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m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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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쇄가 3개월째 접어들자 팬데믹의 공포가 두 사람 사이에, 이웃들이 거의 남지 않은 공동주택에 팽팽히 들어찼다. 그녀가 필라에게 원격 피아노 수업 준비를 도와주겠다고 하자 특유의 장난기를 모두 잃어버린 필라는 그녀에게 둘 다 알고 있으나 서로 하지 않았던 말을 해버리고 만다. “화면은 우리 모두가 연결되어 있다는 환상을 갖게 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야.”
보카치오의 ‘데카메론’ 속 젊은이들은 이주 후 그들이 떠난 도시로 돌아갔다. 페스트가 끝나지 않았어도 그들의 삶이 거기에 있기 때문에. 그 이야기의 메시지가 ‘메멘토 비베레(Memento vivere)’, ‘당신은 살아야 할 운명임을 기억하라’라는 걸 새로 배운다. 우리는 코로나19를 아직 다 지나가지 않았고 어쩌면 그럴 수도 없지만, 3년 동안 끈기 있게 경유(Via)해왔다. 바뀌는 방역 대책을 접하니 나 자신과 가족과 이웃을 돌보면서 살아야 할 새로운 시점이 온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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