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것은 서점인가 상담소인가...

👀 39일만에 깨달은 서점 물정

지난 3월 14일 서점 문을 열고 약 한 달 정도 운영을 했는데요. 벌써 서점 물정을 꽤나 알아버린 피리 사장입니다. 

1. 책을 팔아서 남기는 순이익은 정말 작지만, 그래도 책이 팔릴 때 가장 기쁜 걸 보면 별수 없는 서점 사장인가 봅니다.
2. 다른 서점들의 SNS를 살펴보니, 피리의 서재는 규모 대비 책이 잘(?) 팔리는 서점인 것 같아요. 남 걱정할 때는 아니지만, 그래도 서점 사장님들 먹고 살길이 걱정입니다. 저도 부지런히 커다란 책상에 앉아서 마케팅 프리랜서 일을 하고 있답니다.
3. 자영업의 최대 난관은 요일도, 공휴일도 아니고, 날씨입니다! 조금 흐리거나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리면 어김없이 손님이 없어요. 
4. 제가 조금 더 팔고 싶은 책은 철학/인문/사회학 책인데요. 서점에서 잘 팔리는 책은 아무래도 소설, 에세이류 입니다. 물론 '사랑의 기술(에리히 프롬)'과 '월든(헨리 데이비드 소로우)'은 서점 베스트 셀러가 되게끔 열심히 영업을 해냈지만🤭, 다른 철학책들과 사회학(법, 정치, 장애, 돌봄, 평등, 노동, 빈곤 등)책도 어떻게 하면 더 잘 팔 수 있을까 늘 고민입니다. 서점이 안정화되면 책 소개 콘텐츠를 본격적으로 해봐야겠어요.

🫂 서점에서 제일 많이 한 일은 '이것'입니다?....

피리의 서재에서 가장 잘 팔리는 것은.... 다름 아닌 저, 피리 사장인데요🫢 다른 손님들이 계시거나, 외주 일 마감이 시급한 때를 제외하고는 대화를 원하시는 손님들과 잠깐이라도 이야기를 나누는 편이에요.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모르겠을 때,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고민할 때, 직업의 방향을 바꿔 이직을 하고 싶을 때, 회사 일 외에 자기 브랜드나 채널을 하고 싶을 때, 연인이나 가족과의 관계에서 고민일 때, 사랑하는 이의 죽음을 겪고 나서, 트라우마와 참사 이후를 살아가는 일상에서, 우울증과 무기력이 반복 되서 집 밖을 나와야 할 것 같을 때, 마음을 터놓을 친구가 없어 외로울 때, 사회적인 문제를 깊이 있게 나눌 수 있는 친구가 필요할 때....

미하엘 엔데의 소설 <모모>에서처럼, "아무튼 모모에게 가보게!" 대신, "아무튼 피리의 서재로 가보게!"가 실현되고 있는 것 같아요. 제가 꿈꾸었던 서점의 모습이죠.

종교 기관, 상담소, 사주팔자, 대나무 숲, 동네 편한 언니/누나/친구 어디쯤. 피리의 서재는 이야기를 들어주고, 스스로 생각해보실 수 있는 좋은 질문을 건네고,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는 힘을 줄 책 한 권을 추천하면서 군자역 사랑방으로 커나가고 있어요.

🌟 서점 최대의 아웃풋!

지금까지 서점 최대의 아웃풋을 고르자면, '프로젝트 메이커'(구. 모닝 인사이트 TALK) 프로그램을 꼽고 싶어요. '프로젝트 메이커'는 10년 차 마케터로 일해 온 '들숨기획날숨실행' 피리의 전공을 살려서 참여자 분들이 각자 하고 싶은 프로젝트를 시작하실 수 있게 도와드리는 프로그램인데요. 

"제가 놓치고 있던 부분들, 생각하지 못한 아이디어를 정말 많이 얻어갈 수 있었어요."
"피리님이 이렇게까지 진심으로 신경 써서 도와주실 줄 몰랐어요!"
"계속 닥달, 감시, 응원해 주세요!"

참여자분들이 프로그램 후 문을 나서자마자 서로 번호도 교환하고 카톡방도 파고 밥도 드시면서 서로를 응원하는 사이를 이어가시는 것을 보니 정말 너무너무 뿌듯했답니다.✨ 피서, 정말로 좋은 사람들을 연결하고 있구나! 기특하다 기특해!

👉🏻 5월의 '프로젝트 메이커' 프로그램이 궁금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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