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오래 다녔던 직장에서 총 네 분의 CEO와 일했습니다. 그 중 가장 오래, 가장 밀접하게 일했고 지금까지도 저의 든든한 멘토인 사장님이 계세요.
재직 당시에도 매일 만 보 이상을 걸으시던 분이죠. 어지간하면 걸어다니고(걸음 엄청 빠르셨어요 ㅋㅋ) 하루 걸음수를 못 채운 날은 퇴근길 한 정거장 이상 미리 내려 기사님을 보내고 댁까지 걸어가 기어이 걸음수를 채우셨습니다.
단순한 건강관리를 넘어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는게 가장 힘들고도 중요한 일이며 이걸 해낼 때 자존감도 자연스레 올라간다 하신 말씀이 지금도 기억에 남아요. 재직 하시던 내내, 다른 계열사로 가신 후에도, 모 대학 총장으로 가신 후에도 그리고 정년 퇴임이 훌쩍 지난 지금까지도 변함 없으십니다.
사진은 2020년 어느 날 저녁 식사하며 요즘도 만보 걸으시냐 하니 보여주신 화면이에요.
CEO 스태프로 일을 하며 수 많은 리더들을 보아 왔습니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대기업에서 임원이 되신 분들은 그럴 만한 분들이고 그중에서도 특출난 분들은 이런 공통점들이 있었어요.
대충 알지 않는다, 자기관리에 철저하다, 입 밖으로 낸 건 반드시 지킨다, 자기와의 약속을 귀히 한다, 하기로 맘 먹은 일에 꾸준하다.
어쩌면 요령이나 노하우 같은 말로 정확함과 디테일을 놓치진 않는지, 내가 하는 일에 열중한다는 이유로 정작 '나'를 소홀히 하고 있지는 않은지, 일단 하기로 한 일에 강한 집중력과 추진력은 보이나 지속성이 약한 건 아닌지 돌아볼 일이란 생각을 하던 저녁입니다.
수많은 결심을 하고 계획을 세우며 삽니다. 때마다 의욕도 활활 타오르죠. 하지만 그 열기는 금새 사그라 들곤 해요. 그중에서도 가장 지키기 어려운 게 나와의 약속인 거 같습니다.
매년, 나이의 앞자리가 바뀌도록 반복되는 어학 공부와 운동 같은 거죠. 외부에 보여지는 모습, 특히 업무 현장에서 철두철미한 게 매일 10분 단어 외우고 운동하는 것보다 어쩌면 훨씬 쉬운 일일 지도요.
댓글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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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게
"자기관리"도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조직관리"를 할 수 있겠는가.. 제가 항상 가지고 있는 생각이고, 가장 많이 반성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ㅠㅠ
프로브톡
대부분의 일이 이런 거 같아요. 늘 나보다 다른 데에 엄격한 거 말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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