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40호: 더께더께는 금처럼 빛나요 🌟

요즘 금값이 얼마나 비싼지 아시죠 👀

2026.01.20 | 조회 4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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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어람ARM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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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과 사회 사이 - 사람과 사람 사이의 공간

더께더께님을 만나면 이상하게 마음이 느슨해집니다. 잘 모르겠다는 말, 확신이 없다는 고백을 굳이 숨기지 않아도 되는 사람이라서일까요. 자라나는 쌍둥이와 함께 하루하루를 건너는 양육자이자, 시민운동과 기독페미니즘의 현장을 오래 지나온 동료, 그리고 여전히 하나님을 궁금해하는 신앙인이기도 합니다. ‘먼지 같은 시간’이라 부르던 경험들을 이제는 햇빛에 반짝이는 금가루로 다시 바라보는 사람. 사랑을 쉽게 말하지 않지만, 결국 사랑의 방향으로 자꾸만 돌아오는 사람. 겹겹이 쌓인 마음과 이야기를 품고 있는 더께더께님을 인터뷰 틈에서 만납니다.


유미(유):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더께더께(더): 안녕하세요 더께더께입니다. 저를 무엇으로 어떻게 소개할 수 있을까요. 늘 새로운 인연을 만나면 머뭇거리곤 합니다. 우습게도 누군가에게 소개할만큼 ‘나’라는 사람을 잘 모르겠어요. 몇 년 전부터 심리상담을 받으며 자신을 알아가는 중에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직장생활이 버거워져 지금은 육아휴직 중이고요. 명목상으로는 쌍둥이를 양육하고 있지만, 덕분에 제가 키워지고 있는 거 같습니다. 그리고 자리가 자리이니만큼 특별히 언급해봅니다. 저는 청어람을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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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어람도 더께님을 좋아합니다! ‘더께더께’라는 이름의 뜻이 있나요?

더 : 사전적 의미로는 때나 먼지 따위를 '더께'라 하고, 그것이 여러 겹으로 쌓여 엉겨붙은 형태를 '더께더께'라고 해요. 저는 교회력 절기 중 재의 수요일이 가장 멋지거든요. 그래서 이 단어를 처음 만났을 때 되게 반가운 마음이 들었어요. 

첫 직장에서 수평적 문화를 위해 닉네임을 사용했었어요. 그 회사를 그만두며 이름을 바꿔야겠다고 생각했죠. 지나온 내 경험들이 그저 때나 먼지 따위로 느껴지던 시절이었거든요. 꼭 나같은 단어라고 생각해서 이름 삼기로 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참 아름다운 시절이었는데 좋은 것들에 충분히 집중하지 못했던 게 아쉬워요. 먼지가 그저 무용하다 해도, 햇빛에 반사되면 아주 곱고 예쁜 금가루같지 않나요? 자기자비를 배우지 못했을 때는 나는 먼지같이 쓸모없는 사람이야, 하는 마음이었는데 이제는 나는 찬란한 금가루다~ 하고 생각하고 있어요.

 

유 : 햇빛에 반사되는 먼지! 저도 그 순간을 참 좋아해요. 지나온 시간이 덧 없게 느껴질 때마다 더께님과 함께 ‘찬란한 금가루’를 떠올리게 될 것 같아 위안이 되네요. 떠올려보면 제게 더께님은 늘 기댈 수 있는 사람이었어요. 지난번에 청어람 후원의밤에도 제일 먼저 도착해 일손을 더해주신 분들이 더께님 가족이었고요. 덕분에 행사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어린이들도 긴 시간 지루했을텐데 자리를 해주어서 든든했어요. 

