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가에 박힌 돌
우리의 갈 길 한가운데 장애물이 있다면, 서로 떠밀지만 말고 함께 치우기 위해 머리를 맞대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의 힘을 모아 돌부리를 치우는 것이야말로 황금자루보다, 부동산이나 주식보다도, 더 소중합니다. 한 사람에게만 황금자루가 포상으로 주어지는 것보다는 모두가 다치지 않고, 죽지 않고, 무사히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니까요.
문득 타인의 위로가 필요한 그 많은 순간. 당신이 예전처럼 고통을 참기만 하지는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이 적극적으로 세상의 기쁨을 찾고, 마침내 당신이 햇살처럼 환하게 웃었다는 소식이 이토록 멀리 있는 내게도 들려오기를 바랍니다.
# Nothing Is Coming
예전에 마왕 신해철의 심야 라디오 프로그램 “고스트 스테이션”을 들을 때였다. 미하엘 엔데의 소설 “네버 엔딩 스토리”에 관한 이야기를 하던 중, 마왕이 그랬다. 소설에 보면 괴물이 주인공을 계속해서 쫓아오고, 겁에 질려 도망치던 주인공은 이렇게 소리를 지른다고.
"Nothing‘s coming!"
그런데 쫓아오는 이 괴물의 이름이 다름 아닌 'Nothing(아무것도 아닌 것)'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 Nothing이라는 괴물이 온다는 말은 해석하면 결국 '아무것도 오지 않는다'는 말이 된다고 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갖게 되는 수많은 두려움, 불안 내지는 알 수 없는 공포의 실체를 이토록 상징적이면서도 정확하게 잘 표현한 말이 또 있을까? 지나고 보니 내가 이혼과 관련해 갖고 있던 두려움 역시 실체가 없는 것이었다. 이혼을 밝히기 직전에 최대치였던 수치심은 만천하에 공개했을 때 오히려 눈 녹듯이 사라졌고, 생계에 대한 두려움은 그 뒤로도 상당히 오랫동안 나를 따라다녔지만, 그 두려움에 몸을 맡기고 나니 도리어 팔자 좋게 글을 쓸 수 있는 용기가 생겼다.
이 두려움이라는 것과 몇 번 정면 승부해보니, 참 묘하다. 피하고 싶어 도망갈 때는 금방이라도 잡아먹을 듯 거대하더니, 막상 두 주먹 꽉 쥐고 똑바로 쳐다보자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결국 이 괴물의 실체는 'Nothing'이 맞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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