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에게 진심이 아닌 적은 한 번도 없어요

구독자에게 보내는 서강영화공동체 뉴스레터 화요회 사람들 이야기

2024.11.12 | 조회 1.15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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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자에게

구독자, 저는 지난주에 서울국제프라이드영화제(SIPFF)에 다녀왔어요. 스태프로 참여한 첫 단편 영화를 멀티플렉스 극장에서 큰 스크린으로 보고 풍성한 사운드로 들으니 이상한 감정이 들더라고요. GV도 인상적이었어요. 지난 10월 30일 영공에서도 작은영화제 : FREEISM이 열렸었죠. 그때도 저와 비슷한 감정을 느낀 분들이 많았을 거예요. 

지난 11월 6일에는 강선형 교수님의 비평 특강도 했었는데요. 비평 특강을 위해 정기 모임 시간도 바꾼 화요회 분들 정말 최고였고요. 참여한 분들의 질문들로 채워진 풍성한 특강에서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던 시간이었어요. 

혹시 눈치 채셨나요? 이번엔 '화요회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영화를 사랑해서 열띤 토론을 즐기는 자들은 어떻게 영화를 보고 느끼고 있을까요? 다채로운 각자의 이야기를 구독자에게 들려줄게요. 구독자에게 진심이 아닌 적은 한 번도 없기에 그 마음을 생각하며 읽어주길! 🌈

FEELM 편집장 김예빈 


✉ 지난 뉴스레터 답장 

영화의 내용과 그에 대한 감상을 포함하여 길게 쓴 감상평도 좋지만, 간단한 한줄평을 더 선호하는 편이다. 하고 싶은 말을 짧게 줄이는 것이 더 어렵다는 것을 알기에 부국제에 다녀오신 분들이 고민하시다가 남겼을 한줄평이 인상 깊었다. 영화가 어땠을지 예상이 가도록 쓰여진 것도 있었고, 평을 보고 무슨 내용일 지 전혀 감이 안 와 영화가 더욱 궁금해지는 것들도 있었다. 인상 깊었던 것은 영화 '바빌론'에 대한 평이었다. 보고 싶었으나 긴 러닝타임이 부담스러워 보지 못했는데 전반적인 영화 내용과 약간의 해석이 함께 있어 좋았다. 뉴스레터를 받아서 볼 때마다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내가 보고 싶다고 생각한 영화들을 이미 보신 경우가 많아 뉴스레터를 보고 영화를 선택할 때 도움이 많이 되었다. 항상 잘 보고 있습니당 :)


 

✒️ 화요회

화요회는 2023년부터 이어져 온 영화 비평・토론 스터디 모임이다. 과거 파리에서 베를렌과 발레리, 화가 고갱·모네·마네 등이 말라르메의 자택에서 문예에 대해 토론하던 모임인 '화요회'에서 이름을 따왔다. 졸업생, 대학원생을 포함 대부분 인문학을 사랑하는 순수학문 전공생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영화를 어떠한 시각으로 보고 쓸 수 있을지 탐구한다. 철학/예술 등 다양한 분야를 적용하여 토론하며 영화를  확장하고자 한다. 매주 발제자가 한 영화를 선정하여 비평문을 써오면 화요일에 모여 해당 영화에 대해 분석하고 토론하고 있다. 이번 학기는 영공 감상회와 겹치지 않도록 수요일에 운영하고 있다.

 


 ➗️ 나누다 

화요회 사람들이 구독자에게 영화를 소개해요.

 


 

 강시형 에디터가  

구독자에게 소개하는

조커: 폴리 아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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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oker: Folie à Deux

 제목 | 조커: 폴리 아 되 (2024)

 감독 | 토드 필립스

범죄/드라마 · 미국 · 138분

 

