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57] 🍄 지금 MZ세대가 사랑하는 힙한 음악들

안녕하세요. 로이🍄입니다. 저는 브랜드커뮤니케이션을 업으로 하며 살고 있는데요.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매일매일 기사를 보는 것이 습관이 되었답니다. 하루에도 수 천 수 만 개씩 쏟아지는 기사를 보면, 특정 시대에 계속해서 반복되는 단어가 있다는 것을 느끼곤 합니다. 시대가 꽂히는 표현들이지요. 

대표적인 사례가 힙(Hip), 그리고 MZ세대가 아닌가 싶습니다. 2017년 쯤 힙이라는 단어를 쓰면 굉장히 멋있어 보였는데요. 힙한 카페, 힙한 음악, 힙한 관광지 등 요즘은 조금 괜찮다 싶은 무언가가 있다면 그것을 있어보이게 꾸미는 수식어로 활용됩니다. 한편,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합쳐 표현하는 MZ세대는 소위 요즘 사람들을 표현하는 수식어입니다. 주로 라이프스타일에서 활용이 많이 되는데, MZ세대가 노는 법, MZ세대가 일하는 방식, MZ세대가 사랑하는 브랜드 등이죠. 너 나 할 것 없이 어느 상황에서도 쓰여서 가치가 많이 닳아진 표현들입니다. 

그래서 저도 이번에 그 표현을 써보려고 합니다. 이번 주에는 어떤 컨셉의 PRIIISM을 쓸까하다가 문득 제가 요즘 듣고 있는 음악들이 "MZ세대가 사랑하는 힙한 음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공감 안된다고요? 맞는 말씀입니다. 사실 MZ세대라는 것도 힙하다는 것도 다 규정하기 힘든 것들 아니겠습니까? 게다가 저는 M세대에 속하는 사람인데, Z세대 잘 모르겠거든요. 저와 자라온 역사나 살아갈 미래가 너무도 다른 것 같아서요. 

그래도 요즘 대중적으로 인기있는 이지 리스닝 음악에 가까운 목록들이 아닌가 싶습니다. 많이 들어보셨을 수도 있겠어요. 좋아하는 뮤지션이나 음악이 나왔다면, 댓글로 이야기해주시면 참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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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arry Styles - As It Was

이제는 아이돌을 넘어 슈퍼스타가 된 해리 스타일스(Harry Styles)가 2022년 새 앨범 [Harry's House]를 발표했다. 원디렉션(One Direction) 이후 솔로 활동을 할 때도 주로 록 음악을 선보였던 그는 이번 앨범에서는 보다 듣기 편안한 이지 리스닝 음악들을 선보였다. 비록 과거와 같은 격정은 다소 누그러졌지만, 보다 성숙한 분위기와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을 경험할 수 있다.

예컨대 <Grapejuice>는 비틀즈스럽고 <Cinema>는 저스틴 팀버레이크스럽다. 특히,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던 이 앨범의 리드 싱글 <As It Was>는 최근의 콜드플레이(Coldplay)나 더 위켄드(The Weeknd)스럽다. 해리 스타일스의 전천후적인 커버력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노래에는 하이템포의 신나는 신스팝 멜로디로 꾸며진 반면, 가사는 이별에 대한 슬픔과 지난 일에 대한 후회가 담겨있다. 역시 신스팝과 슬픈 가사는 불패의 조합이다.

2016년 12월, 유럽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던 비행기 속 영상에서 그가 노래하는 모습을 처음 보았는데, 그것이 해리 스타일스의 솔로 데뷔 싱글 <Sign of the Times>였다. 당시 여행이 무척 고단했던지라 몸도 마음도 지쳐 있었는데, 그의 목소리가 무척 위로가 되었다. 6년이 지난 지금 이제 그는 세계 최대 음악 축제 중 하나인 코첼라 페스티벌의 헤드라이너를 맡을 정도로 슈퍼스타가 되었다. 지난 코첼라 2022에서 그의 모습은 마치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MZ세대를 상징하는 황제의 대관식과도 같았다.

