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퀴어동네 이장이 되고 싶어

캔디는 투덜이 오쓰는 간장종지

2026.04.21 | 조회 1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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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쓰와 캔디의 첫번째 뉴스레터는 어떻게 보셨나요? 첫번째 뉴스레터를 발행하고, 저희에게 다가온 가장 큰 과제는 마감을 지키는 일이 되고 있습니다. 모두에게 봄만큼 바쁜 계절이 어디 있나 싶은 생각이 절로 드는 하루를 보내면서도, 깨알같이 나는 시간에 저희는 각자 앉아 뉴스레터에 뭘 쓸까 고민을 하기도 했답니다!

 

두번째 뉴스레터에서 캔디 투덜거리는 마음을, 오쓰는 간장종지같은 마음을 이야기해봅니다. 어쩌면 우리는 모두 조금씩 투덜이이고, 조금씩 간장종지이지 않을까요?

 

뉴스레터의 정체성이 어디로 가는지 아직은 알 수 없지만, 지난 2주간 우리의 마음 한켠에 계속 남아있는 단어들을 이렇게 글로 풀어나가다 보면, 이것이 우리의 정체성이 되는게 아닌가 싶어집니다. 참! 앞으로의 2주동안은 엄청엄청 행사가 많습니다! 관심가는 행사 꼭꼭 적어두셨다가 참여하시는걸 추천드려요! 혹시 빼먹은게 있다면 다음엔 꼭 넣으라고 제보 넣어주시는것도 대 환영!

 

그럼 두번째 뉴스레터 시작합니다! 오늘도 다정히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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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다

사실 난 투덜이다. 누군가와 함께 하는 일을 하면서는 내가 왜 이 일을 해야하는지 모르겠다고 투덜거리고, 내가 뭔가 나서서 함께 하는 일에는 어쩌자고 한다고 했는지 모르겠다고 투덜거린다. 일단 말을 하고 나면 그 즉시 후회를 하는데, ‘누구 들으라는 듯이 투덜거릴 바에는 하지 말지’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나라도 저 투덜거림을 들으면 마음이 좋지 않고 미안해질게 뻔하니까.

 

함께 일을 할 때 그 이유는 다양하다. 같이 하면 더 좋은 효과가 날 것 같으니까, 혼자 하면 외로우니까, 내가 하면 뭔가 도움이 될 것만 같아서, 나한테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서 등등등. 여튼, 혼자 할 때보다는 나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서다. 그런데 그 믿음이 있으면서도 왜 투덜거리게 되는가 거듭 생각해 보면, 내가 쓴 마음을 상대가 알아줬으면 좋겠기 때문이다. ‘함께’를 선택할 때 두번째 사람은 내밀어진 손을 잡은 사람이된다. 그런데,  누군가가 내민 손을 잡았다기 보다, 내가 손을 ‘잡아준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건 아닐까? 그래서 내가 ‘손도 잡아줬는데!’ 좀 더 칭찬해주고, 어여뻐해주길 바라는건 아닐까? 생색을 내려는건 아니지만, 잘난척 하려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조금은 나의 손잡음을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드는게 아닐까 라고 생각하며 순간 민망해졌다.

 

생각해 보면, 어쩌면 나는 내가 첫번째 사람이 될 때는 같은 이유로 손을 잘 내밀지 않게 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누군가와 ‘함께 ‘하는 것은 단어 그대로 ‘함께’인데, 나는 자꾸 누군가에게 ‘도움을 구한다’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일 이상의 것을 무리해서 만들고, 혼자 해결하지 못해서 손을 내미는 것은 결국은 손을 ‘잡아주는’사람에게 미안하고 페를 끼치는 것이니 손잡아주는 사람에게 감사하고 미안함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는 거다.

 

협동조합을 최근에 시작했다. 지난 십몇년을 협동조합에서 활동했다. 그런데 아직도 나는 ‘함께’라는 단어를 마음으로 잘 이해하거나 활용하지 못하고 있나 보다. 

 

난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다. 함께하면 즐거우니까. 함께하면 너랑 내가 같은 주제로 같이 즐거워 할 수 있을꺼라는 믿음이 있어서다. 어떤 일을 하는데, ‘함께’하면 더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 들 때 우리는 ‘함께’를 외친다. 물론, 함께일때도 책임의 크기는 다를 수 있다. 함께 한다고 해서 책임의 크기가 꼭 같아야 하는 것도 아니다. 함께 한다는 그 자체로 의미가 될 수 있는 일도 많다. 