짧은시간이었지만 어린이들의 옆에 있으면서, 어린이들을 향한 어른들의 질문들을 엿들을 수 있었는데요. 어린이들이 듣게 되는 질문이 묘하게 다 틀린 말들이어서 개인적으로는 놀라고 웃겼어요. 어른들이 어린이들이 쌍둥이 남매인 것을 모르고 누가 언니인지를 묻는다거나 하는 식으로요. 정작 어린이들은 제법 익숙한 듯 보였고요. 어린이들을 돌보면서 이런 질문들에 난감하셨던 경험이 많으실 것 같아요. 그럴 때 어떻게 대처하시는 편인가요?

더 : 사실 저희는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아요. 상황에 맞춰 정보를 정정하는 정도입니다. 그렇다고 모든 걸 다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편은 아니예요, “여자애보다 남자애가 더 예쁘네” 이런 말에는 꽤나 단호하게 바로 반박합니다. 아이들 외모에 대해서 함부로 평가하지 마시라고요. 이렇게 강하게 반박을 하는 이유는 저희 아이들이 그 말을 듣고 있기 때문이에요. 긍정적인 표현이거나 아이들이 듣기에 허용 가능한 수준의 오해라면 스스로 해결하도록 두는 편이에요. 저희 부부가 자주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것이 의복과 생김새가 성별을 정하지 않는다는 것인데, 그럼에도 저희 아이들도 편견과 고정관념에 기반하여 성별을 추정하거든요. 아이들의 경험이 다양해져서 그런 질문조차 낯설어지면 좋겠어요. 저희가 아이들에게 제공하는 환경이 다양하지 못했나보다고 반성이 되기도 하네요.

더께님의 사진 설명: 2년전 이맘때쯤의 시현이 시호네요. 이제는 치마를 잘 입지 않는 시호지만 저때만 해도 잘 입었습니다. 요새는 친구가 놀릴까봐 선생님이 싫어할까봐 치마를 입지 않지만 언젠간 그러거나 말거나 자신이 좋아하는지만 판단기준이 되기를.
더께님의 사진 설명: 2년전 이맘때쯤의 시현이 시호네요. 이제는 치마를 잘 입지 않는 시호지만 저때만 해도 잘 입었습니다. 요새는 친구가 놀릴까봐 선생님이 싫어할까봐 치마를 입지 않지만 언젠간 그러거나 말거나 자신이 좋아하는지만 판단기준이 되기를.

유 : 아까의 질문이 어린이들이 듣게 되는 질문에 대한 이야기였다면, 이번 질문은 어린이들에게 듣게 되는 질문에 관한 이야기예요. 어린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다보면 자연스레 어린이의 질문에 답을 하는 일이 많아지죠. 답을 하다보면 생각하지도 못했던 말들이 내 입에서 나오기도 하잖아요. 더께님에게 그런 순간이 있으셨는지 궁금해요.

더 : 아이들이 성찬의 의미를 물은 적이 있어요. “생명의 빵을 먹으면 안죽고 계속 살아나?”하고 묻길래 “그렇게 믿으면 그럴 수 있어”라고 답했더니 아이가 “나는 그렇게 믿어”라고 하더라고요. 아이의 말에 아주 오랫동안 스스로 해결하지 못했던 신앙적 의심이 순식간에 풀렸어요. 아이의 말을 듣고나서 그제야 그렇게 믿게 되더라고요.

아이들이 하는 질문들과 대답 속에 깃들어있는 확신은 정말 놀라워요. 한편 부럽기도 하고요. 어느 날부터인가 아이들이 예수님을 믿으면 죽지 않는다는 말을 하더라고요. 아이들 앞에서는 그 말에 동조하는 듯 대꾸했지만 속으로는 ‘글쎄?’라고 되묻고 했습니다. 이런 말이 어떻게 들리실지 모르겠지만 사실 전 하나님이 있는지 잘 모르겠거든요. 나로 사는 내 인생이, 더 크게는 이 세계가 너무나도 참혹하고 고통스러워서 신의 존재를 체감할 수 없었어요. 그래서 아주 오랫동안 신앙인이 맞는지 의심했어요.

