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당신이 만들려고 했던 내일이 바로 오늘임을 믿습니다

2022.07.21 | 조회 5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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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로펌의 으리으리한 변호사 군단이 내어놓는 현란한 의견서를 받아 들고 하나같이 옳은 말 같아 좌절했던 순간들, 냉방도 안 되는 한여름 사무실에서 야근해 가며 더듬더듬 반박 의견서를 써내던 밤들, 낯설고도 확신할 수 없는 법리의 세계를 헤집어 가며 사실과 주장을 구축해 가던 순간들과 그것들이 받아들여지거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선고의 순간들까지, 한결같이 두려웠다고 그는 말했다.

검사는 사건의 뒤를 오래 바라보지 못한다. 사건의 뒤를 오래 바라보는 일은 어떤 두려움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기 마련인 사건이라는 것이 오직 나의 행위와 판단에 의해 결정지어진다고 생각하면 숨이 막힌다. 내가 뭘 잘못하진 않았나, 사건이 행여 엎어지지는 않나… 그 애쓰임을 다 따라가며 감당하기란 두려운 일이다.

두려워도 기어이 따라가 그 끝을 보고야 마는 사람에 의해 하나의 분야는 개척되고 마침내 그는 전문가가 된다. 매일 밀려오는 사건의 파도 속에 적당히 잊어가는 방식으로 업무의 효율성과 나름의 정신건강을 챙기며 일하는 검사들도 마음 한 켠, 어떤 사건을 만나 끝끝내 따라가 보기를 기대한다. 마땅히 두려워해야 할 지점을 기꺼이 두려워한 사람이 마주할 수 있는 한 단계 다른 도약의 지점을 꿈꾼다.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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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하지 않다고 해서 꿈꾸지 않을 수는 없잖아요. 순진하게 역사의 발전을 믿냐고 저를 타박하던 선배가 있었는데, 저는 역사의 힘을 믿거든요. (...) 조금만 길게 보면 결국 바뀌어요. 제가 박형규 목사님 무죄 구형할 때, 목사님이 마지막 의견 진술하고 무죄 판결 받고 나가실 때 제가 그랬거든요. ‘어제 당신이 만들려고 했던 내일이 바로 오늘임을 믿습니다.’ 역사의 하루는 정말 길잖아요. 길게 보면 결국 바뀔 거고요. 살아생전에 내가 원하는 그 꿈을 바로 보지 못할 수 있어도, 다음 세대는 볼 수 있을 거라고 저는 믿으니까. 계속 꿈꿔보려고요.

근본적으로 검찰은 죄의 무게를 다는 저울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눈금을 속이는 검찰 내외의 많은 손장난이 있어 현재 문제가 되는 거지요. 죄의 무게를 공정하게 달 수 있다면 이 사회가 이토록 소란스럽지는 않을 것 같거든요. 죄의 무게를 공정하게 달 수 있도록 고장 난 저울을 고쳐보려고 하는 많은 수리공 가운데 하나. 제가 생각하는 저의 역할입니다.

시대의 힘과 역사의 힘, 진실의 힘을 믿고 시대의 역류가 있다 하더라도 함께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에 대해서 신뢰하고. 함께하는 사람이 없다면 내가 누군가에게 함께해줄 수 있잖아요.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해서 힘을 내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함께하는 사람들의 발소리를 한번 들어보셨으면. 함께 저벅저벅 걸어가 주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함께해 달라고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혼자가 아니라는 것에 대한 확신이 있거든요. 같이 가봤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내일을 같이 열어보았으면 좋겠어요.

원문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원문을 꼭 읽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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