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딩캠프 이야기
토이스토리 1기 3팀의 프로젝트 : 너에게 닿기를
토이스토리 1기의 3팀, 손절보안관팀의 너에게 닿기를 프로젝트가 출시되었습니다. 일종의 롤링페이퍼인데, 아이디어가 재밌습니다. 아기자기하고 깔끔 단단하게 인상을 주어 인상적입니다. 😍 여러분도 친구에게 마음을 주고 받아보시겠어요?
나는 팀을 빠짐없이 참여시킬 줄 아는 사람
소통할 때 배려심과 도전 정신”… 진짜 키워드는 “팀원을 다시 참여하게 만드는 힘”
취업 시장이 얼어붙은 요즘, 주니어 개발자 혹은 신입 지망생이 이력서를 준비하면서 자주 하는 고민 중 하나가 “이력서에 어떻게 내 소프트 스킬을 어필하지?”라는 부분입니다. 특히 “소통할 때 배려심이 좋다”, “도전 정신이 뛰어나다” 같은 주제는 자칫하면 뻔하고 추상적인 문장으로 그칠 수 있죠.
최근 멘토링에서 만난 유남주님(가명)도 비슷한 고민에 빠져 있었습니다.
“저는 팀원들과 소통할 때 배려심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요. 도전 정신도 있고, 새로운 기술 스택을 접하는 걸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이런 그의 포부를 토대로 이력서 멘토링을 했습니다.
배려심의 실체 : “팀원이 참여하기 어려운 상황을 해결하는 것”
유남주님은 자신이 소통할 때 배려심이 좋다고 말합니다. 좋은 자세이지만, 다소 구체성이 떨어집니다. 구체적인 사례를 묻자 백엔드 팀원이 디자인을 잘 몰라 적극성이 떨어지는 협업 태도를 보였고, 프론트엔드에는 디자인 부담이 몰리며 작업이 밀리는 일이 있었다고 합니다. 유남주님은 디자인 관련 논의에 선뜻 나서지 않는 이유를 백엔드 개발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프론트엔드 개발자와 디자이너와 디자인 관련 협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 백엔드 개발자의 참여를 독려하는 일을 해냈다고 합니다.
어떻게 보면 중간에 껴서 중재를 한 것이고, 자칫 양쪽으로부터 불평을 듣는 일을 한 셈입니다. 왜 굳이 그렇게 했는지 묻자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 함께 일하는 동료에 대한 배려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배려에 대한 정의가 색다르고 흥미롭습니다.
스터디 모임에 참여했던 경험에서도 유남주님은 배려라고 인식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가 참여한 스터디 모임은 완주율이 높았는데, 학습을 위해 비판적 피드백을 해야했던 상황에서 비판적 피드백을 부담스러워하는 동료가 있었고, 그는 부담감에 모임 탈퇴를 고민했다고 합니다. 이에 유남주님은 면대면 음성 피드백 대신 익명 기반으로 텍스트 피드백을 하기로 합의를 도출했다고 합니다. 또한, 스터디 내용을 Notion에 기록하는 대신 정리 노트를 GitHub에 푸시하여 GitHub 잔디 꾸미기 랭킹을 만들어서 기여도를 시각화하여 재미와 참여를 이끌어냈다고 합니다.
“스터디 모임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능력에 관한 이야기 같은데 왜 이 경험을 배려심으로 표현하신 건가요?”
“그래도 다 같이 뭔가 잘해보자고 하려고 모였고 인원도 소수였다 보니까 한 명이 좀 처지는 모습을 보이면 다른 사람한테도 좀 영향이 갈 것 같았어요. 다 같이 으쌰으쌰하면 나도 으쌰으쌰하게 되는데 한 명이 처져있으면 다 같이 처질 수도 있을 것 같아서 그거를 조금 완화해보고자 했어요. 팀원 교체 논의가 있었는데, 교체하기 전에 문제를 해결해보고 싶었어요.”
결과적으로, 다소 침체된 동료도 프로젝트나 스터디에 계속 남아 시너지를 낼 수 있었다고 합니다.
