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금 늦은 뉴스레터와 만난 여러분, 안녕들 하신가요? 오쓰와 캔디는 바쁜 나날을 보내며, 여러가지 이유로 드디어! 처음으로 뉴스레터를 일주일 늦게 발행하게 되었습니다. 며칠 동안 궁금해하며 응원하는 마음을 보내셨을(?!)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과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그래서 이번 뉴스레터의 주제는 우울입니다. 캔디는 우울한 마음과 집안일을 엮어 생각하며 마음을 다스리는 이야기를, 오쓰는 우울한 마음에 시작한 포켓몬고와 레벨업에 대한 이야기를 건넵니다. 이번 뉴스레터도 다정한 마음 하나 품고 읽어 주세요!

캔디, "뉴스레터 만세!"
나의 증상은 무엇인가. 처음 정신과에 가게 된 것은 무기력(하다고 느끼는 것)때문이었다. 나 정도는 정신과와 아무 상관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나만큼 밝다고(?) 느끼는 친구 하나가 정신과 상담을 받았다는 말을 들으면서, 나의 증상도 뭔가 정신과에서 이야기를 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찾은 정신과에서는 우울증과 무기력의 소견을 주셨었다.
꽤 오랜동안 상담을 받고 약을 먹었었는데, 상담을 받으면서도 늘 나는 우울이 맞나? 라는 의문을 가지고 살았다. 한번은 선생님과 DSM(정신진단 및 통계 편람) 책을 펴두고, 우울증 증상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체크를 해보기도 했다. 그 결과는 대강 우울증의 경계에서 좀 더 우울에 가까운 정도 였던가? 여튼 상담과 약을 먹을 최소한의 필요 정도가 나왔던거 같다. 뭔가 ‘넌 어쨌든 우울이 맞아!’라고 허락받은 기분이어서 괜히 기분이 좋아지기도 했더랬다. 그 후에 력사를 보내고 꽤나 우울해졌다가, 오쓰를 만나고 그 우울에서 많이 빠져나왔다. 여튼 약을 끊고 상담을 종료했으니 빠져나온게 맞다고 생각한다. 생각한다. 그렇다고 생각했다. 요즈음의 나는 꽤나 다이나믹하다. 뭔가 별로다.
내가 별로인 것은 집안일로 바로 나타난다. 나는 정말로 집안일에 취약하고, 집안일을 하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다. 여기저기 널브러뜨리고, 빠르게 정리하지 못하는 것은 그냥 나의 성향이라고 볼 수 있을 정도다. 그럼에도 나도 사람인지라 너무 더러우면 치우고, 보기 별로면 정리를 당연히(?) 한다. 그런데 요즘은 그마저도 너무나 싫고 귀찮다. 문제는 그런 집을 보면 기분이 가라앉는다는 거다. 기분이 가라앉으니 더 모든 집안일에 멀리하고, 그러다 보면 집은 더 난장판이 되는 무한 반복의 연속이다.
이럴 때면 원인을 찾는다. 혹시 우울증이 도진 걸까? 무기력이 도진 걸까? 나는 도대체 왜 그러는 걸까? 꿈냥이를 떠나보냈기 때문일까? 조합을 창립까지 하고 나니까 그동안의 힘듦이 몰려온 걸까? 번아웃인가? 아니면 요즘 생리가 뜸한데 갱년기 이행기에 돌입한 걸까? 아니, 사실은 그냥 나는 게으르고 게으른건데, 핑계를 찾아 헤매는 걸까?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물고 또 물지만, 결론이 쉬이 나지는 않는다. 뭔가 원인을 찾으면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가당치도 않다는 것을 알지만, 그럼에도 끊임없이 원인을 찾아헤매는 것은 뭔가 명확한 이유가 없이는 이러지 않을 것만 같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사실 정답은 쉽고 명확하다. 잘 자고, 잘(건강하게) 먹고, 운동을 좀 하고 나면 상쾌해지고, 그렇게 며칠을 보내면 어느 날 갑자기 집안일을 할 의욕이 생긴다. 혹은 일단 어떻게든 뭐라도 청소를 시작하고 집 한구석이 정리되고 깨끗해지는 것을 보면 기분이 나아지고, 잘 잘 수 있고, 잘 먹을 수 있게 된다. 마치 닭과 달걀 같은 이 순서를 두고 나는 무엇도 하지 않으면서 그저 고민만 하고 있는 거다. 집은 여전히 난장판이다.
그런데 한편! 집이 난장판이면, 온 가족이 슬퍼진다. 그리고 온 가족이 슬퍼하는 모습을 보면, 나는 집을 치우기 시작한다. 가족(들)이 편안하고 행복한 모습을 보고 싶기 때문…인데, 이렇게 쓰니 저 위에 쓴 게 다 무슨 소용인가 싶어지면서 피식 웃음이 난다.
어쩌면 나의 어떤 우울은, 어떤 무기력과 번아웃과 슬픔과 괴로움과 귀찮음은 사소하고 단순하게 해결될 수도 있을지도 모른다. (물론 병원에 가는 게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은 늘 공감하고 동의한다!!) 이렇게 쓰면서 보니 또 나의 우울 해결의 가장 큰 방법은 사실은 사소한 오지랖인가도 싶다. 가족을 향한 오지랖. 오쓰를 향한 오지랖. 이 오지랖은 다른 말로 애정이라거나 사랑이라거나 돌봄이라는 말로 바꿀 수도 있겠다.
뉴스레터를 쓰는 일은, 나에게 마음의 정리를 할 시간을 준다는 의미에서 참 중요하다 싶어진다. 오늘의 뉴스레터를 쓰면서, 조금, 청소를 할 용기와 의지가 생겼다. 뉴스레터 만세!