지금은 그 의심에 애쓰지 않기로 했어요. 하나님을 만나고 싶다는 강렬한 염원이 제 안에서 사라지지 않는다는 걸 발견했기 때문이예요. 기독교인들은 보통 이런 걸 소망이라고 하죠?(웃음) 여전히 하나님은 만나지 못한 것 같아요. 그런데 그게 뭐 중요할까요? 굳이 따지자면, 신의 존재보다 신을 따르고자 하는 사람들의 염원과 베풂이, 그래요 소망과 사랑이 (웃음)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공동체가 중요한 것 같아요.

 

유 : 아이들이 그리스도인으로 자라기를 바라시나요?

더 : 아이들의 삶에 신의 존재가 있다는 믿음, 그 은혜와 사랑이 아이 자신과 아이가 사는 세상을 지켜주고 있다는 믿음을 무의식에 잘 심어주고 싶어요. 슬프게도 제 무의식에는 ‘바른 신앙’을 가지지 않으면 하나님의 은혜가 허락되지 않는다는 괴팍한 교훈이 자리하고 있거든요. 아이들을 양육하며 그저 존재 그대로 받아들여지고 싶었던 나를 발견하게 돼요. 존재 그대로 사랑받고 싶었던 나를 새삼스레 마주하게 되는 거죠. 아이들에게 그런 괴팍한 교훈을 물려주고 싶지 않아요. 아이들이 그저 그 사랑을 의심하지 않기 바라요. 양육을 하다보면 저는 의심하지 않게 되거든요. 아이들이 태초부터 가지고 태어난 사랑을 의심할 수 없어요. 이렇게 말하고 나니, 생명의 빵을 먹고 죽지 않는다는 믿음이 없던 저에게 그 믿음을 선물해주는 아이에게 참 감사하네요. 아이들을 통해서 하나님을 만난 거 같기도 해요.

 

유 : 제가 더께님을 처음 알게 된 것은 믿는페미 활동을 통해서였는데요. 더께님이 믿는페미와 함께 하게 된 이야기와 그 속에서 가장 뜻깊고 즐거웠던 일 하나를 소개해주세요.

더 : 믿는페미는 그 시작부터 제게 큰 의미였어요. 기독시민단체에서 활동하면서 동지들과 종종 기독교 내 페미니즘 운동이 얼마나 필요한지를 이야기했어요. 제 기억으로, 믿는페미가 결성될 당시에는 페미니즘이 상당히 배척받았던 것 같아요. 사회의 분위기 뿐만 아니라 기독시민단체 안에서도 상당히 낯선 의제였던 것 같고요. 각자가 속한 단체 내에서 다양성이나 페미니즘 의제를 바탕으로 프로그램을 기획하려고 할 때 좌절했던 경험들도 있었고요. 그런 고민의 때를 보내고 있던 와중에 어느날 고맙게도 기독페미운동의 초대를 받았죠.

믿는페미를 만들어가는 과정 중에 함께 나누었던 이야기가 있어요. “이 운동은 우리를 위해 하자” 어느 일이 다 마찬가지이겠지만, 시민단체에서 일을 할 때면 성취를 지향하게 될 때가 많아요. 결과물에 매달리게 되는 일이 많죠. 믿는페미 일을 그렇게 하지는 말자고 다짐했어요. “우리의 이야기를 우리의 방식대로 해보자.” 감사하게도 그 다짐이 잘 지켜졌던 것 같아요. 여전히 믿는페미가 참 좋아요.

믿는페미 활동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강남역 여성혐오 범죄 여성주의 연합예배’예요. 선배 세대들이 저희의 연합예배 제안을 아주 크게 환영하며 함께 해주셨던 게 기억에 남아요. 우리의 운동이 외따로 있지 않고 길게 길게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예배를 준비하는 과정 내내 저희를 존중해주시고 기꺼이 지원해주셔서 참 은혜가 되었답니다.

