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일을 해도 불안할 수 있습니다

🦥서점 사장의 무단 휴무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오늘은 타이레놀 없이 살 수 없는 날이란 것을 깨달았죠. 그리고 잠시 고민에 빠졌습니다.

😗 오늘 서점 가지 말까?
😱 아니야, 고작 2달 차 새내기 서점 사장이 벌써부터?
🥺 나 아픈데?
😡 아파도 서점 가서 아프라고! 가서 쉬엄 쉬엄 일하면 되잖아
☹️ 어차피 요즘 평일 낮에 서점 손님도 없었잖아~
...
🐒(최강자 등장) 자, 서점을 왜 하려고 했더라?

그렇게 저는 서점 문을 열고 나서 최초로 무단(*사전에 계획되지 않은 즉흥성, 개인 사유로) 휴무를 하게 되었답니다. 빵과 약을 먹고 책상에 앉아 흔들리는 마음을 굳히려고 냅다 휴무 공지부터 올렸어요. '이제 오늘은 진짜 쉬는구나. 쉬어도 되는구나!'

✨스스로에게 충분한 보상을 주며, 채우고 있는가

5월 15일 피리의 일기장

시간의 완전한 주도권을 가져오기 위해서 회사를 나왔던 것이 아니었나__✍🏻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도 불안하고 지칠 수 있다__✍🏻
스트레스와 불안은 평생 관리하면서 같이 살아가는 친구다__✍🏻
오래하기 위해선 쉬어가는 시간이 꼭 필요하다__✍🏻
충분한 자기 보상(쉼, 채움, 유희, 상 등)을 놓치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__✍🏻

일을 하고 일상생활을 꾸려가는 모든 시간의 주체성을 갖게 되었다는 것은, 무엇을 어떻게 생산할까의 문제만이 아니라, 무엇을 채워갈지에 대한 것도 스스로 만들어야 된다는 것을 의미하죠.

저도 서점을 열고나서 이런 부분들을 일상에서 놓치고 있었던 것 같아요. 특히 아무도 책을 사지 않는 날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마음이 조급해졌죠. '오픈빨'이 빠지고 이제 서점다운 정상화(?)된 것인지, 이 시기가 유난히 그런 것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무엇을 더 해야하나 싶은 분주함에 무리해서 일을 하다가 터널 증후군이 심해져 며칠동안 손가락이 펴지지 않기도 했죠.

그래서 요즘엔 의식적으로 한 스푼씩 조급함을 들어내고, 크게 숨을 들이마셔 보려고 노력해요. 쉬었던 운동도 다시 시작하고, 내일 해도 될 일을 오늘로 당겨 하지 않고, 돈을 아끼지 않고 좋아하는 라떼도 사먹고, 읽어야 할 책보다 읽고 싶은 책을 읽어요. 또 서점을 찾아오시는 고마운 손님들을 맞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 삶에서 언제나 고마운 이들을 서점 밖에서 만나 밥도 먹고 차도 마시고요. 그러다 보면 뒤엉켜 떠오른 생각과 감정들이 한 풀 가라앉는 것이 느껴져요. 자꾸만 가라앉아 무거워지는 것이 아니라, 제 자리를 찾아 잘 내려앉는 것 같아요. 그 단단함을 딛고 또 앞으로 걸어가 보려고 합니다.

🧞‍♂️피리의 서재 복지 제도

그래도 부족하다! 적절한 🥕을 받고 더 즐겁게 일하기 위해, 피리 사장이 만든 셀프 복지 제도를 살펴 봅시다. 

👉🏻 일보다 일하는 '사람'이 더 중요하다: 몸이 아플 때, 정말 하고 싶은 무언가가 있을 때, 서점을 쉬거나 늦게 열고 일찍 닫을 수 있다.(+휴가 월 최대 2회. 개인 및 가족 여행 및 경조사는 무제한)
👉🏻 원래 남이 해주는 라떼가 제일 맛있다: 서점으로 출근하는 기특한 날, 최대 주 3회 서점에 없는 음료 구매 지원
👉🏻상여금: 월 매출 200만 원 달성 시, 독서 굿즈 3만 원 이내 구매 지원 / 250만 원 달성 시, 포상휴가 1일 / 300만 원 달성 시, 3일 북스테이 포상 휴가
👉🏻 월 최대 3권 도서 구매 지원

📕피리가 읽고 있는 책

📮 피리의 서재에 아이디어 주기&책 입고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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