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맛 팝콘] 한국 최초!(?) 뮤지컬 영화는 무엇이었을까?💐

안녕하세요 옥수수🌽 여러분, 묘나😽입니다. 더위가 한 발 물러선 자리를 채워주는 시원한 바람과 하늘색 하늘이 더욱 산뜻한 내일을 기대하게 하는 요즘입니다. 꽤나 낙관적인 인사로 글을 시작한 묘나는 번아웃에 준하는 증상들과 함께 눈물을 머금은 하루하루를 보내오고 있었는데요. 주어진 일과 현실에서 도망가고 싶은 압박감도 괴롭지만, 지친 몸과 마음으로 인해 평소에 좋아하는 것들을 마주해도 예전만큼 애정이 증폭되지 않는 것이 더 슬프게 느껴졌습니다. 그렇게 일상이 권태로워질수록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존재들에 더욱 간절함과 감사한 마음을 품어야겠다.. 결심도 해보았고요. 그런 의미에서, 제가 사랑하는 뮤지컬을 더욱 깊이 탐구하고 옥수수 여러분과 나누는 이 팝콘레터의 소중함도 다시금 되새겨 봅니다. 호호.. (우리 오래오래 함께해요<3)

푸념 섞인 인사를 하려던 건 아니었지만, 실제로 다소 권태로운 일상을 보내다 보니 이번달은 글감을 잡는 것부터 막막했는데요.

최고의 영감은 마감이라고 했던가요. 다가오는 마감일에 떠오른 오늘의 주제 - “역대 한국 뮤지컬 영화”입니다. 이 주제는 올해초 [무대맛 팝콘]을 기획하던 때부터 윤프가 제안하고 기대했던 주제였는데요. 이 산업에 종사하는 업계인도, 전문가도 아닌 제가 다루기엔 부담이 느껴져, 아껴둔다는 미명 하에 뒤로 제쳐두기 바빴습니다.

더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그저 제 눈에 예쁜 것들을 향유하기 바쁜 팬이자 덕후인 묘나에게 역사라... 큰 관심을 안 둔 부분이기도 했죠. 그럼에도 매달 제 취향껏 즐겼던 작품 이야기들을 많은 분들이 편하게 읽으실 수 있도록 정돈하며 써오다 보니, 어느덧 이 주제에 호기심이 차오르더라고요. 아- 최고의 영감은 팝콘레터와 함께하는 옥수수🌽 여러분이었네요!

💥뮤지컬? 영화? 뮤지컬 영화!

뮤지컬 영화는 노래와 춤을 테마로 하는 영화 장르로, 뮤지컬이라는 공연 형태의 고장인 미국에서는 유성영화의 보급과 함께 일찍이 발전해왔습니다. 평소 뮤지컬에는 큰 관심이 없으신 분들도, “뮤지컬 영화” 혹은 “음악 영화"라 하면 <라라랜드>, <레미제라블> 등 떠오르는 대표작들이 있으실 거라 생각되는데요. 그만큼 한 때 일부 마니아층의 전용 장르처럼 여겨졌던 뮤지컬이 이제는 대중들의 마음에 자리잡았다고 볼 수 있죠.

💥최초의 한국 뮤지컬 영화

그렇다면 국산 뮤지컬 영화는 어떤가요? 저 또한 “한국의 뮤지컬 영화”라 하면 한참을 고민해도 떠오르는 작품 이름이 없더라고요. 뮤지컬 영화는 뮤지컬의 본고장인 미국에서는 그 역사가 한 세기를 거슬러 올라가는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1970년대 중반이 되어서야 처음 제작되었습니다. 뮤지컬 영화는 제작 과정이 보다 복잡하고 흥행이 불투명하기에 제작 자체가 쉽지 않은 현실이라고 하는데요.

뮤지컬 영화의 불모지에 가까운 우리나라 최초의 뮤지컬 영화는 <아이 러브 마마(1975)>입니다. 신상옥 감독이 1968년 처음 기획하여 수차례의 시나리오 수정을 통해 28개월 만에 완성되었다고 하는데요. 음악, 미술, 연기 등 당시 국내 최고의 전문가들이 총동원되었다고 전해지는 이 영화에는 당시로는 엄청난 제작비에 해당하는 8천만원이 투입되었다고 합니다. 원제는 <김선생과 어머니>였는데, 뮤지컬 영화는 서구적인 분위기를 풍겨야 한다는 판단에 개봉 전 제목을 바꾸었다는 일화가 전해집니다. 화려한 색채와 음악이 눈과 귀를 사로잡는 뮤지컬에 흑백 포스터라니 조금은 이질적인 느낌이 들지 않으시나요?

