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구독자 님, 수현입니다.
요즘 바깥에 나가면 숨이 턱 막힐 만큼 더운 날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저는 이상하게도 여름만 되면 늘 입맛을 잃어요. 어릴 때부터 그랬습니다. 여름이 오면 기력이 뚝 떨어지고, 이유 없이 마음도 축 처지곤 했어요. 조금 우습죠. 오히려 차갑고 시린 겨울에는 힘이 펄펄 나는데, 여름만 되면 남아 있던 에너지마저 모두 빠져나가는 기분이 듭니다.
저는 요즘 영화를 만들고 있습니다. 올해 초, 오래도록 꿈꿔왔던 학교에 들어가 연출을 공부하게 됐어요. 나이도, 현실적인 형편도, 앞으로의 불확실함도 많이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다양한 영상을 만들고 프리랜서로 살아오면서도 제 안의 허기는 좀처럼 채워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결국 뒤를 돌아보지 않겠다고 마음먹었고, 다시 영화로 돌아왔습니다.
오늘은 여러분과 꿈에 대한 제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합니다. 한낮의 태양처럼 뜨겁고 희망찬 이야기는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오히려 눅눅하고 습하고, 읽다 보면 왠지 모르게 마음 한편이 서늘해지는 이야기일 수도 있어요.
이번 주 SIDE 몰아보기 👀
■ [INTERVIEW] 나만의 속도로 항해하는 모험가 임수민 by 해찬
■ [ESSAY] 졸업 대신 떠난, 유럽 문학 기행 by 수현
■ [NEWS] 이구홈 갤러리 in 서울
■ [BONUS] 요즘 리스트 by 수현

‘나’라는 나침반을 따라 나만의 속도로 항해하는 모험가 임수민
포토그래퍼, 세일러, 쑤파클링 레모네이드 대표, 요기니, 통영 숙소 운영자… 임수민을 설명하기엔 이름표 하나는 어림 없다. 그는 작은 취향 하나도 흘려보내지 않고, 매걸음을 자신의 정체성으로 흡수해왔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항로를 개척하기까지, 그의 곁에는 늘 하나의 질문이 있었다. ‘이게 정말 나다운가?’ 같은 질문의 대답으로 스트릿 포토그래피에 빠지고, 태평양을 건너고, 요트를 사고, 통영에서 레몬샵을 열었다. 멀리 돌아가는 듯 보였던 선택의 근거는 ‘나다움’이었고, 여전히 같은 마음으로 자신만의 항해를 펼치고 있다.
쑤파클링 레모네이드는 어떻게 시작하게 된 거예요?
처음부터 ‘통영에 내려가서 브랜드를 해야겠다’ 이런 생각은 전혀 없었어요. 프리랜서 일을 할 때였는데, 일이 끊어지면 알바를 하거나 배라도 타서 고기 손질이라도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내려왔거든요. 그게 통영의 라이프니까요.
그런데 통영에 와보니 생각보다 더 여유롭고, 매일매일 보는 컬러들이 너무 싱그러운 거예요. 그림도 그려주고 싶고, 할리우드 영화처럼 예쁜 부엌에 레몬을 막 쌓아놓고 싶었어요. 그런데 레몬이 자꾸 썩고 파리가 꼬이더라고요. 그래서 도자기로 만들어봤어요. 그걸 보고 사람들이 “저도 살래요” 한 거죠. 그게 50개, 100개, 500개가 되면서 '이거 브랜드 해야겠는데?' 했어요.
레몬 하나에서 시작해, 지금은 숙소까지 이어졌군요!
맞아요. 도자기 레몬을 만들다가 그릇에도 그려봤더니 잘 나오는 거예요. 그런데 제가 옷도 좋아하니까 레몬 색깔 옷도 만들고, 양말도 좋아하니까 양말로, 목걸이로. 이렇게 확장이 됐거든요. 지금 만들고 있는 숙소도 마찬가지예요. 저희 브랜드를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랑 즐길 수 있는 게 뭘까 늘 고민하는데, 사람들이 저희 오프라인 숍에는 오는데 통영에는 머물지 않고 다른 곳으로 가더라고요. 왜 그런가 하니, 다들 마음에 드는 숙소가 없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내가 만들어야겠네’ 했죠.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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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정체성을 오가는 용기가 대단한 것 같아요. 이 키워드들의 시작은 어디였어요?
