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은 누구나 처음부터 어른이었던 건 아니야."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가 떠오르는 특별한 분을 소개합니다.
LG 히다찌 대표에서 한방병원 CEO로, 그리고 지금은 강남 취창업 센터장으로. 놀라운 변신의 주인공에게서 왜 '어린 왕자'의 모습이 보일까요?
세상을 향한 순수한 시선, 대가 없이 돕는 마음, 끝없는 호기심, 그리고 관계를 소중히 여기는 태도, 이 모든 것이 그를 나이를 초월한 '꿈꾸는 왕자'로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그의 '땜빵 인생'은 어린 왕자의 여행을 닮았습니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자연스럽게 흘러온 길. 돈을 좇지 않았는데 오히려 성공이 따라온 역설적인 인생 2막.
순수함과 꿈을 잃지 않은 채, 세상을 변화시키는 한 사람의 특별한 여정 속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인터뷰 핵심 요약
- LG 대표까지 오르며 물질적 성공을 이뤘으나, 행복하지 않았습니다.
- 중국 어학연수 중 다음 세대에 대한 비전을 꿈꾸게 됩니다.
- 네팔에서 인간의 작음을 깨닫고, 타인을 돕고자 하는 마음이 커집니다.
- 거절을 못 해 도왔던 일들이 예상치 못한 기회로 이어집니다
- 꿈이 없고 성장을 멈춘 중년들을 위해 가치 있는 삶을 돕는 커뮤니티를 만듭니다.
자기소개와 현재 하시는 일은?
현재 강남 취창업 허브센터 센터장으로 일하며, 오픈놀 회사의 고문 및 코치 업무를 병행하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LG 히다찌에서 30년, 위담 한방 병원에서 6년간 근무하며 IT와 의료 바이오 분야에서 총 36년의 다양한 직장 경험을 쌓았습니다.
최종원님의 4단계 인생 Chapter
꿈꾸는 요새 최종원님의 인생 여정
성공 추구에서 시작해 타인의 행복을 돕는 삶으로 진화하는 4단계 인생 여정
인생의 Chapter1 : Work-Life Balance
Q1. LG 히다찌에서의 경력과 목표는?
LG 히다찌에서 개발자로 시작해 전략, 기획, 영업, 사내 벤처, 일본 지사까지 다양한 업무를 경험했습니다.
당시 제 목표는 '성공'이었어요. 대학교 1학년 때 만나 일찍 결혼한 아내와 아이들을 위해 돈을 벌고 승진하는 것이 최우선이었죠.
이때 제게 Work-Life Balance는 명확했습니다. 'Work'는 열심히 일하고 돈 버는 것. 'Life'는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쉬는 것으로 이분법적으로 나누어져 있었죠.
Q2. '성공'을 이루셨지만, 만족하셨나요?
열심히 일한 결과, 40대에 사장이 되었습니다. 승용차, 기사, 비서, 골프 회원권 등 소위 말하는 '성공'을 이뤘죠. 하지만 만족스럽지 않았습니다.
성공을 할수록 오히려 회사의 노예가 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나 자신이 아닌 회사의 실적을 위해 사는 것 같았죠.
처음에는 겸손한 CEO였지만, 점차 변해갔습니다. 직원들을 실적으로만 평가하고 구조조정을 하는 냉혹한 CEO가 되어갔어요.
결국 성공은 했지만 행복하지 않았습니다. 점점 더 회사에 묶여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Q3. 퇴직 후 중국을 가게 된 계기와 경험은?
퇴직 후 처음에 뭘 해야 할지 불안했어요. 이렇게 지내다가 우울증 걸리겠다, 새로운 걸 배우고 안 가본 곳에 가 봐야겠다. 그런 마음이 들었어요.
회사 다닐 때 중국어 공부를 가르치던 선생님을 통해 북경어언대학이라는 데 가서 어학연수를 하게 되었어요.
그곳에는 18~22살의 유럽 학생들이 약 70%를 차지했어요. 유럽이 취직이 잘 안되니까 중국에서 일하려고 정말 열심히 하더라고요.
반면 우리나라 청년들은 대학 입시 실패나 부모님의 권유로 온 경우가 많아, 수업에 잘 참여하지 않고 공부에 소홀한 모습을 보였죠.
이런 모습에 안타까움을 느껴 한국 CEO들과 함께 청년들을 위한 비전 컨퍼런스를 열었습니다. "미래에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주제로 특강도 진행했어요.
이 경험을 계기로 한국에 돌아와 청년 단체에 가입해 청년들을 돕는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Q4. 네팔 여행이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나요?
아내와 함께 한 달간 트레킹을 하면서, 수천 년 된 자연 속에서 제 자신의 작음을 깨달았어요.
