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 디자인 이야기

300일을 했지만, 여전히 습관이 안 됐다

운동이 습관이 되지 않은 이유

2025.02.04 | 조회 85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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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렌의 습관레터

자연스럽게 습관을 만드는 인사이트를 주 1회 전해드립니다.

10개월의 도전, 그러나 습관이 되지 않았다

"운동 챌린지 10개월, 매일 했는데 왜 습관이 안 됐을까요?"

휘성은 운동 습관을 만들기 위해 무려 10개월 동안이나 운동 챌린지에 참여했다. 그러나 챌린지를 멈추자마자 바로 운동을 하지 않게 되었다. 사실, 10개월 동안 하기 싫은 운동을 억지로 했다는 점에서 그의 의지력이 정말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하지만, 대단한 의지와 끈기로도 운동은 결국 습관으로 자리 잡지 못했다.

흔히 "66일을 반복하면 습관이 된다"고 하는데, 왜 휘성은 운동 습관을 만들 수 없었던 걸까?

(잠깐, 그 유명한 '66일 법칙'에 대해 짧게 이야기하면, 실제 연구진들도 이 숫자는 평균일 뿐, 사람마다, 행동마다 습관 형성에 소요되는 시간은 다름을 강조합니다.)


왜 습관이 되지 않았을까?

휘성의 이야기를 들으며 운동이 습관이 되지 못한 세 가지 이유를 찾을 수 있었다.

1. 하기 싫은 행동을 억지로 했다

운동이 습관이 되려면 운동 전의 감정이 중요하다. 휘성은 하기 싫은 감정을 억누르며 매번 한숨과 함께 운동을 시작했다. 이는 멋진 일이지만, 습관 형성의 관점에서는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왜냐하면, 하기 싫은 감정이 반복적으로 운동과 연결되면 뇌는 "운동 = 하기 싫은 것"으로 기억해 버리기 때문이다. 결국, 운동을 떠올리는 순간부터 거부감이 생기게 된다.

2. 운동 자체에서 만족감을 얻지 못했다

운동 전의 감정도 중요하지만, 사실 운동 후의 감정이 더 중요하다. 운동 후 “좋다”라는 느낌을 받아야 뇌는 "이건 좋은 경험이었어, 또 해야겠어!"라고 학습한다. 그러나 휘성은 운동 후 단순히 "해냈다"는 성취감은 있었지만, 운동 자체에서 만족감을 느끼지는 못했다. 결국 뇌는 이 행동을 반복할 이유를 찾지 못 했고, 운동은 습관이 되지 않았다.

3. 행동을 유도하는 ‘신호’가 없었다

휘성은 매일 저녁 운동을 했지만, 일정한 상황에서 반복하지 않았다. 습관이란 신호(일정한 상황)에 반응해 자동적으로 하는 행동이기에, 신호 없는 10개월의 반복은 자동성을 가져다 주지 않았다. 즉, 습관이 되지 않았다.


운동을 습관으로 만들기 위한 3가지 핵심 습관 디자인

우리는 휘성이 운동을 습관으로 만들 수 있도록,  운동 방식과 난이도, 운동을 시작할 신호 이 세 가지를 디자인하기로 했다.

1.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운동 방식 찾기

10개월 동안 해온 홈트레이닝은 휘성에게 맞지 않았다. 이번에는 더 즐길 수 있는 운동을 찾기로 했다.

먼저 휘성에게 떠오르는 운동 방식을 전부 적어보게 했다.

헬스, 홈트 10분, 수영, 계단 오르기, 퇴근 후 산책, 러닝, 필라테스, 사이클

이 중에서 효과적이면서도, 가장 하기 쉽고, 가장 하고 싶은 운동을 찾았고, 최종적으로 러닝을 선택했다.

2. 하기 싫지 않을 정도의 난이도 설정

먼저, 운동을 지속하려면 부담스럽지 않은 난이도를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휘성은 그동안 의욕이 높을 때를 기준으로 운동량을 설정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동기부여가 약해지고, 일상 속 스트레스가 쌓이면 운동을 거르게 되었다. 그래서 다음을 기준으로 삼아 난이도를 정해보기로 했다.

"정말 피곤하고 스트레스받은 날에도 할 수 있을 정도로!"

휘성은 고민 끝에 "아파트 한 바퀴 정도 뛰는 건 할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대답했다.

3. 퇴근 후 집에 도착하자마자, 명확한 신호 설정

마지막으로 운동을 시작할 신호를 정했다. 휘성은 저녁에 퇴근 후 집에서 휴식을 취하는 순간, 다시 나가는 것이 어렵다고 했다. 그래서 ‘퇴근 후 집에 도착하자마자’를 운동의 신호로 정했다. 그리고 퇴근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순간, 현관에 미리 준비해놓았던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바로 달리러 나갔다.


결과 알아차리기와 습관 기록, 그리고 휘성의 변화

습관 디자인을 마친 후, 휘성에게 운동을 하며 몸의 감각과 떠오르는 생각에 집중해 보기를 권했다. 그리고 그것을 운동 후에 짧게 기록하도록 추천했다. 좋은 습관의 만족감은 나쁜 습관만큼 강렬하지 않아서 그냥 지나치기 쉬운데, 주의를 기울여 알아차리고 기록으로 남기면, 뇌가 "이건 좋은 경험이야!"라고 학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후, 휘성은 다음과 같은 기록들을 보내왔다. 그의 기록에서 느껴지는 만족감은 읽는 이마저 뛰고 싶게 만들 만큼 생생했다.

“오늘 반대 방향으로 뛰니까 풍경이 새롭다. 오르막길이었던 길이 내리막이 되었다. 나의 그림자가 나보다 앞서서 나와 함께 달려주었다.”

“그림자랑 같이 뛰니까 좋다. 그림자는 날씬하고 키도 크다. 달리는 동안 불어오는 바람이 설레게 한다. 걸을 때와는 다른 바람이다. 시원하고 상쾌해서 나를 응원해주는 것 같다!”

운동을 시작한 지 한 달 후, 휘성은 이렇게 말했다.

“이제 집에 오면 아무 생각 없이 자연스럽게 운동하러 나가게 돼요.”


해야 하는 것에서 하고 싶은 것으로

물론 이전의 쓴 기억들이 하루아침에 달콤해지진 않는다. 특히 운동을 억지로 했던 시간이 길어, "운동 = 하기 싫은 것"이라는 인식이 강하다면, 운동이 해야 하는 것에서 하고 싶은 것으로 바뀌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그러나 매일 만족스러운 경험을 쌓다 보면, 찰나의 달콤함들이 모여 언젠가 그 쓴맛을 덮어버릴 거다. 그러니 하기 싫지 않을 정도로, 내가 좋아하는 방식으로, 일정한 상황에서 운동을 해보길, 그리고 느껴지는 만족감을 기록해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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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
    10 months 전

    하고 싶은 것과 하기 싫은 것, 억지로 해야 하는 일을 구분해 놓고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한 인내의 과정이라고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해야 하는 일을 하고 싶은 일로 바꾸는 전환점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 이번 습관레터였습니다. 감사합니다 :)

    ㄴ 답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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