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살아야 할 운명임을 기억하라

2023.02.01 | 조회 788 |
0
|

remem.

 

#

그곳은 어떤가요 
얼마나 적막하나요
저녁이면 여전히 노을이 지고
숲으로 가는 새들의 노랫소리 들리나요
차마 부치지 못한 편지 당신이 받아볼 수 있나요
하지 못한 고백 전할 수 있나요
시간은 흐르고 장미는 시들까요
이제 작별을 할 시간
머물고 가는 바람처럼 그림자처럼
오지 않던 약속도 끝내 비밀이었던 사랑도
서러운 내 발목에 입 맞추는 풀잎 하나
나를 따라온 작은 발자국에게도
작별을 할 시간
(중략)
나는 꿈꾸기 시작합니다
어느 햇빛 맑은 아침 깨어나 부신 눈으로
머리맡에서 선 당신을 만날 수 있기를

영화 ‘시(2010)’에 나오는 ‘아녜스의 노래’

원문

 

#

봉쇄가 3개월째 접어들자 팬데믹의 공포가 두 사람 사이에, 이웃들이 거의 남지 않은 공동주택에 팽팽히 들어찼다. 그녀가 필라에게 원격 피아노 수업 준비를 도와주겠다고 하자 특유의 장난기를 모두 잃어버린 필라는 그녀에게 둘 다 알고 있으나 서로 하지 않았던 말을 해버리고 만다. “화면은 우리 모두가 연결되어 있다는 환상을 갖게 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야.” 

보카치오의 ‘데카메론’ 속 젊은이들은 이주 후 그들이 떠난 도시로 돌아갔다. 페스트가 끝나지 않았어도 그들의 삶이 거기에 있기 때문에. 그 이야기의 메시지가 ‘메멘토 비베레(Memento vivere)’, ‘당신은 살아야 할 운명임을 기억하라’라는 걸 새로 배운다. 우리는 코로나19를 아직 다 지나가지 않았고 어쩌면 그럴 수도 없지만, 3년 동안 끈기 있게 경유(Via)해왔다. 바뀌는 방역 대책을 접하니 나 자신과 가족과 이웃을 돌보면서 살아야 할 새로운 시점이 온 듯하다.

원문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원문을 꼭 읽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다가올 뉴스레터가 궁금하신가요?

지금 구독해서 새로운 레터를 받아보세요

✉️

이번 뉴스레터 어떠셨나요?

remem 님에게 ☕️ 커피와 ✉️ 쪽지를 보내보세요!

댓글

의견을 남겨주세요

확인
의견이 있으신가요? 제일 먼저 댓글을 달아보세요 !

다른 뉴스레터

시의 숲 입구에서

# 시인 박준 시의 숲 입구에서 ‘이쪽입니다’ 하고 이끄는, ‘안으로 들어가면 어마어마한 고목과 새로 자라는 아름다운 나무들이 많다’고 안내하는 이정표 같은 나무가 될 수 있다면

2024.09.23·조회 711

글쓰는 마음

# 이따금 글을 썼다. 젖을 먹다 스르르 잠든 아기를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그 얼굴에서 배어 나오는 고요와 평화가 전류 흐르듯 가슴을 훑고 지나갔다. 그 마음을 기억해두고 싶었다.

2024.04.01·조회 762

담백한 물빛의 평화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유혹을 보는 이들. #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싸워 이겨야 '지금을 반기며 사는 것'이 가능해진다. 40대 후반에 '풍장'이라는 시를 쓰면서부터 죽음에 대해 생각했고 이제는 두려운 것이 없다. 시집

2024.07.17·조회 723

어제의 일들은 잊어 완벽한 사람은 없어

# 안희연 시인의 시집 ‘당근밭 걷기’에 실린 시 ‘긍휼의 뜻’에는 “백지 앞에서 마음이 한없이 캄캄해질 때”나 “걸고 쓰느라 부서진 마음 알아봐주는” ‘단 한 사람’이 등장한다.

2024.06.19·조회 1.5K

위대한 말은 꿈을 나눠 갖는 것

remem. # 개그맨 양세형은 어릴 때부터 보이는 곳에 짧은 글쓰기를 즐겨 했다. 글이 주는 치유의 힘을 자연스럽게 체득한 계기다. “초등학생 때부터일 거예요. 신문지에도 적고,

2024.01.08·조회 861

가망 없는 사물들에도 빠짐없이 빛을 보내면서

언젠가는 그것들이 각자의 고유한 싹을 틔울 것을 굳게 믿는 태양처럼. remem. # 죄책감이 든다는 아버지의 말에 “인생이 마음대로 되는 건 아니잖아요” 하면서 제이미는 성숙한 모습을 보인다. 엄마 그레이스가 고통을 호소할 때도 “각자 삶의 짐을

2023.12.26·조회 966
© 2026 remem

영감을 주는 메시지.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좋은 문장들.

뉴스레터 문의remem@remem.so

메일리 로고

도움말 자주 묻는 질문 오류 및 기능 관련 제보

서비스 이용 문의admin@team.maily.so 채팅으로 문의하기

메일리 사업자 정보

메일리 (대표자: 이한결) | 사업자번호: 717-47-00705 | 서울특별시 송파구 위례광장로 199, 5층 501-8호

이용약관 | 개인정보처리방침 | 정기결제 이용약관 | 라이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