 

이렇게나 너무나 복잡하고 어려운 ‘함께’라는 단어를 나는 요즘 꽤나 많이 사용하고 있다. 

고민이 많아질때는 국어사전을 살핀다. 

 

함께 : [부사] 한꺼번에 같이. 또는 서로 더불어. 떼어 놓거나 빼지 않고.
유의어- 같이, 나란히, 아울러

 

사전의 설명이란 이렇게 눈을 뜨게 해준다. 한꺼번에 같이 뭔가를 하는 것도 함께이고, 서로 더불어 나아가는 것도 함께라는 설명에 마음이 조금 편해진다. 나란히라거나 아울러라는 유의어를 보면서 함께 간다는 것은 다같이 꼭 팔을 엮고 걸어가는게 아니라, 각자의 방식이나 속도나 크기에 맞춰서 가기만 해도 함께하는 걸 이해하게 된다. 떼어놓거나 빼지 않고 라는 설명을 보면서는 ‘Leave No one Behind”라는 슬로건을 떠올렸다. UN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의 핵심목표로 만들어진 이 슬로건은, 우리나라에서 누구도 소외/배제되지 않는 세상으로 번역한다. 

 

투덜이인 나에서 함께의 의미까지 생각이 넘어왔다. 다시 투덜이로 돌아간다. 생각해보니, 함께인 덕에 투덜거려도 들어줄 사람이 생긴다. 투덜거리는 나의 마음을 읽고 위로해주는 사람도 생기도, 그렇게까지 투덜거릴 일이 아니라며 나를 다독여 주는 사람도 생기고, 투덜거릴 때나 상황이나 위치가 아니라고 말을 건네주는 사람도 생기고, 오히려 더 투덜거리거나, 투덜거림에 항의하거나, 투덜거림을 못보거나 안보는 사람도 생긴다. 좋은 것도 나쁜 것도 다 좋다. 함꼐 이기에 생길 수 있는 이 관계의 얽힘과 역동이 난 좋나보다. 

 

그러니까, 함께 하자고 말하고 싶다. 

나의 고민도, 너의 걱정도, 우리의 두려움도

나의 재미도, 너의 즐거움도, 우리의 설렘도

함께 나누고, 서로 건네고, 같이 생각해보자고.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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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장종지엔 간장이 제법 많이 담긴다

나는 좀스러운 사람이다. 특별나게 좀스럽다기보다는 인간의 그릇이라는 게 원체가 조금 작다고 생각한다. 너나 나나 용을 써도 간장종지들이다. 누가 더 큰지 작은지 겨룰 필요가 없다. 어차피 여기엔 간장 밖에 담기지 않는다. 

 

캔디의 책 『우리가 마지막 순간을 함께 할 수 있을까』 (캔디가 동성 파트너였던 ‘력사’를 돌보고 떠나 보내는 내용의 책이다)가 나오고 나서 덩달아 나도 이런 저런 후기를 듣고 있다. 후기를 전하는 이들이 꼭 한두마디씩 나를 칭찬하곤 했다. 캔디가 전 파트너를 애도하고 기억하는 일을 함께하는 것이 어떻게 괜찮을 수 있느냐고, 력사의 제사 준비를 어떻게 할 생각을 했느냐고, 나의 ‘너그러운 마음’에 대해서 다들 한마디씩 거들었다. 뭐 나쁜 소리는 아니니까 싫을 것까지는 없지만서도 그렇다고 기분이 좋지도 않다. 제 것도 간장종지고, 선생님 것도 간장종지인걸요. 

