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구독자 님, 영원입니다.
구독자님은 여행을 좋아하시나요? 여름휴가 시즌이라 어쩌면 여행지에서 이 레터를 읽고 계신 분도 있을 것 같아요.
저는 여행을 꽤 좋아하는 편인데요. 사실 한동안은 여행이 예전만큼 재미없다고 느껴졌던 적도 있었어요. 왜 여행을 떠나는 걸까, 여행의 의미는 뭘까 하는 생각이 들어 주변 사람들에게 종종 물어보고 다녔는데요.
그때 한 친구가 이런 이야기를 해줬어요.
"여행이 좋은 이유는 먼 미래에 대한 고민이나 내가 안고 있는 문제가 아니라, 오늘 하루를 충만하게 채우고 숙소에 들어가 푹 자는 것에만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야."
그 말이 오래 마음에 남았습니다. 이후로는 저도 그 문장을 여행의 모토처럼 품고 다니게 되었어요. 그래서인지 여행을 떠올리면 화려한 풍경보다도, 그날 하루를 온전히 살아낸 순간들이 먼저 기억납니다.
오늘의 레터는 책을 따라 떠났던 유럽에서의 갭이어, 그리고 그 여행이 제게 남긴 순간들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이번 주 SIDE 몰아보기 👀
■ [CURATION] 졸업 대신 떠난, 유럽 문학 기행 by 영원
■ [News] 하우스 아카이브 워크숍 프로그램 오픈
■ [Bonus] 요즘 리스트 by 영원

졸업 대신 떠난, 유럽 문학 기행
독일 - 프랑크푸르트
모든 시작은 우연이었다.
독일에 도착한 뒤, 독일 문학의 상징 같은 존재인 괴테의 생가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가벼운 마음으로 괴테 하우스를 찾았다. 그때는 이곳이 반 년 동안 이어질 문학기행의 출발점이 될 줄은 몰랐다.
괴테 하우스는 괴테가 젊은 시절 살았던 집과 그 옆 박물관으로 이루어져 있다. 잘 보존된 괴테의 집도 흥미로웠지만 더 마음이 갔던 곳은 박물관이었다.
고전주의와 낭만주의 작가들을 조명하는 전시부터 직접 문장을 타이핑해 보는 타자기, 태엽을 감으면 이야기가 움직이는 설치 작품, 시를 들을 수 있는 청음 공간까지. 문학을 눈으로만 읽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체험하게 만드는 공간이었다.
출구로 향하는 계단을 내려가다 괴테의 정원이 내려다보이는 작은 공간을 마주한 순간, 이 박물관과 완전히 사랑에 빠졌다. 거대한 창과 의자만 놓인 조용한 공간은 괴테의 책을 읽기 위해 마련된 것처럼 보였다. 아쉽게도 독일어를 읽을 수 없었던 나는 책 대신 잠시 머물며 일기를 썼다.
문득 괴테가 이 집에서 썼다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 궁금해졌다. 다음 일정이었던 슈테델 미술관은 미루고, 마인강에서 책을 읽기로 했다. 실내에만 있기엔 날이 너무 좋았다. 잔디밭에 누워 베르테르를 읽고, 노을과 사람들을 바라봤다. 그렇게 시작한 괴테는 『파우스트』로 이어졌고, 결국 『이탈리아 기행』을 들고 로마까지 가게 된다.
돌아보면 모든 시작은 괴테 하우스였다.
📚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괴테) ㅣ 📚 파우스트 (괴테)
📍괴테 하우스 ㅣ📍마인강
모로코 - 마라케시
유럽에 있는 동안 꼭 한 번은 아프리카에 가보고 싶었다. 모로코는 유럽에서 가장 가까운 아프리카였고, 무엇보다 내가 오래 좋아했던 이야기들이 만나는 장소였다. 사하라 사막은 『듄』의 영감이 된 곳이고, 마라케시는 이브 생 로랑이 사랑했던 도시다.
직항 비행기가 없어 경유지인 암스테르담 공항에서 15시간을 노숙하고, 다시 긴 이동 끝에 사하라 사막에 도착했다. 지금 아니면 언제 이런 모험을 해볼까 싶었다.