<잘못 지어진 이름>

2019년 <조커>의 후속작 <조커: 폴리 아 되>가 올해 개봉했다. 전작의 흥행에 힘 입어 개봉 전 많은 기대를 받았으나, 개봉 후 불호 의견이 강세하며 1편 대비 예매율에 큰 낙폭이 발생했고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졌다.⑴⑵ 평론가 집단과 일반 관객 집단 양쪽 모두에서 부정적 평가가 주류를 이루었는데, 특히 일반 관객 집단에서 강하게 부정적 의견을 피력하는 모습이 많이 나타났다. 심지어는 단순히 영화에 대한 불호 의견을 제시하는 것을 넘어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평론가 등에게 과한 인신공격성 비난을 하는 지경까지 됐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에는 <조커: 폴리 아 되>가 지닌 단점이 있다. 이번 작품은 배우의 연기와 개별 장면의 연출 그리고 ‘뮤지컬’이라는 장르를 소화하는 부분에서 분명한 장점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장점이 무색할 만큼 단점이 크고 명확하다. 바로 영화의 주제 자체가 <조커: 폴리 아 되>에서 조커를 보고 싶어한 관객에 대한 비난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다. 이 영화는 아서 플렉에서 조커가 되었다가 다시 아서 플렉으로 회귀하는 과정과 그 가운데 정의나 진실보다 감정에 흔들리며 폭력을 추앙하는 어리석은 대중이 존재하는 현실을 비판하는 블랙 코미디를 다루고 있다. 그런데 감독은 자신이 원하는 이야기의 설득력을 위해 예고편 등을 통해 사람들을 의도적으로 조커를 기대하도록 유도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아서 플렉을 죽인 인물이 자신의 입을 찢으며 새로운 조커의 탄생을 암시했고, 토드 필립스 감독도 인터뷰에서 시리즈 세 번째 작품을 만들 가능성을 열어 두었다. 작품의 흥행이 좋지 못해서 속편을 또 만들 수 있을지 장담할 수는 없어 보인다. 혹 조커의 세 번째 작품이 아니더라도 감독이 다음 작품을 만들 때는 고유의 연출 능력은 유지하되, 자신의 이야기를 관철하기 위해 관객을 기만하지 않기를 바란다. 그래서 더욱 즐겁게 관람할 수 있는 작품이 되기를 희망한다.


<조커>의 경우 전세계 수익이 10억 달러 이상이었으나, <조커: 폴리 아 되>는 5분의 1 수준인 2억 달러 정도에 불과하다. 한국 내 누적 관객수도 전작과 비교했을 때 500만에서 60만으로 거의 10분의 1로 떨어졌다.

일반 관객의 실관람평지수를 나타내는 CGV의 Golden Egg가 89%에서 67%로 낮아졌다.

대표적인 사례로 한국에서 가장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평론가인 이동진 평론가가 있다. 그는 5점 만점에 4점을 주며 영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영상을 유튜브 채널 [B tv 이동진의 파이아키아]에 업로드하였다. 직후 이 영상에 많은 비난 댓글이 달렸고, 이에 대응하기 위한 추가적인 영상을 올리기도 하였다.

에 디 터 | 강 시 형

 


 

김숭산 부원이 구독자에게 소개하는 

체리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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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m e guilass

제목 : 체리향기 (1997)

감독 : 압바스 키아로스다미 

드라마 · 이란, 프랑스 · 95분 

 

<흙냄새와 체리향기>

 

주인공은 어떤 이유로 인해 자살을 결심했다. 그는 나무 옆에 구덩이를 팠다. 오늘 밤 수면제를 다량으로 섭취하고 그 구덩이에서 잘 생각이다. 그는 내일 아침 6시에 자신을 흙으로 덮어줄 사람을 찾아 차를 타고 돌아다닌다.

이리저리 사람을 찾아다니다가 총 3명을 태운다. 어린 군인, 젊은 신학생 그리고 자연사 박물관의 늙은 관리인이다. 세 사람 모두 그의 죽음을 원치 않는다. 어린 군인은 이런 일에 휘말리기 싫다며 도망가고, 젊은 신학생은 죽음을 막기 위해 그를 설득해 보려 한다. 늙은 관리인은 부탁은 들어주겠다고 하지만, 친구로서 주인공의 죽음을 막고자 이런저런 이야기를 꺼내놓는다. 이야기는 이렇다. 자신도 삶에 너무나 지쳤던 때가 있었고, 그래서 아내 몰래 나무에 목을 매달아 죽고자 했다는 것이다. 그때 나무에 열린 체리를 하나 먹었고 떠오르는 태양을 보았다고, 그것들이 자신을 살렸다고 말한다.  

