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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브톡 시즌 2

스핀오프(24.05~24.06)

[프로브톡 스핀오프 3화] 그렇게 똑똑한데 왜?

2020년 5월의 어느 날

2024.05.28 | 조회 246 |
2
|

프로브톡

일하는 조직과 개인의 경험을 나눕니다

스타트업에 합류하기 직전이었던 시기, 스타트업씬에서 화제가 된 책이 발간되었습니다. 한때 가장 화려했고 제가 합류하기 전 확 꺼져 가라앉았던 옐로모바일 얘기였죠. 스타트업 허상과 문제의 대표적인 사례가 되었던, 스타트업씬에 대해 무지하기 짝이 없던 제게 "대체 이게 뭐람"이란 충격을 주었던 이야기요. 제가 그리도 일해보고 싶었던 스타트업이라는 곳이 대체 어떤 곳인가 멈칫 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저 기업의 잔재와 관련되었던 중심 회사가 제가 입사할 회사라는 것도 이후에야 알게 되었죠....

이 책은 고스펙자와 똑똑한 걸로 어디가서 빠지기 어려울 것 같은 이들이 모여 이 이상한 사업과 기업운영이 어떻게 가능했는가를 읽는 내내 이해할 수 없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이 책이 주제는 아니고 읽다 보니 한 친구가 떠올랐어요. 그때의 감상입니다. 

#1.

중학교 때 천재라 불리던 동창 넷이 있었다. 이 중 셋이 국내 최고 대학병원의 교수가 되었고 가장 탁월하다 했던 친구는 서울대 법학과인지 영문학과인지에 진학했다. 우리 학교 최초 여자 학생회장이었던 그녀는 영국서 살다 와 탁월한 영어실력과 함께 노래/미술/ 체육까지 탑이었고, 아이큐 검사에서 160이란 소문도 있었으며 아침 일찍 나와 조용히 성경을 읽고 늘 기도하던 사람이었다. 심지어 이제 와 생각해도 당시 그녀의 모습은 리더십 교과서에나 나올 법 했고 상당히 성숙했었다. 당연히 서울 법대를 가고 당연히 재학 중 사법고시에 패스하고 당연히 정의로운 판사가 될 것이며 대통령도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던 그녀였다. 그러나 대학 입학 후 그녀가 잠적하고 시간이 지난 후 JMS에 빠져 휴학하다 사라졌고 다시 몇 년 후 겨우 복학해 졸업은 했다더라는 얘기를 들었다.

친하진 않았기에 그런가보다 했던 그녀의 소식을 들은 건 그로부터 다시 몇 년 후, 당시 과외하던 아이의 동생이 특목고 입시를 위해 영어 수업을 받는데 새 선생님이 특이하다던 얘기를 통해서였다. 듣다 보니 바로 그녀. 어릴 때도 선생님보다 더 쉽게 잘 가르쳐주었기에 강사로 빠졌다면 일타 강사가 될 수도 있었을 듯 한데 그녀는 근근히 과외자리를 구하며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었다.

 

#2.

이 책을 읽으며 오랜 기간 잊고 있었던 동창이 떠올랐다. 지금은 어디서 뭘 하며 살고 있을까. 무엇이 집안, 학벌, 지성까지 다 가졌던 그녀의 눈을 멀게 했을까.. 나만의 뇌피셜 속에서 어쩌면 너무 탁월했던 사람의 자기선택에 대한 '설마 그럴리가..' 라든가, 그녀의 신앙이 '너무 강해서' 여서는 아니었을까를 넘겨 짚어 본다.

 

#3.

「어떻게 유능한 이들이 이단에 빠지는 것일까」로 제목을 바꿔도 별반 다를 바 없을 느낌이다. 대표를 포함해 옐로모바일의 모습은 "엘리트의 자기 확신과 욕망이 사이비 교주와 이단을 만드는 과정" 같다랄까. 우리의 눈을 가리고 자기 확신이 상황을 덮으며 합리화 할 수 있음을, 왜 사람들은 잘못된 걸 깨닫고도 양심이나 정의보단 본인의 이익에 매몰 되는가를.. 마치 사회 전반에 만연한 욕망의 부작용을 옐로모바일이란 상징을 통해 고스란히 결집해 놓은 느낌이다.  


이단에 빠진 이들의 뉴스를 볼 때면 늘 의아했습니다. 멀쩡한 사람들이 대체 왜라는 의문과 함께요. 그런데 조직에서도 이런 모습을 목격하기란 어렵지 않은 것 같습니다. 똑똑은 한데 헛발질 하는 이들, 똑똑은 한데 다른 걸로 그걸 다 깎아내리는 이들요. 

여러분은 살면서 눈을 가리는 어떤 게 있나요? 나도 모르게 혹은 매번 다짐하면서도 번번이 반복해 스스로 한심하기 짝 없는 일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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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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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가 살게

    1
    25 days 전

    1. 작은 성공이 연속되는 경우 쉽게 빠지는 자기 과신. 2. 투자 유치에 따른 기업가치 증가와 본인의 가치를 동일시 하는 착각. 3. 문제를 발견해도 본질을 해결하기 보단 더 자극적이고 위험한 도전으로 덮어버리는 (안좋은 면으로) 스노우볼. 스타트업 대표 중에 이런 분들 은근히 있다고 들었습니다.

    ㄴ 답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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