믿는페미에서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연합예배 처음 주관했을 때의 사진(출처: 뉴스앤조이)과 활동당시 사용했던 명함 일러스트.
믿는페미에서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연합예배 처음 주관했을 때의 사진(출처: 뉴스앤조이)과 활동당시 사용했던 명함 일러스트.

유 : 믿는페미 활동 이전에 기독시민단체에서 오래 활동을 하셨었죠. 복음주의의 아이돌이셨다는 이야기도 풍문으로 들었습니다. 그 시간을 돌아본다면 어떠신지 궁금해요. 그 시간들이 쌓여 더께님의 어떤 모습을 만들었을지도 궁금하고요.

더 : 그 풍문이 잘못된 거 같아요. 아무도 아이돌처럼 여겨주지 않았답니다(웃음). 오래 활동을 했는지도 자신이 없네요. 저는 늘 이곳저곳 도망만 다녔던 기억 뿐이에요. 시민단체에서도, 노동단체에서도, 영 적응을 못했죠. 어쩌면 나의 쓸모를 증명해내야 하는 직장생활 자체가 제겐 버거웠던 거 같아요. 그때는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내가 너무 싫었어요. 이제와 생각해보면 너무 아쉬워요. 더 부딪혀볼 걸, 더 싸워볼 걸, 한번 이겨낼 걸. 그때는 그게 너무 어렵고 무서웠어요. 조금 더 좋은 어른들을 만났더라면 달라졌을까 싶다가도 엄연히 제 몫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아무리 그래도 더 좋은 어른들이 있어야 했어요(웃음).

아쉬움은 아쉬움이지만 저는 여전히 시민 운동에 대한 애정이 커요. 제도와 사회적 인식이 누군가를 소외하고 차별할 때, 가장 먼저 그들과 연대하고 함께하는 곳이 시민운동이니까요. ‘언젠가 다시 시민운동을 업으로 하면서 행복할 수는 없을까?’ 묻기도 해요. 제 짝사랑이죠.

 

유: 이미 더께님은 제 동지라고 생각해요. 그래도- 더께님이 다시 시민운동을 업으로 삼을 때가 온다면, 제가 여전히 그 자리에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잠시 해보았어요. 우리는 제법 쿵짝이 잘 맞는 동료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좋은 어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주셨는데요, 더께님이 생각하시기에 어떤 어른이 좋은 어른일까 궁금해지기도 했어요. 사실 제 새해목표가 ‘점잖고 귀여운 어른되기’거든요. 제게도 좋은 인사이트가 될 것 같아요.

더 : 우선 좋은 동료에 대해서는, 욕심은 늘 있는데 솔직히 자신이 없어요. 저는 아직도 ‘나’를 찾지 못했거든요. 내가 되기 위해 진짜 무진장 노력하고 있어요. 타인의 기분이나 기준들을 더 중시하며 살았던 시간이 너무 길어서 나에게 내가 없다는 걸 안 지 얼마 안됐어요. 만족시킬 수도 없는데 엄청 눈치보고 왜 나는 선배들처럼 될 수 없는 걸까 좌절하느라 오랜 기간 스스로를 상처주고 남을 미워했어요. 그래도 괜찮습니다. 다행히도 제가 아직 한창 젊네요? 남은 인생이 기니 시간은 결국 제 편이겠죠. 언젠간 가까운 곳에서 좋은 동료가 되고 싶네요.

제가 생각하는 좋은 어른이란, 자신의 연약함을 아는 사람이에요. 거기서부터 시작해야 내 불안이나 결핍을 타인에게 전가하지 않는 거 같아요. 제 자신에게 바라는 건데, 불안과 결핍을 타인을 통해서 해소하거나 채우려 하지 않았으면 해요. 감정을 느끼고 표현하는 것, 주고 받는 것을 무서워하지 않고 스스로와 이웃을 존중하는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약자나 소수자에게 자신이 경험한 폭력들을 재현해요. 애석하게도 앞선 세대들은 그걸 알아차리기엔 삶이 너무 궁핍했겠죠. 너무 거창할지 모르겠지만 그런 폭력의 재현을 단절시킬 수 있는 부분이 제 삶의 큰 희망이자 동력이에요.

