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몸, 나의 선택 - 선택 전 충분히 고민하고 있나요?

2023/05/25 성실한이야기 #14. 나의 몸, 나의 선택 - 선택 전 충분히 고민하고 있나요? (성과 나의 선택 2편)

💬오늘의 성실한이야기

'성' 하면 무엇이 생각나세요?
성별? 성범죄? 다양한 스킨십? 성을 입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오늘의 레터를 준비했습니다.

성과 선택 2번째 레터, 나의 몸과 관련된 선택은 무엇이 있는지 나눠봅시다.

밑줄이 그어져 있는 텍스트는 링크가 걸려있으니 클릭해서 더 자세한 기사를 읽어보세요.

✅선택이란 무엇일까? 본질부터 다시 보기

옷을 산다고 생각해 봅시다. 보통 옷을 사기 전에 무엇을 고민하시나요?

어떤 쇼핑몰에 혜택이 있는지, 배송이 빠른지, 포장이 꼼꼼한지 등 다양한 요소를 비교할 수 있죠. 그리고 모든 것을 취합해서 최종 선택된 옷을 결제합니다.

모든 선택은 양질의 정보를 기반으로 할 때 후회가 적습니다. 성과 관련된 선택에도 똑같은 과정이 진행되나요? 쇼핑하면서 결제 전에 미리 정보를 파악하는 것처럼, 성에 대한 선택도 미리 정보를 알고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만 생활에 필요한 다른 정보에 비해 성에 대한 정보는 유독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이 아쉽습니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해나갈 게 많네요.

성적자기결정권을 성관계나 성행위에 대한 선택으로 좁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성에 관한 선택이 스킨십만 있는 건 아니죠.

오늘은 마침표를 찍었던 문장에 물음표를 붙이는 시간입니다. 선택 전에 무엇을 고민해야 하는지부터 다시 생각해 봅시다.

💌소개팅 주선자는 국가, "아기 좀 낳아주세요"

서울시 주도로 청년 대상 소개팅이 진행될 예정이에요. '청년 사랑 프로젝트', '서울팅' 이라고도 불리는 이 행사는 출산 장려 정책의 일환입니다.

국가 주도 소개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닌데요. 대구, 구미, 성남에서도 진행되거나 예정되어 있습니다.

이 정책 효과 있을까요? 이 정책에서 출산은 그냥 사랑하면, 결혼만 하면 하는 것처럼 보이네요.

👶출산, 그냥 사랑하면 가능한 걸까?

가장 기본적인 성과 관련된 선택은 나의 몸에 대한 선택입니다. 출산 장려 정책과 연결되는 임신과 출산도 몸과 관련된 선택이죠. 출산, 그냥 사랑하면 할 수 있나요? 법적으로는 출산의 기준이 없는데, 현실에서는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다.

임신을 하고 싶어도, 결혼하지 않은 비혼이면 체외 수정(시험관 아기)이 어렵습니다. 병원의 입장을 들어 보면, 법적으로 가능하지만 이후 건강보험에서 진료비 삭감이나 과한 증명 자료를 요구한다고 해요. 그래서 병원 자체적으로 하지 않기로 결정하는 거죠. 사회의 변화는 항상 법, 대중, 현실의 조건이 함께 해야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이 여실히 드러나는 사례입니다.

그렇다면, 결혼을 한 사람은 임신과 출산을 온전히 자신의 의지로 선택할 수 있을까요? 기혼자는 기혼자대로 임신을 원하지 않는데 주변의 압박을 받는 경우가 많아요. 많은 사람이 명절 잔소리에 가격을 매겨야한다고 분노할 때, 출산에 대한 가격이 유독 비싼 것도 인생에 큰 변화를 주는 요인이기 때문이겠죠?

'아기는 언제 가질래?'라는 질문은 외국에서 '언제 성관계를 하시나요?' 라고 질문하는 것과 같습니다.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질문에 대한 사회적인 논의가 더 많이 이루어지면 좋겠습니다.

