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주 화요일에 열네번째 심리상담이자 이번 선생님과의 마지막 상담을 마쳤어요. 갈 때마다 무슨 얘기를 하지, 할 얘기가 더 있을까 싶었는데... 제 안에 뭐가 그렇게 차 있었던 건지 길어 올려도 길어 올려도 물이 차오르는 우물처럼 할 말이 생기더라구요. 선생님께서 얘기를 워낙 잘 들어주시는 편이라 뭔가 기대에 부응(?)해야 된다는 생각에 더 얘기를 꺼내려고 노력한 것도 있지만요. 어쨌든 저의 무의식적인 패턴을 알아차리고 앞으로 이렇게 개선해보면 좋겠다는 실마리를 얻을 수 있던 상담이었어요.
마지막날에 선생님께 <이것도 출판이라고>를 선물로 드렸는데, 엄청 좋아해 주시더라구요. 혹시 나중에 밖에서 선생님과 마주친다면 어떤 얼굴로 인사를 하게 될까를 상상하게 되었습니다. 상담사와 내담자의 관계란 참 묘하구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작년에 클래스101(온라인 강의 사이트) 1년치 결제를 해버렸는데, 마감 날짜가 다가와서 허겁지겁 뭐 배울 거 없나 하고 뒤적이다가 '죽음의 바느질 클럽'을 발견했어요. 그 유명한 복태와한군의 치앙마이식 바느질 강의인데, 양말 수선 직접 해보고 싶어서 배우기 시작했답니다. 오프라인에서만 배울 수 있는 줄 알았는데 온라인에 있어서 럭키!
이런 저런 강의를 살펴보다 보니 잠시 정신이 혼란해졌어요. 내가 할 수 있는 것, 하고 싶은 것, 해야 하는 것 사이의 균형을 잡아야 하는데 흔들리는 기분이 들더라구요. 이제는 필요없는 것을 '대체로 안 하는 연습'을 해야 겠어요.
시간이 전보다 더 귀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진짜라고 믿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뇌에 힘을 꽉 주려구요.
☕ 일단 출근은 했습니다
친오빠가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향동동에 있는 지식산업센터에 사무실을 얻었는데, 다용도실 짐이 많으면 좀 가져다 두고 당분간 사무실도 사용해도 된다고 해서 짐을 옮겨두었어요. 향동동은 저도 잘 몰랐던 동네인데, 상암동 DMC 바로 옆동네예요. 주소지는 고양시지만 지역번호는 02인 신기한 지역이라고 하네요.
집에서 7km 정도 거리에 있고 버스로는 40분 정도 걸립니다. 자전거를 타고 가기 딱 좋은 거리 같아서 날씨가 선선해지면 따릉이를 타고 가보려고요. 달리기 연습을 좀 한 후에는 달려서 가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안에 헬스장도 있거든요.
올해 계약이 만료되는 번역서 타이틀이 많아요. <로스트 보이스 가이>와 <예스 플리즈>의 전자책 판매 중지 요청을 했어요. 전자책에 이어 종이책까지 차근차근 절판 처리를 할 예정입니다.
아, 10월에 열리는 부여북페어를 신청할까 말까 망설이다가 한번 신청해 보았습니다. 제 고향인 부여에서 열리는 첫 북페어인데, 그래도 참가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월요일에는 굴포천에서 책파리 모임을 했어요. 밀리의서재 동네책방 즐겨찾기 인터뷰 때문에 근처 책방 낮잠과바람에 간 적이 있는데, 정작 굴포천을 구경을 못 했었거든요. 이번에 가보니 굴포천은 정말 아름답더라구요. 매일 산책하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여러분도 언제 시간 나시면 한번 놀러가 보세요. 근처에 맛있는 가게도 많다고 합니다.

🥭 망고 작업실
블로그를 다시 시작하려고 해요. 콘텐츠 마케팅이다 뭐다 돌고 돌아 공부를 했지만 결국 본질은 내가 알고 생각하고 느낀 것을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리고 그것을 위해서는 텍스트 중심의 블로그로 회귀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덕의 처음은 블로그와 함께였거든요.
네이버 블로그만큼 마음 편하게 쓸 수 있는 플랫폼은 사실 없는 것 같아요. 한두 줄만 써도 괜찮은 느낌, 일기를 써도 괜찮은 느낌이랄까요.
학교 졸업하고 마케팅 회사 면접을 볼 때 블로그의 미래를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을 받았어요. 당시 막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짧은 텍스트나 이미지 중심의 SNS가 급성장하던 때였는데요. 저는 그래도 누군가의 생각을 드러낼 수 있는 글 중심의 블로그는 쉽게 사라지기 힘들 거라는 생각을 했고, 그렇게 답변을 했었죠.
제가 생각이 많은 편이다 보니 한두 줄로 요점만 간단히가 안 되기도 하고 역시 블로그에 주절주절 이것저것 쓰는 게 재밌긴 했었지 하는 향수에 잠기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서로이웃 추가하고 같이 블로깅할 분 모집합니다!
✨ 책덕의 요술 주머니
이번 주 요술 주머니에서는(뒤적뒤적) 아~~주 예전에 제가 즐겨찾기 해두었던 미국의 독립출판사를 꺼내볼까 합니다. microcosm 출판사라고 하는데요. 저도 즐겨찾기 정리하다가 오랜만에 들어가보았는데, 정말 재밌어 보이는 책이 많습니다. 약간 아웃사이더, 너드, 괴짜, 소수자가 좋아할 만한 책이 많아요.
<실용적인 마녀 연감 2027>
<트랜스페미닌의 물리적 전환 가이드>
<퀴어 카오스 매직>
<어둠의 시대를 위한 퀴어 명상>
<자폐증 파트너 핸드북>
<만약 당신이 유령이라면 무엇을 괴롭히겠습니까?>(아이스 브레이킹용 보드게임인데, 가지고 싶어요.)
<포틀랜드 계단 걷기>
<시위에서 체포되지 않는 방법>

https://microcosmpublishing.com/
여러분도 구경해 보시고 영감을 얻어 보셨으면 좋겠네요. 후후.
향동동에 있는 사무실에서 집으로 오는 버스에서 창밖으로 스쳐지나가는 문구가 눈에 쏙 들어왔어요.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
처음엔 무슨 광고 문구인가 했는데, 아래를 보니 '요한16장29절~33절'이라고 써 있더라구요. 너무 빨리 지나가서 몰랐지만 아마 교회였겠죠? 성경에 저런 문구가 있었다는 걸 처음 알았는데, 왠지 그 문구가 마음에 쑥 들어왔어요.
자신에게 필요한 말이 거리를 걷다가 시야 안으로 불쑥 침범을 할 때가 있죠. 내 마음 같은 책제목이 눈에 들어오기도 하고요. 9월에는 이 문구를 에버노트 상단에 써놓으려고 해요. 여러분도 9월의 나를 위한 문구 하나를 정해 보시는 건 어떠세요? 요즘 눈에 들어온 문장을 공유해주셔도 좋겠습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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