시작은 스트릿 포토그래피예요. 저는 국제학부로 대학교를 갔어요. 어렸을 때 외국에 살다 와서, 부모님이 “좋은 대학에 가려면 네가 갖고 있는 무기를 써야 된다” 했거든요. 제 무기는 영어였고요. 사실 저는 그때부터 미대를 가고 싶었는데, 미술 공부를 한 번도 한 적이 없으니 무기가 될 수는 없었죠.
그래서 엄마가 약속했어요. '대학만 가면 하고 싶은 거 다 해라'. 그래서 정말 열심히 공부해서 들어갔는데, 막상 들어가니까 스펙을 위해 해야 되는 게 너무 많은 거예요. '내가 이걸 왜 해야 되지?' 하는 마음에 휴학을 했고 그때 들었던 교양 수업 하나가 제 인생을 바꿨어요.
교양 수업이요?
'전쟁 그리고 흑백 사진'이라는 수업이었어요. 전쟁이랑 사진이 어떤 연관이 있었는지, 1차 대전 때 사진 한 장 때문에 전세가 어떻게 기울었는지 같은 내용이었어요. 수업의 포커스는 전쟁인데, 저는 흑백 사진에 꽂힌 거예요. 사진이 세상에 미치는 영향이 크게 다가왔어요. ‘나도 사람들에게 세계적인 영향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하면서요. 어떻게 보면 그것도 국제학 아닌가요? (웃음) 그렇게 처음 사진을 찍게 됐어요.
처음으로 궤도를 튼 경험이었군요!
맞아요. 국제학부를 나오면 대기업을 가거나 국제 변호사나 외교관이 될 텐데, 갑자기 틀어버린 경험이 저한테 좋은 자극이었어요.
그때 처음으로 내가 하고 싶은 게 따로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다른 학생들은 포멀하게 입고 다니는데 저는 청청으로 입고 다니기도 하고… 뭔가 이질감이 들곤 했거든요. 그런데 길거리에서 사람 사진을 찍을 때는 하나가 되는 느낌인 거예요. 그때부터 '이걸 하겠어!'하고 마음 먹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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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이 지나왔다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다양한 길을 걸어오셨어요. 지금 수민 님이 향하고 있는 방향은 어디인가요?
지금은 통영에서 다양한 것들을 나누려 하고 있어요. 숙소를 운영하면서 사람들한테 통영을 더 많이 알리는 방법도 고민하고 있고요. 그리고 제 책을 너무 쓰고 싶은데, 지금은 시간이 없어서 못 쓰고 있어요. 책 작업도 더 하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의도적으로 느린 삶을 꿈꾸는 다능인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지금 하고 있는 것들이 내가 선택한 게 맞는지 그것부터 시작해야 해요. 좋아 보여서 하는 것도, 내가 정말 좋아서 하는지, 주변 사람들이 좋다고 해서인지를 구분해 보세요. 그 사이 뭔가 불만족스러운 게 있다면, 내가 좋아한다고 생각했던 게 아닐 수 있거든요. 정말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선택해 보세요.
(..중략)
🍋 인터뷰 전문은 사이드 웹사이트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미션, 연고없는 거창에서 집을 구해라
지방 촬영의 가장 큰 난관은 연출이 아닌 예산과의 싸움입니다. 원하는 장면이 있어도 시나리오를 고쳐 써야 하고, ‘어떻게 잘 찍을까’보다 ‘이 돈으로 찍을 수 있을까’를 먼저 셈하게 됩니다. 이번에도 주인공의 집을 구해야 하는 미션이 떨어졌지만, 연고도 없는 타지에서 선뜻 집을 내어줄 사람을 찾기란 불가능에 가까워 보였습니다.