오쓰, "망나뇽이 갖고 싶다!"
사는 것이 재미가 없어서 포켓몬고를 깐 것이 지난 달이었는데 레벨이 벌써 37이다. 지난주 쯤에는 잉어킹을 진화 시켜서 갸라도스도 만들었다. 갸라도스로 진화를 하려면 잉어킹의 사탕을 400개를 모아야 하고 잉어킹의 사탕은 잉어킹을 하나 잡을 때 3개 얻을 수 있다. 그러니까 내가 얼마나 열심히 포켓몬고를 했겠나. 사는 재미를 찾으려고 얼마나 몬스터볼(포켓몬을 잡기 위해 사용하는 도구)을 던졌겠나.
사는 것이 재미가 없는 것은 꽤나 곤란하다. 나는 재미가 없다는 이유로 직장과 학교를 급히 때려쳤던 전적이 이미 있고, 다소 충동적으로 연극 무대에 올랐으며(재밌는 경험이었지만 한 번이면 족하다는 생각을 했다), 나름 거금을 써서 핸드포크(타투 기법 중 하나)를 배우기도 했다(지금도 가끔 내 몸에 타투를 하곤 한다). 모든 시도는 사실상 진로를 바꿔보기 위한 노력이었는데 결국 다시 비슷한 일을 하고, 똑같은 공부를 하고, 교회 언저리에서 밥을 벌어먹고 산다. 어디 도망가지 못한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때 제대로 도망을 갔어야 하나. 나는 어쩌다가 이렇게 우울해져 버린 것이지.
병원에 가서 두서 없이 재미없는 일상에 대해 늘어놓았다. 감정의 격동이 큰 것은 아니지만 잔잔히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는 이야기였다. 조금 더 정확히는 이쯤하고 그만하고 싶다는 생각이 자꾸만 든다고 이야기했다. 의사는 가만 내 말을 듣더니 키보드를 치는 속도가 빨라졌고 약을 한 알 더 늘려줬다.
집으로 가는 길에도 포켓몬고를 했다. 몬스터볼을 던졌고, 어떤 포켓몬은 잡혔고, 어떤 포켓몬은 도망갔다. 여전히 사는 것은 재미가 없었지만 망나뇽(미뇽의 사탕이 100개 필요하다. 미뇽은 좀처럼 잘 안나온다.)이 갖고 싶기는 하다. 망나뇽을 갖게 되면, 사는 게 조금 재밌어지려나?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언제 이렇게나 우울해진 것인지 알지 못하는 것처럼 또 언제 어느 틈에 괜찮아질 것이다. 나는 프로정신병자니까 어떻게 어떻게 지나갈 거라는 걸 안다. 호호.
지금 사무실에서는 포켓스탑(일정 시간마다 몬스터볼을 새로 얻을 수 있는 장소)이 다섯 곳이나 있다. 적어도 내일은 살아서 출근할 가치가 있다. 아, 그래서 제 포켓몬 아이디는 1912 0752 6016 입니다

이장의 추천 (5월 27일 ~ 6월 9일)
01 [액션] 성소수자 혐오 선동 현수막 신고/민원

안전신문고 어플 다운로드 > 생활불편 탭에[서 유형 선택 > 불법광고물 클릭 > 촬영/앨범 클릭 후 업로드 > 본인인증, 인적사항 입력은 선택 > 민원 접수 완료!!!!
02 [포럼] 나는 가정의 달이 싫어요

가족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이야기 나누는 포럼 | 일시 : 5월 27일(수) : 가족을 넘어선 가족, 패러다임의 전환(김순남/가족구성권연구소), 온오프 동시진행 / 5월 28일(목) : 우리가 경험한 가족 | 장소 : 청어람LAB(6호선 상수역) | https://ichungeoram.com/meet/?idx=266 | 주관 : 청어람ARMC
03 [예배] 컬러풀:엣지오브워십 5월 예배

차별없이 서로의 다름이 존중받는 예배 | 일시 : 5월 28일(목) 오후 7시 30분 | 장소 :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인근 | https://forms.gle/LQoo4ztJ4sdWNyMo8 | 주관 : 큐앤에이
04 [액션] 도서관에 퀴어를

퀴어도서 신청과 퀴어도서대출산책시키고인증하기 | 일시 : 6월 30일까지 | 인증 : x.com/monthly.queer | 주관 : 먼쓸리퀴어
05 [방송] 권손징악

선거 개표방송 | 일시 : 6월 3일(수) 저녁 | https://youtube.com/@official_qplanet | 주관 : 큐플래닛/비온뒤무지개재단
04 [행사] 큐라이프 금융강좌

<삼전닉스는 없어도 재테크는 성공하고싶은 2030 퀴어입니다만?! | 일시 : 6월 4일(목) 저녁 7:30 | 장소 : 온라인(zoom) | https://qlife.cc/26MWP | 주관 : 큐라이프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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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아
포켓몬 귀엽네요! 식사 잘 챙기시고 우울해도 건강한(?) 날들 보내시기를 바랍니당
퀴어동네이장
승아님 다정한 댓글 감사해요 :) 저희가 우울하지만 또 건강은 해서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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