 

유 : ‘연약함을 아는 사람’은 단단한 사람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더께님은 단단한 사람이고, 좋은 어른이라는 생각도 드네요. 기독교 단체의 실무자가 아니어도 후원자의 자리에서 기독교 운동을 이어가고 계신데요. 근래 더께님의 관심이 무엇인지 궁금해요. ‘새해를 맞아 기독교 운동에 이런 새로운 이야기가 필요하다!’하는 것이 있을까요?

더 : 오늘 이 질문들에 답을 써내려가다 보니, 대림절 네 번째 주의 설교 말씀이 떠오르네요. 목사님께서는 모태신앙이셨지만 초등학교 2학년 때 처음으로 “예수님께서 나를 사랑하신다”는 걸 알게 되셨다고 하셨어요. 당시 교회학교 선생님이 어린 시절 목사님을 마치 어른 대하듯 존중해주셨대요. 그 선생님의 마음씨 덕에 그 예수님의 사랑이 깊이 와닿았다며 말씀을 전하시더라고요.

그 말씀을 전하시는 목사님이 제게는 그 교회학교 선생님 같은 분이었기 때문에 예수님께서 나를 사랑하신다는 그 말씀이 내내 명치에 걸려서 내려 가질 않았어요.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믿고 싶었던 거 같아요. 늦게나마 그 사랑을 받아들여 봅니다. 이런 생각을 톺아보니, 하나님의 사랑에 대한 오해를 풀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교회에서 배운 왜곡된 하나님의 사랑을(바른 신앙을 실천하지 않으면, 하나님의 은혜를 누릴 수 없다는 둥의 제가 버리고 싶은 무의식에 뿌리 깊게 자리 잡은 신앙관이요) 회복하는 과정을 청어람이 만들어주면 좋겠다 싶네요(웃음).

 

유 : 청어람의 어깨가 무거워지네요(웃음) 오늘 인터뷰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사랑’인지도 모르겠어요. 조건 없이 주어지는 사랑, 어딘가에 갇혀 있지 않은 하나님의 사랑을 더 잘 이야기해야겠다는 개인적인 다짐도 해보게 됐고요. 그래서 더께님께 여쭤보고 싶어요. 더께님은 지금 어떤 사랑을 ‘하고 싶은’ 사람인가요? 받고 싶은 사랑과 하고 싶은 사랑은 닮아 있으면서도 다를 수 있을 것 같거든요. 어떤 사랑을 하고 싶으세요?

더 : 받고 싶은 사랑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어쩌면 하고 싶은 사랑은 내 결핍의 투영이지 않을까요? 사랑을 통해 내 결핍을 마주하는 것도 참 좋은 기회지만 거기에 매몰되다보면 내 방식만이 사랑이라며 강권하게 되지 않을까 염려가 되어요. 물론 하고 싶은 사랑도 실컷 해야죠. 그뿐 아니라 받고 싶은 사랑도 넉넉히 주는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유 : 인터뷰의 마지막 순서는 더께님의 신앙 소스리스트*를 들어보는 시간입니다. 더께님의 신앙여정에 영향을 준 세 가지의 소스리스트를 들려주세요. 소스는 책이 될 수도 있고, 음악이 될 수도 있고, 더께님이 만난 사람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무엇이든 좋습니다. (*소스 리스트는 2021년 1월에 시작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재미공작소의 오프라인 문학 행사의 이름입니다. 소스 리스트에서 호스트 작가는 자신의 첫 시집 혹은 첫 소설집 탄생에 영향을 준 영감의 원천 열두 가지를 '소스 리스트'라는 이름으로 소개를 해요.)