사하라에서는 계속 『듄』을 떠올렸다. 모래밖에 없는 풍경, 피부를 태우는 열기, 끝없이 이어지는 사구를 걷다 보니 프레멘들이 왜 그렇게 걸었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았다. 영화의 배경을 본 것이 아니라, 소설이 탄생할 수밖에 없었던 풍경을 직접 경험한 기분이었다. 구름이 많아 별도, 노을도 기대만큼은 아니었지만 전혀 아쉽지 않았다. 내 목적은 사막의 아름다움보다 『듄』의 사막을 경험하는 것이었으니까.
마조렐 정원에는 『나의 이브 생 로랑에게』를 다시 읽고 갔다. 이브 생 로랑과 피에르 베르제가 생전에 가꾸고, 이후에 그들이 묻힌 마조렐 정원은 아름다웠지만, 그들의 흔적은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오히려 기억에 남은 건 포토존에서 책을 꺼냈다가 문학과 카프카를 좋아하는 법학도 가드와 나눈 대화였다. 낯선 아프리카의 정원에서 처음 만난 사람과 문학을 이야기하게 될 줄은 몰랐다. 여행을 완성시키는 것은 결국 사람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느꼈다.
정원을 나오며 생각했다. 앞으로도 『나의 이브 생 로랑에게』를 적어도 10년은 더 좋아하게 될 것 같다고.
📚 듄 (프랭크 허버트) ㅣ 📚 나의 이브 생 로랑에게 (피에르 베르제)
📍사하라 사막 ㅣ 📍마조렐 정원
(..중략)
🍵 영원의 큐레이션 전문은 사이드 웹사이트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하우스 아카이브 워크숍 프로그램 오픈
🍵 영원: 하우스 아카이브에서는 브랜드를 둘러보는 것뿐만 아니라, 직접 만들고 배우며 집에 대한 취향을 깊이 탐구할 수 있는 라운지 프로그램도 함께 준비했어요.
식물과 함께하는 삶을 이야기하는 토크부터, 아로마 클래스, 플레이모빌 키링, 룸 스프레이, 와이어 드로잉까지. 집이라는 공간을 더 즐겁게 만드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나보세요.
모든 프로그램은 소규모 인원으로 진행되니, 관심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미리 신청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
🖼️ [맹그로브] 우리 집의 소중한 한 장면: 와이어 드로잉 액자
집에서 가장 좋아하는 순간을 와이어 드로잉으로 천천히 그려 액자로 완성합니다. 잘 그리지 않아도 괜찮아요. 조금 서툴러도 그 모습 그대로 특별한 작품이 됩니다.
🙌 이런 분께 추천해요!
손으로 만드는 작업을 좋아하는 분
집에 오래 남을 특별한 소품을 만들고 싶은 분
나만의 공간을 기록하고 싶은 분
🌸 [맹그로브] 내 방에 향을 들이다: 룸 스프레이
전문 조향사와 함께 다섯 가지 향을 시향하며, 오직 내 방을 위한 향을 찾아 나만의 룸 스프레이를 만들어봅니다.
🙌 이런 분께 추천해요!
공간의 분위기를 향으로 바꾸고 싶은 분
나만의 취향을 담은 향을 만들고 싶은 분
조향 클래스를 경험해보고 싶은 분
🧸 [맹그로브] 지금의 나를 만나기: 플레이모빌
우연히 만난 플레이모빌을 나를 닮은 색과 소품으로 꾸며, '지금의 나'를 담은 키링을 완성해보세요.
🙌 이런 분께 추천해요!
- 나를 표현하는 작은 소품을 만들고 싶은 분
- 취향을 손으로 만드는 시간을 좋아하는 분
- 하우스 아카이브를 특별한 추억으로 남기고 싶은 분
🪴 [선데이 플레닛] 식물과 함께 사는 고민이 브랜드가 되기까지
식물을 키우는 일을 넘어, 하나의 브랜드를 만들어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선데이플래닛47과 KLIF를 운영하며 마주한 고민과 시행착오, 그리고 실내 조경과 공간 브랜딩에 대한 깊은 이야기를 나눕니다.
🙌 이런 분께 추천해요!
식물과 함께하는 삶과 플랜테리어에 관심 있는 분
자신만의 고민을 브랜드로 발전시키고 싶은 분
공간 브랜딩과 라이프스타일 브랜드가 궁금한 분
🌿 [더퍼블리셔] 나를 돌보는 아로마 클래스
전문 아로마 테라피스트와 함께 나만의 롤온과 핸드워시를 만들며, 천연 아로마를 일상 속에서 편안하게 활용하는 방법을 배워봅니다.
🙌 이런 분께 추천해요!
