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2023.06.06 | 조회 4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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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mem

영감을 주는 메시지.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좋은 문장들.

remem.

 

# 『자기만의 빛』 미셸 오바마

다발성경화증으로 통증에 시달려도 아버지는 아무 말이 없었다. 장애 때문에 굴욕을 느끼고 마음에 그늘이 져도 거의 내색하지 않았다. (…) 아버지는 출근을 하고 퇴근을 했으며 늘 웃고 있었다. 일종의 현실 부정이었을지 모른다. 어쩌면 스스로 선택한 삶의 방침이었을 수도 있다. ‘넘어지면 일어나서 가던 길을 가면 된다’라는.

끊임없이 생각해왔다. 우리가 품고 사는 것들에 대하여. 불확실성 앞에서 우리를 똑바로 서게 하는 것들에 대하여. 혼돈의 시기에 우리가 의지할 만한 도구를 찾는 방법에 대하여. (…)
인생의 심각한 문제들에 대한 깔끔하고 명쾌한 해결책이나 정답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본래 인간의 경험이란 그런 정답을 허용하지 않는다. 우리의 마음은 너무나 복잡하고, 우리의 과거는 너무나 뒤죽박죽이니까.

우리는 언제나 움직이고 진보하고 있다. 우리는 언제나 부단한 변화 속에 놓여 있다. 더 이상 배우기 싫을 때에도 배우고 변화에 몹시 지쳤을 때에도 변하고 있다.

 

조금 이상한 말처럼 들릴지도 모르지만, 뜨개질을 통해 강제로 고요와 안정의 시간을 경험하지 못했다면 아마도 그 명확성에 도달하지 못했을 것이다. (…) 큰 문제 옆에 작은 문제를 두면 다루기가 좀 더 쉬워진다는 사실을 나는 깨달았다. (…) 가끔은 작은 성취에서 오는 쾌감을 스스로에게 선사해보자. 어려운 문제와 기운 빠지는 생각들에서 한 걸음 떨어져 머리를 쉬게 할 필요가 있다. 어차피 어려운 문제와 기운 빠지는 생각들은 대개 마무리되지도, 바로잡히지도 않은 채로 자리를 지키고 있을 것이다.

뜨개질을 할 때는 도안을 보면서 코를 떠야 한다. 도안에는 어떤 뜨개 기법을 어느 순서로 따라야 하는지 나와 있지만 직물의 형태가 갖춰지고 패턴이 드러나려면 시간이 걸린다. 그때까지는 그냥 손을 움직이며 도안이 가리키는 대로 단계를 밟아가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뜨개질에는 일종의 믿음이 필요하다. 그러고 보면 이 행위는 결코 사소하지 않다. 우리는 아주 사소한 방법을 통해 믿음을 다지곤 한다. 그리고 믿음을 다질 때 무엇이 가능한지 되새긴다. 믿음을 다진다는 것은 “할 수 있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애쓰며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삶의 모든 부분이 그렇지만 뜨개질에서 더 큰 해답을 얻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한 코 한 코 떠나가는 것이다.

 

‘두려움 한 스푼을 가지고 나아가 한 수레 가득 능력을 쌓아 돌아오라.’ 이것이 유클리드가 7436번지에 자리한 우리 집의 신조였다.

우리는 그 최초의 경험 저편에 무엇이 있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곳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변화를 가져올 힘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 미지의 영역은 가능성이 반짝이는 곳이다.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다면, 급격한 마음의 동요를 견뎌내지 않는다면 변화할 기회를 빼앗긴다. 나의 세계를 조금 더 넓혀도 내가 감당할 수 있을까? 나의 답변은 거의 언제나 ‘그렇다’일 것이다.

 

토니 모리슨은 그날 관객들에게 이렇게 물었다. “자, 아이가 방으로 들어옵니다. 내 아이든, 남의 아이든 아이가 들어오면 여러분은 환한 표정을 짓나요? 아이들은 그걸 원하거든요.” “아이들이 어릴 때 방 안으로 들어오면 저는 아이들이 바지를 잘 여몄는지, 머리를 빗었는지, 양말을 잘 올려 신었는지 확인했습니다. 그러면서 나의 애정과 깊은 사랑이 드러난다고 생각했죠. 애들 생각을 신경 써주는 거니까요. 근데,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엄마를 볼 때는 잔소리를 하려는 얼굴만 보입니다. 그리고 생각하죠. ‘내가 또 뭘 잘못했지?’ 하고요.” 두 아이의 엄마로 살면서 모리슨은 자기도 모르게 잔소리하려는 얼굴이 가장 먼저 드러난다는 점을 깨달았다.

너무나도 자주 우리는 자신을 비판적인 시선으로 바라본다. 무엇을 잘했는지 알아차릴 새도 없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따지며 스스로를 벌한다.