이 경험을 통해 앞으로의 삶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누었고, 돈보다는 남을 돕고 나눔과 사랑의 가치를 실현하는 삶을 살기로 결심했습니다.
그 후 네팔을 9번 더 방문했는데, 그곳 어린아이들의 눈망울을 잊을 수가 없었어요.
카트만두의 고아원을 방문하고, 산간 마을에 있는 사랑꽃 학교에 태양광 설비를 설치해 전기를 공급했습니다.
한국에서 받은 중고 컴퓨터를 깔아주고 도서관도 만들어 주었죠. 이런 활동들을 하면서 정말 큰 즐거움과 행복을 느꼈습니다.
Q5. 퇴직 후 예상 밖의 새로운 도전들은?
네팔 여행 후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본 PD님의 제안으로 "꿈꾸는 여행자"라는 라디오 프로그램의 DJ를 2년 반 동안 하게 되었어요.
이는 전혀 계획하지 않았던 일이었죠.
또한, 퇴직 직후부터 "CEO가 쏜다"라는 청년 지원 프로그램을 시작해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습니다.
퇴직 후 의도한 바가 아니었지만, 이렇게 변화무쌍하게 흘러가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경험들이 연이어 찾아왔고, 그 속에서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인생의 Chapter2 : Work-Life Harmony
Q1. 한방 병원 CEO가 된 계기는?
한방 병원 이사장님이 청년 리더를 양성하는 일을 도와달라고 부탁하셨어요. 거절을 못 하는 성격이라 자원봉사로 교육 강사로 도와드렸죠.
이 일이 계기가 되어 더 큰 제안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사장님은 본인이 의료 쪽에 더 집중하고 싶어 하셨고, 저에게 경영을 분담해달라고 하셨어요. 특히 병원 과학화를 위해 IT나 AI 도입을 강화하고, 병원 문화를 개선하는 일을 맡았습니다.
Q2. 어떤 일을 하셨나요?
여러 병원의 총괄 대표를 맡으면서, 바이오 회사 2개를 새롭게 설립했습니다.
신사업 분야로 IT와 AI를 의료에 접목하는 R&D 프로젝트를 진행했죠.
주로 병원의 미래 먹거리를 찾는 일에 집중했는데, 이는 단순히 병원의 이익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고객에게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하고 사회에 공헌하는 방향으로 진행했습니다.
Q3. 일과 삶의 조화는?
일과 삶의 조화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졌습니다.
직원들의 애로사항을 듣기 위해 아침 일찍 출근해 50명의 물리치료사들에게 직접 치료를 받으며 소통했어요. 20분간의 치료 시간 동안 그들의 의견을 듣고 반영하려 노력했죠.
병원 이사장님이 사회봉사를 중요하게 여기셔서, 저도 장학 단체와 교육 관련 지원 등 다양한 사회 활동에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활동들이 일과 삶의 조화로 이루어졌습니다.
가장 보람 있었던 건 양방에서 치료하지 못했던 환자들이 우리 병원에서 건강을 되찾는 모습을 보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경험들이 제 일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해 주었죠.
Q4. 한방 병원 퇴직 후, 변화는?
6년간의 한방병원 근무를 마치고 퇴직했습니다.
LG에서는 실적에, 한방병원에서는 이사장님의 생각에 묶여 있다는 느낌이 들어 좀 쉬고 싶었어요. 그래서 조용히 지내고자 양양으로 갔죠.
그런데 뜻밖에도 많은 사람들이 저를 찾아오기 시작했어요.
특히 병원 시절 만났던 분들이 와서 시니어를 위한 새로운 사업을 제안했습니다. 그들을 돕고 성장시키자는 아이디어에 설득되어 결국 새로운 회사를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인생의 Chapter3 : Work is Life
Q1. 강남 취창업센터 센터장은 어떻게 맡게 되셨나요?
창업을 준비하고 있을 때, 중국에서 오랫동안 만난 오픈놀 권인택 대표로부터 연락이 왔어요.
회사를 좀 도와달라고 오픈놀의 고문도 하고, 강남 취창업 센터를 운영하는데 센터장, 청년 창업 사관학교 코치일까지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Q2. 센터장과 코치로 경험은 어떠셨나요?
정말 재미있고 보람찬 일이었습니다.
창업의 어려움을 겪는 젊은 친구들에게 필요한 지원을 해주는 게 주 역할이었죠. 노무사, 교수, 투자자, 잠재 고객사 등을 연결해 주는 코디네이터 역할을 했습니다.
코치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건 협력적인 문화를 만드는 것이었어요. 선의의 경쟁 속에서도 서로 격려하고 도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죠. 지금 함께 하는 동료들이 평생의 친구이자 협력자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항상 꿈의 중요성을 이야기했어요. "어떤 꿈을 꾸냐?"고 물으며, 돈이든 사회 변화든 꿈이 있어야 진정한 도전이 가능하다고 조언했습니다. 꿈이 있으면 실패도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자주 강조했죠.