서울과 함양을 오가는 이동 시간을 고려하면 스태프의 체력이 버틸 수 없어, 4일이라는 한정된 기간 내에 모든 분량을 소화하려면 거창에서 집을 구해야만 했습니다. 방법은 진심을 담아 정중하게 사정을 설명하고 최소한의 비용으로 대여를 부탁드리는 것뿐이었습니다. 거창 시내의 모든 부동산에 전화를 돌리고 당근마켓 게시글마다 메시지를 남기며 하루 넘게 문을 두드린 끝에, 마침내 두 곳에서 “일단 내려와서 보라”는 답을 받았습니다.
숨이 턱 막히는 폭염 속에서 찾아간 첫 번째 집은 굳게 닫혀 있었습니다. 잠시 후 찾아오신 사장님은 몸이 불편한 친구분과 함께 살고 계셨습니다. 집을 둘러보는 내내 왈칵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연민이 아닌, 생면부지의 외지인에게 조건 없이 다정한 호의를 베풀어준 것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이었습니다. ‘나는 살면서 누군가에게 이만큼의 마음을 내어준 적이 있었던가.’ 그 질문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습니다.
외곽의 작은 빌라였던 두 번째 집에서는 사장님을 만나자마자 가방 끈이 툭 끊어지며 짐이 바닥으로 쏟아졌습니다. 땀에 젖은 몰골로 짐을 줍는 모습이 안쓰러우셨는지, 사장님은 원래 보여주려던 방 외에도 공실들을 하나하나 내어 보여주셨습니다. 답사를 마친 뒤에는 시내까지 차로 태워다 주시며 “잘될 거예요, 영화 꼭 완성하세요”라는 따뜻한 응원을 건네주셨습니다.
그날 깨달았습니다. 영화는 단순히 카메라 프레임 안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의 다정한 호의로 완성된다는 것을요. 시작도 하기 전에 이미 수많은 이들의 마음을 커다랗게 빚지고 있었습니다.
(..중략)
🎬 에세이 전문은 사이드 웹사이트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 이구홈 갤러리 in 서울
🍵영원: 신용산, 서촌, 북촌, 성수의 감도 높은 공간 29곳에서 <이구홈 갤러리 in 서울>이 열리고 있어요!
29CM의 새로운 홈 리뷰 커뮤니티 ‘이구홈 갤러리’를 오프라인에서도 만나볼 수 있는 이번 캠페인은 각 공간의 브랜드와 디렉터가 직접 리뷰어가 되어, 좋아하는 아이템과 추천 이야기를 소개한다고 하는데요! 👀
공간 곳곳에 놓인 QR을 스캔해 리뷰를 구경하고 좋아요와 댓글을 남기면, 공간별 한정 이벤트와 선물까지! (특별 디저트부터 와인 한 잔, 분재 키트까지 받을 수 있어요🎁)
이번 주말 어디 갈지 고민하고 있다면, 마음에 드는 공간을 골라 방문해 보세요. 서울 곳곳을 돌아다니며 새로운 공간과 취향을 발견하는 재미도 함께 즐겨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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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 신용산, 서촌, 북촌, 성수 일대 29개 공간
일정: 8월 7일(금)-8월 20일(목)

용산
- 바통
- 아투
- 트래버틴
- 에르디
- 올딧세 용산
- 데일리파이포스트
- 미들레인
- 로파서울
- 4T

북촌
10.무에
11. 시노라
12. 해례커피
13. 맥파이앤타이거
14. 한아조
15. 꼬모윤

서촌
16. 올딧세서촌
17. 모따모
18. 에디션덴마크
19. 33아파트먼트
20. 시유하다

성수
21. 파벤
22. 소파
23. 밋보어
24. 이구홈성수
25. 이구홈성수2
그 외
26. 녹기전에
27. 드비저리
28. 탈로리피
29. 식스티세컨즈
🏡 <하우스 아카이브> 베이직 티켓 예매 중!
🍵영원: 하우스 아카이브가 드디어 이번 주 목요일 시작됩니다 ✨
집에서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의 홈 디깅 페어! 좋아하는 브랜드를 만나고, 새로운 취향을 발견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경험하는 시간. 이번 주, 하우스 아카이브에서 함께 취향을 디깅해 봐요! 🙌
티켓 판매 상황에 따라 현장 판매는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으니 미리 티켓 예매 하시는 것을 추천 드려요!