 

: 청청(청파교회 청년부)과 김재흥, 청어람

그 시절 청청은 제 신앙의 고향같은 곳이에요. 존재의 모습대로 환대하며 서로에게 품이 되자는 이야기를 반복해서 들었지요. 생각해보면 꽤나 건조하고 느슨한 공동체였는데 그게 퍽 좋았어요. 타인에 대한 개입을 최소화하며 있는 모습 그대로 수용하는 모습이 자연스러운 공동체였는데 멋진 언니오빠들이 많았어요. 또 둥글게 둘러 앉아 예배하며 설교 중인 목사님한테 막 태클도 걸고 농담도 하는 게 자연스러웠어요. 안전지대였죠. 그게 가능했던 이유는 무엇보다 김재흥이라는 사람이 주는 안정감이었던 거 같아요. 제가 경험한 목사님은 섣불리 청년들을 재단하지 않고 다른 무엇에도 휘둘리지 않으시고 고집스럽게 자기만의 목회를 하는 사람이었거든요. 그전의 경험이 지도자로서의 역할에만 집중한 목회자들의 일방적인 소통의 방식이었다면, 청청에서는 각자가 가진 신앙관을 같은 신앙인으로서 경청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낯설었지만 편안했어요.

더께님의 사진 설명: 청청에서 한 달에 한 번 돌아가면서 청년들이 자신이 관심 있거나 함께 공부했으면 좋겠는 걸 2부순서에 진행했었어요. 언니들이 저보고 페미니즘 주제로 해보라고 해서, 페미니즘에 대한 기본적인 소개(?)와 교회 내에서 우리가 어떻게 성평등할 수 있을지 이야기 해보았지요. 18년도 초네요.
더께님의 사진 설명: 청청에서 한 달에 한 번 돌아가면서 청년들이 자신이 관심 있거나 함께 공부했으면 좋겠는 걸 2부순서에 진행했었어요. 언니들이 저보고 페미니즘 주제로 해보라고 해서, 페미니즘에 대한 기본적인 소개(?)와 교회 내에서 우리가 어떻게 성평등할 수 있을지 이야기 해보았지요. 18년도 초네요.

언젠가 말한 적 있는데 제게 청어람은 좀 똑똑한데 안전한 친구 같아서 고마운 게 많아요. 저는 아직도 누군가를 견인해야만 할 때 방어적인 태도로 공격적이게 되어 버려요. 조금 더 나이스한 방법으로 초대하는 사람이 되고 싶은데 늘 어렵더라고요. 청어람의 초대는 늘 유려해요. 섣부르게 판단하지 않고 상호간의 사유를 안전하게 나누는 공간이 되어주는 것 같아요. 귀하다 귀해. 특별히 작년에는 청어람 시모임을 통해서 치유적 경험을 많이 했거든요. 올해도 제발 시모임 꼭 해주세요. 많은 분들이 꼭 이 감동을 아셨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39호, '2025년 12월 신간 소개'에 주신 소감입니다.

  • 우와 이번 호 대박이네요 ㅎㅎ
  • 12월이지만 1월이고 그렇게 교회력의 새해인가 하며 잘 읽었습니다. 전 이번에 미국성공회에서 사제고시를 보는데 기후정의에 대한 문제가 나왔어요. 청어람에서 함께 공부했던 기억으로 답안을 만들며 청어람에게 감사했습니다. 저의 신앙과 신학을 더 깊고 넓게 만들어 주셨더라고요. 김교신 선생의 글도 찾아보아야 겠네요.

깊고 너른 신앙과 신학에 도움이 되셨다니 기쁘고 감사하네요. 앞으로도 눈을 밝혀 좋은 책과 좋은 모임으로 찾아가겠습니다.

 

이번호인 더께더께님의 인터뷰를 읽으신 소감은 어떠셨나요? 마음에 닿은 부분이나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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