온전한 선택을 위해서는 선택지에 대한 정보를 아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이야기했었죠. 임신, 출산과 관련된 정보 어디서 얻으시나요? 아니, 그 이전에 언제 찾아보시나요?

임신 초기에 잠이 쏟아지는 경우가 많다는 사소한 것부터 임신성 당뇨가 생길 수 있으니 식이 조절이 필요하다는 점, 속이 비어있으면 불편한 먹덧도 있다는 것 등 임신에 대한 정보 어디까지 알고 있나요?

다양한 정보를 학교 정규 교육과정에서 다 배우기도 어렵지만, 실제로 임신, 출산하는 시기에는 거의 잊은 상태죠. 성인을 대상으로 한 성교육은 자녀 교육을 위해 공부하는 양육자 외에 수요가 적은 게 아쉽습니다. 무엇보다 자신의 선택을 위해 성을 공부하는 사람들이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나의 몸과 관련된 다양한 선택지

그 외에도 나의 몸과 관련된 선택은 많습니다. 여성의 경우 다양한 월경용품이나 가슴 속옷 종류나 착용 여부를 고를 수 있고, 남성의 경우 포경 수술을 할지 말지, 언제 할지, 어떤 병원에서 할지 등을 고를 수 있죠. 사춘기에 직접 선택하셨나요?

작년 하반기에 한 프로그램에서 단체로 포경수술하는 과정이 방송되어 큰 이슈가 되었는데요. 포경수술을 하기에 앞서 고민하는 것은 물론, 마취와 수술을 하는 과정이 전부 방송에 노출되었어요.

수술을 할지 말지 뿐만 아니라, 그 사실을 공개할지 말지에 대한 권리 또한 양육자가 아닌 수술을 한 당사자에게 있는데, 아이들이 동의한 게 맞느냐고 불만을 가진 시청자가 많았었죠.

아동 청소년의 권리는 종종 양육자에게 모두 이관된 것처럼 여겨지기도 하기에 원치 않는 노출이 되는 경우도 많아요. 그렇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아동 청소년의 잊힐 권리에 대해 관심이 생기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었을지도 모르겠네요.

🤳아동 청소년의 잊혀질 권리

세계적으로 엄청나게 팔린 밴드 '너바나'의 아기의 나체가 나오는 앨범을 기억하시나요? 돈을 쫓아가는 아기의 사진이 앨범과 잘 어울린다는 평이 많았죠. 지금은 성인이 된 사진의 주인공이 성 착취로 고소를 진행하였지만, 결국 소송은 기각되었어요.

흑역사가 된 이전의 사진이 지금도 퍼지고 있다면 그 영향력은 상상 이상일 것이에요. 23년 4월 24일부터는 우리나라에서도 잊힐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정책이 시행되었어요. 본인이 올린 글을 기준으로 삭제를 지원하는 '지우개' 서비스가 그 주인공이에요.

아직은 자신이 직접 올린 게시글만 삭제 가능하지만, 다른 사람이 올린 게시글에 대한 상담을 제공하니 지우고 싶은 인터넷 기록이 있다면 문의를 추천해 드립니다. '디지털 장의사'의 비용이 부르는 게 값인 추세를 본다면, 대상자 확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할 수도 있겠네요.

물론 잊힐 권리를 생각하기 이전에, 동의받은 사진만 올리는 것도 중요하겠죠?

실제 아동 청소년 수업을 하다 보면 '내 사진 카톡 프사하지 말라고 했는데 했어요' 라고 불평을 듣곤 합니다. 친구와 함께 찍은 사진, 자녀와 함께 찍은 사진은 동의를 구하고, 길에서 다른 사람 얼굴이 보이는 사진 등 동의를 구할 수 있는 사진은 모자이크를 필수로 해야 합니다.

법적인 문제가 아니라 예절의 문제로, 문화가 만들어지기 이전에 스마트폰이나 카메라 기술이 많이 발전했기에 관련 범죄가 많이 일어났다는 사실이 아쉽습니다. 대부분의 기술은 사람의 인식 변화에 맞춰 발전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기에 사진 공유를 비롯한 디지털 세계의 성예절도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함께해 주시는 분이 많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