 

꽤나 K-집안이었던 우리집은 어려서부터 죽은 사람을 챙기는 일이 월례행사였다.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집안의 어른들의 제사를 지냈다는 이야기다. 열두시 땡하면 불을 끄고 현관문을 열어두고 잠시 기다리는 집에서 유년을 보낸 나로서는 제사를 준비하는 것이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었다. 력사의 제사도 그런 차원의 일이었고, 뭔가 기왕에 한다면 한 번 제대로 해볼까 하는 생각에 제사상을 거하게 차린 것이 전부다. 그게 이렇게나 칭찬을 받을만한 일인지 몰랐다. 그걸 알았더라면 어쩌면- 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개굴개굴)  

 

<천국보다 아름다운>이라는 드라마를 캔디와 본 적이 있다. 주인공이 1화에서 천국으로 가는 입국심사를 하는데, 그곳에서 일하는 직원(그는 천사인가?)이 주인공에게 두가지를 묻는다. “누구와 함께 살고 싶은지”, “몇 살로 살고 싶은지” 저 질문이 등장한 순간 나는 캔디에게 “너는?”하고 묻다가 0.1초만에 “아니야, 아니야, 대답하지마, 안궁금해, 안궁금해.”라고 말했다. 캔디가 입 밖으로 내 이름을 말하면서 혹 력사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을까 걱정이 되었다. 걱정이 앞서 아니라고 손사래를 쳤지만 드라마가 재생되는 내내 서운하고 짜증이 난 것도 사실이다. 정작 윤캔디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는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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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왜! 

그것을 고려해야 하는가! 

너는 어떠한 거리낌없이 죽어서 나랑 살겠다고 말해라!

 

결국 드라마를 잠시 멈추고 이 좀스러운 마음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부끄럽지만 솔직하게 “나는 네가 죽어서 나랑 산다고 대답했으면 좋겠는데 그 말을 하는 네가 무슨 마음일지 걱정이 되어서 말하지 말라고 말했어. 그런데 심술이 나는 것도 사실이야. 따지고 보면 사랑표현이 듣고 싶었던 거니까 얼른 나한테 사랑한다고 오백번 말해.” 윤캔디는 내가 귀여워 죽겠다는 표정으로 사랑한다고 오백번 말해줬다. 만족.  

 

캔디와 연애 초기부터 나는 캔디에게 말했다. 우리에겐 레퍼런스가 충분하지 않아서 대화를 더 많이 많이 나누어야 한다고. 캔디에게 이런 말을 한 적도 있다. “캔디와 력사가 꽁냥꽁냥한 모습을 봤다면, 어려웠을지 몰라. 나는 생전의 력사를 만난 적이 없으니까. 사실 나한테는 캔디와 력사가 나란히 있는 모습이 없어. 내 앞에는 캔디 밖에 없으니까. 그런데 어느날 력사가 내 눈에 어른거린다, 그래서 신경이 더 쓰인다 싶으면 이야기 할 거야. 나는 착한 사람이 되고 싶은 게 아니야.”

 

그래, 나는 착한 사람이 되고 싶은 게 아니다. 열녀비 같은 걸 세우고 싶지 않다는 말이다. 나는 간장종지 같은 사람이다. 몇몇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간장종지에는 간장이 더 많이 담긴다. 만두 먹다보면 간장이 늘 남지 않는가. 

 

그러니까 캔디의 책을 읽으며 오쓰의 너그러움에 대해서 떠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는 내 간장종지가 부끄럽지 않은데 나를 자꾸만 큰그릇의 사람이라고 하면 내 간장종지가 자꾸만 미워진다. 나는 내 간장종지를 미워하고 싶지 않다. 

 

사람들이 귀여운 캔디를 알아본 오쓰의 안목에 대해서만 떠들어줬으면 좋겠다. 내 안목이 수준급이긴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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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컬러풀:엣지워브워십_한국교회를 향한 퀴어한 질문 큐앤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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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금 계좌 : 3333084345913 카카오뱅크 김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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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아이를 키우거나 바라는 4쌍의 동성 커플,

그들의 여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두 엄마>를 보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 |

5월 2일 오전 11시 ~ 오후 2시 | 인권재단사람 사람홀(서울시 은평구 증산로17가길 15-7 지하 1층)  

참가비 조합원 15,000원, 비조합원 25,000원

 

2026 성별정정툴킷 활용 설명회_트랜스젠더인권단체 조각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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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성별정정툴킷 활용 설명회 | 성별정정 툴킷 소개 및 Q&A

5월 1일 저녁 7시 30분 ~ 9시 | 온프라인 온라인 동시 진행 아이샵 종로센터(서울시 종로구 인사동길 17 5층) 또는 구글미트 | 대상 : 성별정정을 신청하는 당사자와 주변의 지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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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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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아의 프로필 이미지

    승아

    1
    4일 전

    재밌다! 유익하다! 다음 편이 기대된다!

    ㄴ 답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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