잠시 쉬어가며 나를 돌보는 시간이 필요한 분
향을 통해 일상의 휴식을 만들고 싶은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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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우스 아카이브> 베이직 티켓 예매 중!
🍵영원: 슈퍼 얼리버드와 얼리버드 티켓은 모두 매진! 현재는 베이직 티켓 예매가 진행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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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𝗛𝗢𝗨𝗦𝗘 𝗔𝗥𝗖𝗛𝗜𝗩𝗘: 𝗛𝗼𝗺𝗲 𝗗𝗶𝗴𝗴𝗶𝗻𝗴 𝗙𝗮𝗶𝗿❯ Presented by Life.z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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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13 THU — 08.16 SUN COEX THE PLATZ HALL 2F
⁍ 주최 @lifezip_kr ⁍ 주관, 운영 @side.collective
'저마다의 시작이 있다'는 위로, 혹은 용기
습관처럼 들여다보는 SNS를, 문득 멀리 하고픈 날이 있죠.
저는 특히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해질 때'가 그래요. 누군가의 빛나는 순간을 마주하면, 아직 꺼내지도 못한 나의 꿈이 한없이 작아 보이곤 하더라고요. 이럴 땐 오히려 100만 유튜버의 첫 동영상이나, 아직 미숙하지만 패기 있는 누군가의 시작을 보며 '누구나 이럴 때가 있다'는 위로를 얻기도, '나도 할 수 있다'는 용기를 받기도 해요.
SIDE 매거진 창간호에는 그런 '작은 시작' 이야기들을 담았습니다.
사콜 크루들이 자신의 시작을 돌아보는 에세이부터, 나다운 시작을 그려온 아티스트의 인터뷰, 한 사람의 작은 꿈에서 출발한 페스티벌의 탄생까지. 각자의 방식, 저마다의 속도로 나아가는 다능인의 이야기와 함께 구독자 님의 시작을 만들어보세요!
🔭 보너스 코너! 요즘 리스트 by 영원
🎬 now watching - Dish Podcast
저는 요리에 대한 영상물을 아주 좋아하는 편입니다. 혼자 밥을 먹을 때 밥 친구로 딱 맞거든요. 혼술을 하러 다니는 주인공이 나오는 일본의 드라마 시리즈도 좋아하고요, 요즘 푹 빠진 건 유튜브의 'Dish Podcast'예요. 할리우드의 배우들이나 유명인들이 나와 쉐프와 음식을 먹으며 이야기하는 프로그램인데요, 한국인에게는 생소한 세계 각국의 음식과 입담 좋은 배우들의 이야기를 곁들여 저도 한 끼 식사를 해결하고 합니다.
📖 now reading - 이탈리아 기행 (괴테)
이탈리아 기행을 다시 읽고 있어요. 지난번에는 제가 여행하지 않는 곳에 관한 이야기는 건너뛰었거든요. 그래서 지금은 나폴리와 시칠리아에 대한 부분을 읽고 있습니다.
"내게 필요한 것은 다시 세상일에 관심을 갖고, 나의 관찰력을 시험하는 일이다. 그리고 나의 학문이나 지식이 어느 정도인지, 나의 눈이 맑고 순수한지, 얼마나 많은 것을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는지, 나의 정서 속에 각인된 주름들을 지워 원상회복시킬 수 있는지 여부를 사색해야 한다. (59p)"
이탈리아 기행에도 여행에 관한 좋은 문장이 나와 옮겨 적어봅니다. 괴테는 이 여행 이후 파우스트를 완성하는데요, 그래서 이 책에는 여행뿐 아니라 창작에 관한 이야기도 많이 담겨 있답니다. 여행 이야기를 좋아하는 분들뿐 아니라 대문호가 어디서 영감을 받는지 창작 이야기가 궁금한 분들도 재미있게 있을 수 있을 것 같아요!
🎵 now playing -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
얼마 전, 애플 뮤직 상반기 리플레이에서 가장 많이 들은 앨범이 <Beethoven: Piano Concerto No.6 in E-flat major, Op 73 "Emperor">라고 알려주더라고요. 베토벤 '황제'는 저의 집중 필승 곡입니다. 총 40분 정도 되는데, 강렬하고 화려한 기교가 많은 곡이라 졸리거나 지루하지는 않아요. 그렇지만 가사가 있거나 난해하지는 않아서 집중을 거스르지도 않습니다. 저는 주로 글을 쓰거나 책을 읽을 때 자주 들어요. 강렬한 집중이 필요하실 때 들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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