🍄 Conan Gray - Telepath

확실히 요즘은 뉴트로가 대세다. 80년대 컬러풀한 감성과 신시사이저의 멜로디가 재해석되고 있는데,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 디패쉬모드(Depeche Mode), 아하(A-ha)의 스타일이 젊은 아티스트들에게 새로운 영감을 주고 있다. 1998년 생의 젊은 싱어송라이터 코난 그레이(Conan Gray)도 이러한 트렌드를 잘 소화하는, 소위 요즘 스타일의 노래를 하는 뮤지션이다.

앨범 커버나 뮤지션으로서 묘사되는 이미지만 봐도 마이클 잭슨과 매우 유사하다. 중성적인 이미지에 아련한 미성까지도 비슷한데 마이클 잭슨보다는 조금 더 관능적인 느낌이라고나 할까. 국내에서는 정규 1집에 수록된 <Maniac>이 유명하지만, 뉴트로 신스팝이 아주 그대로 적용된 싱글 <Telepath>도 아주 이지(easy)하게 듣기 좋다. 더 위켄드의 <Blinding Light>를 좋아한다면, 무조건 마음에 들 곡이라고 생각한다.

참고로 코난 그레이는 유튜버로 첫 활동을 시작했다. 초기에는 베이킹을 하거나 동네 뒷산에 오르는 등(그의 첫 유튜브 영상, 역사의 시작인 셈이다) 텍사스에서의 삶을 브이로그로 소개했고, 종종 자신의 음악을 선보이기도 했다. 그러다 첫 싱글을 스스로 발매했고, 이후 Republic Records와 정식 계약을 맺고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다. 유튜버에서 싱어송라이터라니, Z세대다운 스토리다.

🍄 88rising & 비비 - Best Lover

마지막으로 소개할 뮤지션은 사심을 담아 비비(BIBI)를 소개한다. 어떤 사심이냐면, 2020년 내가 서포팅 하는 축구 팀인 AC Milan이 Roc Nation과 함께 선보인 온라인 라이브 이벤트 <From Milan With Love : Next Gen>에 출연했기 때문이다. 본 이벤트는 축구와 음악이 가진 가치를 다양성을 담아 전 세계에 소개하는 취지였고, 한국과 여성을 대표하여 BIBI가 출연해 라이브로 자신의 음악을 불렀다. AC Milan과 어떤 식으로든 연결고리가 있다? 그러면 호감 급상승!

윤미래와 타이거JK가 키워낸 가수로 초반에 이름을 알린 비비는 국내에서는 필굿뮤직에 소속되어 활동하지만,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해외 활동은 88rising이라는 기획사를 통해 활동한다. 그러다 보니 최근에는 88rising과 협업한 노래들도 자주 내는데, 작년에 발매한 <The Weekend>와 지난 4월에 발매한 따끈따끈한 신곡 <Best Lover>가 있다. 특히, <Best Lover>는 비비만의 매력적인 음색을 90년대 세기말 감성의 뮤직비디오로 즐길 수 있는 음악이다. 뮤직비디오를 보자, 4차 산업의 미래가 레트로하게 그려진다. 90년대가 이렇게나 힙했다니!

비비 역시 코첼라 2022에서 무대를 선보였을 만큼 정말 올해를 정말 바쁘게 보내고 있지만, 아마 그녀가 올 상반기 가장 빛났던 곳은 다름 아닌 대학 축제였을 것이다. 통상 대학 축제 라인업에 이름을 얼마나 올리느냐가 요즘 '대세'를 가르는 척도가 되기도 하는데, 정말 쉴 틈 없이 많은 대학 축제에서 무대를 펼쳤다. 대학 축제에서 대세가 되었다면, 비비야말로 MZ세대가 사랑하는 힙한 뮤지션이 아닌가! 여성 솔로 뮤지션으로서 그녀가 어디까지 성장할지 지켜보는 것도 꽤나 흥미로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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