당시 한 신문사는 이 영화의 개봉 소식과 함께 이렇게 기사를 마무리했는데요. “『사운드·오브·뮤직』『웨스트·사이드·스토리』등 외국의 「뮤지컬」영화와는 아직 거리가 있지만 한국 「뮤지컬」영화로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뜻이 있다.” 수십년 전에 한 장르의 이상향으로 지목되었던 작품들이 여전히 우리에게 잘 알려진 작품들로 남아있다니 새삼 놀랍습니다. 명작은 역시 명작인가 봅니다.

영화 <아이 러브 마마> 개봉 소식을 전한 중앙일보 지면 (1975년 5월 9일)

이렇듯 <아이 러브 마마>보다 10년 먼저 제작된 <사운드 오브 뮤직(1965)>은 시대를 넘어 회자되는 명작의 반열에 오른 반면, 우리나라 최초의 뮤지컬 영화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자료조차 찾기 어려운 점은 아직 우리나라 뮤지컬 영화는 걸음마 단계라는 반증이 아닐까 싶네요.

💥갑자기 2000년대

1970년대 유의미한 첫 발을 내딛었음에도 뮤지컬 영화라는 장르는 국내 영화계와 관객들에게 큰 환영을 받지 못한 탓에 이후 1980-90년대까지 거의 제작되지 않았습니다.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할리우드 영화들이 우리나라에서도 큰 인기를 끌면서 우리나라에서도 몇 편의 뮤지컬 영화들이 제작되는데요. 대표적인 작품은 <구미호 가족(2006)>과 <삼거리 극장>으로, 이들은 30년 가까이 끊긴 국산 뮤지컬 영화의 명맥을 이어나가게 됩니다. 각각 20만명, 1만 7천여명의 관객을 모으는 데 그치며, 두 영화 모두 흥행을 거두진 못했으나, 기발한 소재에 뮤지컬 형식을 도입한 실험적 작품이라는 데 영화인 점에서 의미를 갖는 작품들입니다.

화 <구미호 가족> 당시에도 어디선가 본 이 예고편이 괴이하다고 생각했던 기억이 나는데요. 16년이 지난 오늘 다시 봐도 참 별난 작품이네요. 지금껏 이렇게 독창적인 국내 작품이 또 있었나요?🧛🏻‍♀️

세계인의 사랑을 받게 된 한국 영화들 속에서도 뮤지컬 영화는 여전히 고전 중인데요. 영화화할 고유의 원작 뮤지컬을 찾기 힘든 편이고, 연기와 노래, 춤에 티켓 파워까지 모든 것을 갖춘 배우 풀도 비교적 작은 이유에서입니다. 그럼에도 30여년의 역사 속에서 공연과 스크린 - 그 경계를 음악으로 연결하는 여러 시도 속에 <세시봉>, <파파로티>, <써니> 등 국내 관객들의 사랑을 받는 영화들이 탄생했습니다.

⚡️뮤지컬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9월 개봉!

“국내 최초의 주크박스 뮤지컬 영화”라는 타이틀을 내건 뮤지컬 영화의 개봉 소식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참 매력적인 수식어, “최초"가 눈길을 사로잡는 이유에서뿐만 아니라, 배우 류승룡과 염정아의 첫 만남으로도 영화 팬들의 기대를 모으는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가 이번 9월 말 개봉합니다!

그나저나 30여 년에 걸친 국내 뮤지컬 영화의 역사를 되짚어본 이 시점에서 “최초"라는 타이틀이 좀 뜬금 없게 느껴지시진 않았나요? 아마 이 영화가 뮤지컬 장르 중에서도 “주크박스 뮤지컬"이라는 점에서 국내 “최초" 타이틀을 얻은 듯 합니다.

*주크박스 뮤지컬 : 뮤지컬 원곡이 아닌 한 가수나 밴드의 노래들이나 잘 알려진 대중가요로 구성된 뮤지컬 . ABBA의 명곡들로 구성된 뮤지컬 <맘마미아>가 대표적.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개봉일 : 2022년 9월 28일

감독 : 최국희

장르 : 뮤지컬, 드라마

2020년 12월 개봉 예정이었으나, 코로나의 확산으로 2년만에 개봉을 확정지었다고 하는데요. 포스터 가득 햇살을 담은 듯한 분위기와 “생애 가장 빛나는 순간을 노래하다"라는 문구에 이 영화가 전해줄 따뜻함이 느껴지는 듯합니다.

제작진은 1970년대부터 2000년대를 아우르는 대중음악의 등장으로 전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자 한 기획 의도를 밝힌 바 있는데요. 짧은 예고편을 통해 들려오는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멜로디에 반가운 마음과 괜한 향수가 떠오르는 듯했습니다. 지난 주말, 서울 지역에서 감독과 출연 배우들의 무대 인사 일정을 시작으로 관객들에게 선보여질 뮤지컬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한국 영화계와 관객들의 기억에 남는 추억을 선물해 주길 기대하며 기다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