Q3. '꿈꾸는 요새' 신중년 커뮤니티를 만든 이유는?
'꿈꾸는 요새'는 신중년과 청년을 연결하는 성장 플랫폼입니다.
취창업 센터에서 청년들에게 신중년 멘토가 필요하다고 느꼈고, 동시에 퇴직한 신중년들의 새로운 삶을 지원하고자 시작했어요.
우리 커뮤니티는 다양한 세대가 모입니다. 퇴직한 부모님과 그 자녀들, 20-30대 청년, 중년 대상 비즈니스를 하는 스타트업 대표등 약 200명이 함께하고 있죠.
활동으로는 함께 공부하고 성장하며, 청년 스타트업과 연계해 서로 돕고, 취업 지원과 사회 공헌 활동도 합니다.
제가 이 커뮤니티를 만든 이유는, 퇴직 후 골프와 여행만 즐기는 것이 아니라, 봉사와 청년 지원을 통해 가치 있는 삶을 살자는 취지예요. 은퇴 후에도 일이 곧 삶이 되는 모델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제 꿈인 "나의 꿈이 너를 빛나게"를 실현하는 방법이에요. 신중년들의 성장과 자신의 행복만이 아닌, 다른 이들을 돕는 삶을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꿈꾸는 요새'의 목표입니다.
최근 투자하겠다는 곳도 나타나서 저희가 공격적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아졌습니다.
인생의 Chapter4 : 꿈의 크기만큼 산다.
Q1. 본인의 인생을 정의한다면?
어릴 때 두 분 부모님이 모두 중풍으로 쓰러지셨어요.
아버님이 외출하실 때 왼쪽에 지팡이를 짚고, 오른손으로 제 손을 잡고 걸었죠. 그래서 제 별명이 "지팡이"였습니다.
지팡이는 누군가를 지지하고, 때로는 방향을 제시하고, 리더의 역할을 할 수 있죠. 이 경험이 제 정체성의 중요한 부분이 되었습니다.
또 하나는 거절의 역설인데, 미팅 시 누가 급하게 못 나온다고 해서 대신 나간 자리에 지금의 아내도 만나고, 회사에서 스탭으로 임원을 도왔는데 임원분이 갑자기 권고사직을 하게 되면서 제가 임원이 되고, 거절을 못 해 돕던 일들로 인해 일이 많아지고 연결이 되고 지금 여기까지 오게 되었어요.
"땜빵 인생" 거절을 못한 일들이 지금 많은 기회로 돌아왔죠.
Q2. 꿈은 뭔가요?
처음엔 '성공'이 꿈이었고, 그다음엔 '나의 행복 추구'. 지금은 '다른 사람의 삶에 행복을 주는 사람'이 되는 것이 꿈이에요. 이런 가치관을 담아 책도 썼죠.
마지막은 '평안한 삶'으로 인생을 마무리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오지 탐험가가 되는 것이 마지막 버킷리스트예요.
Q3. 퇴직을 앞둔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
퇴직 후 같은 직종으로 옮기려 하다 보면 점점 작은 회사로, 낮은 연봉으로 가게 됩니다. 적절한 시기에 직업도 삶도 과감한 전환이 필요합니다.
현재는 긱 이코노미 시대입니다. 개인으로 보면 N잡러가 되어야 해요.
멀티 잡을 위해 3-4개의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세요. 특히 자신만의 콘텐츠와 디지털 역량이 중요합니다.
봉사와 커뮤니티 활동 등에서 예상치 못한 기회가 올 수 있습니다. 회사일에만 올인하지 말고 다양한 활동들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내 인생에 다시는 하고 싶지 않은 3가지
인생 여정에 꼭 갖고 가고 싶은 3가지
죽는 날까지 사람의 생명력이 느껴지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돈이나 사람에 얽매이지 않는 진리에 의한 자유. 나와 가족을 넘어 이웃을 사랑할 수 있는 참된 사랑을 가져가고 싶습니다.
나의 인생 선언문
인생의 전성기가 지금이라고 얘기하는 최종원 님은, 아마도 자신의 꿈을 현실로 만들어가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꿈을 꾸는 자만이 도전할 수 있고, 그 꿈을 위해 나아갈 수 있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닫게 됩니다.
중년의 꿈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요?
나의 꿈으로 시작해, 가족을 넘어 타인의 꿈을 품는 더 큰 꿈.
어쩌면, 그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소명이자 삶의 가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다음 주에도 새로운 인사이트를 주실 분으로 찾아뵙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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