우리가 다정한 마음으로 시작할 기회를 얻을 때, 다른 누군가가 얽매이지 않은 기쁨과 스스로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자신에게 인사를 건넬 때, 그 영향력은 쉽게 사라지지 않으며 우리를 고양시킨다.

진정한 성장을 이루려면 먼저 나 자신을 기쁜 마음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

 

아버지가 불안한 자세로 다리를 절름대며 거리를 걸으면 사람들은 종종 가던 길을 멈추고 아버지를 쳐다보았다. 아버지는 미소를 짓고 어깨를 으쓱하며 우리에게 말하곤 했다. 
“내가 나한테 만족하면 누구도 나를 기분 나쁘게 할 수 없어.”

 

진정한 사랑, 오래가는 사랑은 어중간한 영역에서 이루어진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곳에서 두 사람이 함께 이렇게 묻고 그 답을 찾아야 한다. 우리는 어떤 사람이고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변화하는 게 있다면 우리 사이에 있는 것들이다. 서로를 가까이 두기 위해 김수해야 했던 수백만 개의 사소한 조정, 타협, 희생. 그와 내가 함께할 때 생기는, 수십 년 산전수전을 통해 검증된 노련한 우리 둘의 에너지 결합이 변화한다. (…) 바로 그것이 지금 이루어지고 있는 기적이고 여전히 끝나지 않은 대화며 우리가 사는 집이다. 버락은 버락이고 나는 나다. 다만 우리는 이제 서로를 알 뿐이다. 아주아주 잘.

 

어머니는 날 보고 미소를 지었다. 세상에 이보다 이해하기 쉬운 진리가 없다는 듯. “널 좋아하는 사람들은 집에 있잖아. 우리는 언제나 널 좋아할거야.”

 

그렇다고 상황이 공평해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노력을 하면 능력은 내 소유가 된다. 능력은 잃어버릴 수도 없고 빼앗길 수도 없다. 늘 간직하고 영원히 사용할 수 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사실상 타인으로 향하는 다리에 올라 어느 정도 다가가는 일뿐이며, 거기 있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겸허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나는 밤마다 사샤와 말리아의 곁에 누워 이런 생각을 하곤 했다. 입을 살짝 벌린 채 잠에 빠져드는 아이들을 보면서, 아이들의 작은 가슴이 이불 밑에서 오르내리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아무리 노력해도 아이들의 생각을 절반도 알지 못할 것이라는 깨달음에 이르렀던 것이다. 우리는 저마다 홀로 서 있다. 인간으로 사는 일은 그래서 아프다.

 

When they go low, we go high

나는 2016년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연설하면서 처음으로 “상대가 수준 낮게 굴더라도 우리는 품위 있게 갑시다”라고 말했다.

“여전히 품위 있게 가야 하나요?” “지금은 어떤가요?” 나는 이렇게 대답한다. “그렇습니다. 여전히 그렇습니다.” 우리는 끈질기게 품위 있게 가려고 해야 한다. 그렇게 하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해야 한다.

품위 있게 간다는 것은 대개 행동 하기 전에 잠시 멈춘다는 의미다. 자제력을 발휘한다는 의미, 우리를 움직이는 좋은 충동과 나쁜 충동 사이에 선을 긋는다는 의미다. (…) 감정은 계획이 아니다. 문제를 해결하지도 못하고 틀린 것을 바로잡지도 못한다. 감정을 느끼는 것은 괜찮다. 아니, 불가피하다. 그러나 감정이 이끌게 내버려두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

품위 있게 가는 일은 증명해야 하는 일이다. 사랑을 베푸는 삶, 고상한 원칙에 따라 움직이는 모습을 자녀들과 친구들, 동료들, 지역 사람들에게 보여주겠다는 약속이다.

 

마틴 루서 킹 주니어 박사가 동고메리에 있는 주 의사당 계단에 서서 연설했던 그날이 기억나지는 않는다. 그날 킹 박사의 연성은 이후 2만 5000명까지 늘어난 존 루이스의 시위대를 위한 것만은 아니었다. 마침내 그들의 투쟁에 관심을 갖게 된 국민들을 위한 것이었다. 킹 박사는 연설에서 투쟁이 끝나려면 멀었으며 결코 목적지에 다다른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여러분은 오늘 묻고 계실 겁니다. 얼마나 남았는지.” 킹 박사는 미국 국민들에게 비폭력을 맹세하고 계속해서 정의를 위해 노력하라고 당부하면서, 그리고 믿음과 용기를 함께 실천하도록 격려하면서 질문에 대한 답변을 내놓았다.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성공을 위해서는 여러 어려운 선택을 거듭해야 하고 그와 연관된 온갖 선을 그어야 한다. 궤도를 벗어나지 않을 수만 있다면 나의 발전이 장기간에 걸쳐 보상으로 돌아오리라고 믿어야 한다. 자꾸만 되뇌어야 한다. “얼마 남지 않았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원문을 꼭 읽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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