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윤아
’마지막이 없다면 그 무엇이 아름다우리 / 사랑은 마지막 장면에 완성되리’라고 가사를 썼어요. 인생도 사랑도 마지막이 있기에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빛이 없으면 그림자가 존재할 수 없듯이 죽음, 마지막이 사랑과 인생을 완성시키니까요.
결국 우린 모두 죽으니까 인생과의 싸움에 한 명도 이길 수 없잖아요. ‘그러니 두려워할 필요 없어, 살아 있는 동안 춤추고 놀면서 즐겁게 지내자’는 게 제 오랜 생각이에요. 자우림 음악의 기저이기도 합니다.
# 발튀스와 릴케
고양이를 잃은 열두 살 소년이 그린 그림책이다. 그런데 그 소년이 바로 프랑스의 유명한 화가 발튀스다. 서문을 쓴 사람은 20세기를 대표하는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다.
“고양이를 발견하는 건 아예 놀라운 일입니다! 그 고양이는 마치 무슨 장난감처럼 당신의 삶에 들어오지는 않으니까요. 고양이는, 지금 당신의 세계에 와 있다 하더라도, 조금은 밖에 머물러 있어요.” 릴케는 발튀스가 그림으로 보여준 상실감을 이렇게 우아하게 표현한다. “상실이란 두 번째 소유일 뿐이며, 그 두 번째 소유는 아주 내적인 것이며, 첫 번째와는 다른 식으로 강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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