유남주님이 한 해커톤에 참여했던 일입니다. 한 팀원의 아이디어가 떨어져 상심해있었다고 합니다. 유남주님은 그가 좋아하는 과일을 떠올리고는 손편지와 함께 위로를 건넸다고 합니다. 유남주님 자신은 오지랖이라고 웃으며 너스레를 떨었지만, “저 사람 덕분에 프로젝트를 끝까지 가 보았다”는 말을 하는 팀원이 생긴다는 건 가벼이 지나칠 사례는 아닙니다.
멘토링에서 대화를 나누다 보니, 유남주님은 배려심을 의견을 양보한다거나 사람을 챙기는 것 정도로 막연히 인식했지만, 실제로는 팀 환경을 회복시켜서 사람을 다시 참여하게 만든다는 더 큰 의미가 숨어 있었습니다. 팀원이 프로젝트나 상황에서 배제되지 않게 챙기며 노력하는 과정에서 소통을 열심히 하고, 팀을 위해 자신에게 생소한 기술스택을 도전하는 행동이 드러났던 것입니다.
이력서에는 어떻게 녹여낼까?
제가 제안한 이력서 주제에 유남주님은 다소 민망해하고 어색해했지만 내용엔 동의했습니다. 한편 궁금해하기도 했는데, “내가 누군가를 배려한다”는 내용을 이력서에 녹여내는 게 어색하다고 했습니다. 맞습니다. 내가 어떠하다가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 내가 어떻게 해서 어떤 결과를 냈다고 서술해야 하는데, 그렇다면 관점을 문제에 맞추는 게 용이합니다. 즉, 팀원이 무슨 문제를 겪었는데, 그걸 어떻게 파악했고, 결과적으로 어떻게 참여를 이끌어내어 어떤 성과를 냈다고 서술하는 것입니다.
팀 또는 팀원이 장애 상황에 부딪힌 걸 돕는다는 건, 그런 상황을 파악했다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그들이 그런 문제를 극복해 상황에 배제되지 않는 방법을 찾을 수 있던 것입니다.
결과를 기술할 때엔 과정에서 드러난 자신만의 사고나 판단, 실행안을 정리해 서술하는 게 좋습니다. 유남주님은 워낙 익숙하고 자연스러운 행동이기 때문에 왜 자신이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했는지 잘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암묵지에 있는 것이죠. 유남주님이 참여한 스터디 모임의 경우, 익명으로 피드백을 주고 받고, GitHub의 잔디심기를 활용하여 스터디 노트 작성을 이끌어냈던 것이 그 예입니다.
중요한 건, 유남주님의 배려심이 동작하는 구체적인 기작을 인지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냥”, “그게 당연하니까” 같은 대답밖에 하지 못합니다.
마치며 : “나는 팀을 빠짐없이 참여시킬 줄 아는 사람”
유남주 님처럼 “소통 시 배려심, 새로운 도전에 대한 열린 마음”을 주제로 삼고 싶다면, 반드시 구체적인 상황과 행동 사례를 통해 서사화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저는 착한 사람이에요” 수준의 공허한 이력서가 될 위험이 큽니다.
실제로 멘토링 대화를 통해 드러난 유남주님의 장점은 착함이라기보다는:
- 팀에서 누군가 배제되는 상황을 빠르게 알아채고,
- 그 사람이 다시 정상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끔 작은 제도, 시스템, 아이디어를 곧바로 제안하며,
- 새로운 기술이나 낯선 업무도 팀을 위해 기꺼이 수용한다.
이것이 곧 협업 환경을 복원하고 유지시키는 역할 을 자처하는 주니어 개발자의 강점입니다.
회사는 “함께 크고 싶어하는 신입, 어딘가를 세심히 보완해줄 인재”를 원하기도 합니다. 유남주님은 멘토링 이후 팀원을 다시 참여하게 만들 줄 아는 사람. 이 점을 이력서의 핵심 스토리로 삼아보기로 했습니다. 비록 착한 사람은 사람으로서 매력으로 다가오지만, 이력서에 담기엔 추상적으로 들릴지 모릅니다. 그러니 “문제 상황 + 해결 과정 + 팀의 변화”를 사례로 구체화하면, 면접관의 머릿속에는 내가 함께 일하고 싶은 동료의 이미지로 각인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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