체리는 자살을 막는 사람들이다. 그 힘이다. 이 영화는 그런 체리의 향기를 우리가 맡을 수 있게 해준다. 흙은 죽음을 향하는 마음이다. 영화에서는 내내 흙냄새가 난다. 주인공은 때때로, 마치 거기에 묻히고 싶은 것처럼, 무너져 내리는 흙을 바라본다. 특히 흙먼지가 펄펄 날릴 때 앉아 있는 그의 모습은 우는 것만 같다. 카메라는 처음에 그가 사람을 찾는 모습만 보여준다. 그리고 흙만 보여준다. 나중에는 아름다운 풍경들이 화면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결국 그는 구덩이에 들어간다. 눈을 감는다. 이렇게 몰입하게 만들어 놓고, 영화는 결말을 보여주지 않는다. 그리고 실제 삶의 현장을, 영화 찍는 현장을 보여준다. 생각에 갇혀 있지 말고, 직접 삶으로 나가라는 듯이 말이다.  

그의 죽음의 방식에 대해 두 가지 의문이 든다. 어째서 그런 방식으로 죽으려고 했는가, 그리고 왜 굳이 자신을 묻어줄 사람을 찾아다녔는가? 첫 번째 질문은 구체적으로 이렇다. “어째서 당장 머리에 총을 쏘는 방식으로 자살하지 않고, 구덩이에 들어가 수면제를 먹고 자살하는 방식을 선택했는가?” 그는 진정으로 죽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살아가기가 버거워 삶의 반대로써 죽고 싶었던 것이지, 죽음 자체를 원해서 죽으려던 것은 아니다. 그래서 일말의 희망을 남겨두었다. 수면제를 먹고도 구덩이에서 살아남을 희망을. 여기서 두 번째 질문에 대한 답도 나온다. 그는 그 희망만으로 충분하지 않았다. 그래서 자살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자 사람을 찾아다녔다. 자신의 이야기를 듣고서 구덩이에서 꺼내줄 사람이 필요했기에. 신학생에게 설교는 필요 없다고 말했지만 결국 늙고 지혜로워 보이는 사람을 태우고, 마음을 고백한 사실에서 그것을 알 수 있다.   

세상은 생각과 다르다. 간단해 보이는 명제지만 중요한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우리는 세상이 생각과 다르다는 사실을 간과하기 쉽다. 자기가 바라보는, 생각하는 세상만이 옳다고 멋대로 판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주인공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는 이 세상과 삶을 지속할 수 없다는 생각에 사로잡혀서 자살을 선택한다. 세상은 괴로운 것이며, 살아가는 일에 더 이상의 희망이 없다는 그 ‘생각’이 그를 자살로 이끈다. 하지만 세상은 정말 그런 것일까? 생각 이전에 무언가가 존재한다. 그리고 우리는 그 무언가를 해석할 수밖에 없는 존재다. 주인공은 주관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세상에 투사하여 나름대로 해석했다. 여기서 그를 자살로 이끈 것은 세상인가, 생각인가. 세상은 해석하기 나름이기 때문에, 생각의 영향력이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역설적으로 이러한 내용을 ‘생각’하지 않고서는 살아갈 수 없기도 하다. 그래서 늙은 관리인은 끊임없이 생각하는 일이 중요한 것이라고 말한다. 생각이 자신을 죽음으로 이끌었다는 것을 깨닫고 살아나가기 위해서 말이다.  

김 숭 산


 

김연신 부원이 

구독자께 드리는 영화 큐레이션

<가을부터 겨울까지,

 쓸쓸하고 시린 계절과 가까운 영화들>

 

  • 슬슬 낙엽이 지고... 

 

우디 앨런, 〈카이로의 붉은 장미〉 (1985)

The Purple Rose of Cairo 

코미디/판타지/로맨스 · 미국 · 8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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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디 앨런은 영화를 보는 동안은 불행하지 않은 관객의 마음을 너무도 잘 알아서, 영화적 낭만의 재현으로 보답한다. 파상의 순간은 어김 없지만 낭만적 이미지는 남는다. 