Basic 베이직 티켓
🎟️ 티켓 가격: 12,000원 > 10,000원 (16% 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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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𝗛𝗢𝗨𝗦𝗘 𝗔𝗥𝗖𝗛𝗜𝗩𝗘: 𝗛𝗼𝗺𝗲 𝗗𝗶𝗴𝗴𝗶𝗻𝗴 𝗙𝗮𝗶𝗿❯ Presented by Life.z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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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13 THU — 08.16 SUN COEX THE PLATZ HALL 2F
⁍ 주최 @lifezip_kr ⁍ 주관, 운영 @side.collective
'저마다의 시작이 있다'는 위로, 혹은 용기
습관처럼 들여다보는 SNS를, 문득 멀리 하고픈 날이 있죠.
저는 특히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해질 때'가 그래요. 누군가의 빛나는 순간을 마주하면, 아직 꺼내지도 못한 나의 꿈이 한없이 작아 보이곤 하더라고요. 이럴 땐 오히려 100만 유튜버의 첫 동영상이나, 아직 미숙하지만 패기 있는 누군가의 시작을 보며 '누구나 이럴 때가 있다'는 위로를 얻기도, '나도 할 수 있다'는 용기를 받기도 해요.
SIDE 매거진 창간호에는 그런 '작은 시작' 이야기들을 담았습니다.
사콜 크루들이 자신의 시작을 돌아보는 에세이부터, 나다운 시작을 그려온 아티스트의 인터뷰, 한 사람의 작은 꿈에서 출발한 페스티벌의 탄생까지. 각자의 방식, 저마다의 속도로 나아가는 다능인의 이야기와 함께 구독자 님의 시작을 만들어보세요!
🔭 보너스 코너! 요즘 리스트 by 수현
💿 now playing - Toxygene - the orb
‘Toxygene’는 ‘독성 산소’라는 조어라고 합니다. 비유적으로는 사람을 서서히 해치는 환경, 독이 되는 공기를 뜻하기도 하고요. 요즘 스트레스 때문인지 2년 동안 끊었던 라면을 다시 먹기 시작했습니다. 몸에는 안 좋은 걸 알면서도 자꾸 찾게 되는 것처럼요. 가끔 영화도 저에게 그런 존재인 것 같습니다. 독 같으면서도 산소 같은 것. 이 노래를 들으며 문득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반대로 산소 같은 노래는 뭘까. 그래서 다음은 샤이니의 〈산소 같은 너〉를 들어보려고 합니다.
📚 now reading - 배우의 힘 - 이바나 처벅
시나리오를 고칠 때마다 자꾸 배우의 입장에서 쓰려고 노력하게 됩니다. 결국 제가 만드는 건 텍스트일 뿐이고, 그 글에 숨을 불어넣고 표정을 만들고 호흡을 만드는 사람은 배우니까요. 잘 쓰고 싶은 마음에 이 책을 다시 펼쳤습니다. 배우가 어떤 감정으로 이 대사를 말할지, 어떤 행동을 선택할지 고민하다 보면 신기하게도 이야기의 플롯까지 다시 보이기 시작합니다. 요즘 시나리오에 가장 많이 도움을 주는 책입니다.
📽️ now watching - 스틸라이프 - 지아장커
이번 영화를 준비하면서 가장 많이 다시 본 영화입니다. 좋아하는 감독을 꼽으라면 늘 지아장커 감독님을 이야기합니다. (토이 스토리를 좋아하는 마음만큼이나요.) <스틸 라이프>는 현실을 찍고 있는 것 같은데, 이상하게 현실보다 더 현실 같고, 또 어딘가 허구처럼 느껴집니다. 재개발로 사라지는 풍경과 그 안에서 묵묵히 살아가는 사람들. 눅눅한 여름 공기와 습기, 시간이 멈춘 듯한 정적, 그리고 언젠가는 사라질 것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너무 좋았습니다. 이번 영화를 준비하면서 제가 가장 많이 떠올린 여름의 온도도, 아마 이 영화와 비슷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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