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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큐레이션이라는 단어가 미술뿐 아니라 쇼핑몰, 웹사이트, 뉴스, 강연, 패션, 음식, 책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쓰이게 되었다. 모든 사람이 모든 상품과 콘텐츠를 큐레이션(선별)해야 할 것만 같은, 숨가쁜 시대다. 나는 우리가 대기업이나 유명인사의 큐레이션에 의존하기보다는 ‘나의 눈과 귀, 나의 결단과 직감’을 믿고 진정으로 사랑할 대상을 직접 찾아내는 감성의 훈련을 시작했으면 좋겠다.
나는 위대한 책들로부터도 많이 배웠지만 좀 모자란 듯한 책으로부터도 많이 배웠다. 뛰어난 걸작 영화로부터도 감동받았지만, 별점 테러를 받은 그저 그런 영화들로부터도 뜻밖의 깨달음을 얻었다. 나에게 반짝이는 감수성을 선물한 수많은 책과 영화와 음악과 미술작품은 그것이 베스트셀러이기 때문이 아니라 하나하나 우리 인류가 만들어 낸 소중한 작품이기 때문에 의미가 있었다.
첫째, 온갖 전문가들이 추천한 최고의 작품이 아니더라도 ‘내가 나의 언어로 내 감동을 설명할 수 있는 작품’을 천천히 찾아보는 것이다.
둘째, 교환가치나 가성비가 아니라 사용가치와 진정한 심리적 가치를 평가할 줄 아는 훈련이 필요하다.
셋째, 틀릴 자유, 망가질 자유, 방황할 자유를 느껴보자. 무작정 아무 책이나 읽고 또 읽을 자유를 즐겨 보는 것이다. ‘반드시 성공해야만 하는 나’의 미래를 레고모형처럼 철저히 조립할 것이 아니라, 틀려도 괜찮고, 망가져도 괜찮고, 방황해도 괜찮은 나를 만나는 것이다.
그 어떤 통계로도 분석당하지 않는 마음, 분류당하거나 통계화되지 않는 자기만의 독특한 감수성이야말로 우리가 저마다 지켜야 할 ‘나다움’이 아닐까. 내가 단 한 번이라도 사랑했던 누군가의 손길이 닿은 그 모든 것들은, 끝내 빠짐없이, 모든 부분이 소중하니까. 우리가 사랑했던 모든 것은 끝내 눈부시게 빛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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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전으로 돌아간다면 무엇을 할 것인가?' 그것은 우울한 질문입니다. 왜냐하면 검은선에 해당하기 때문이지요. 1년이 지난 후에 그 질문에 답하는 자신을 상상해 보세요. 여러분은 아마 답을 알고 있을 겁니다. 그리고 그 선들은 여전히 초록빛으로 밝게 빛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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