 

우디 앨런, 〈레이니 데이 인 뉴욕〉 (2019) 

A Rainy Day in New York

코미디/로맨스 · 미국 · 9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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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어떤 장면들은 너무도 아름다운 나머지 전체를 압도하고 만다. 마법에라도 걸린 듯 스토리, 인물, 구조 등은 죄 까먹게 만들고, 장면은 영화의 이미지를 다시 쓴다. 나중에 돌이켜보면 그 마법 같은 장면만이 남아 영화의 기억을 최고로 승격시키기도 한다. 마치 사기라도 당한 것처럼. 

 

크지슈토프 키에슬로프스키, 〈베로니카의 이중생활〉 (1991)

La Double Vie de Véronique

드라마/판타지/음악/미스터리/로맨스 · 프랑스, 폴란드, 노르웨이 · 9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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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눈에 보고도 사랑하게 되리라 확신이 드는 것들은 반드시 사랑하게 된다.

영화는 탈주술화를 거친 현대인들을 마법적 풍경으로 초대한다. 이미지는 흐르고 펼쳐지며 리듬감을 가진다. 초대 받은 이들은 이미지의 마법에 고요히 이끌린다. 일상적인 것들이 놀랍도록 신비로운 것들로 변모한다. 21세기에 영화는 마법이 된다.

마법이 매력적인 이유이자 두려운 이유는 알지 못해서이다. 눈 앞에 두고도 알 수 없다면. 

 

왕가위, 〈아비정전〉 (1990)

 阿飛正傳

범죄/드라마/로맨스 · 홍콩 · 9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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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아비를 사랑한 적이 있다.

 

  • 코끝이 시려올 때 즈음...

 

크지슈토프 키에슬로프스키, 〈세 가지색 : 블루〉 (1993)

Trois couleurs: Bleu

드라마/음악/미스터리/로맨스 · 프랑스, 폴란드, 스위스 · 9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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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들이 슬픔을 대하는 방식은 이렇다. 유리창을 깨는 것, 벽에 주먹을 긋는 것, 용인하는 것, 고양이를 빌리는 것, 헤엄치는 것, 용서하는 것. 증오하면 잊을 수 있지만 멈추는 게 끝내는 것은 아니니까.

Dal Segno al Fine. 줄리는 돌아가서 곡에 마침표를 찍어야 했다. 

 

홍상수, 〈밤의 해변에서 혼자 〉 (2016)

드라마 · 한국, 독일 · 1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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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진짜와 가짜를 논하는 홍상수의 영화에서는 김민희만이 진짜 같이 느껴진다. 김민희는 홍상수를 만나고 배우에서 배우 김민희가 되었다.

 

에릭 로메르, 〈겨울 이야기〉 (1992)

Conte d'hiver

드라마 · 프랑스 · 1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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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메르의 영화는 회피하며 비관하는, 미묘하게 비뚤어진 우리의 초상을 스크린을 통해 마주하는 시간이다. 비관 속의 희망을 영화라는 마법만의 결말로 선사하는 로메르.

 

이와이 슌지, 〈러브레터〉 (1995)

Love Letter

1995 · 로맨스 · 일본 · 1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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슌지, 히로카츠, 류스케 모두 결국 영화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이야기라고 말하며, 우연일지라도 그 연결과 접속의 순간에 주목한다. 개개인의 감정의 우연을 통한 연결과 집단적 혹은 휴머니즘적 정서로의 귀결. 일본 영화들만이 자아내는 신비로운 정서의 근간이 되는 구조로 읽힌다.

이와이 슌지의 영화는 개인이 느끼는 공통의 두려움을 수집해 연결한다. 그 연결과 접속에서 파생되는 따듯함, 그 온기에서 삶의 희망을 기어코 찾아 내민다. 삶은 그럼에도 나아가는 것. 그렇게 지극히도 인간다운 이야기들을 잇는다. 이 영화는 특히 연결되지 못한 연결을 잇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우리는 사랑하는 것들을 어떤 이름으로 부르는가? 때로는 나의 이름으로 너를 부르고 싶을지 모른다. 오타루는 겨울에도 역시 따듯한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임대형, 〈윤희에게〉 (2019)

로맨스 · 한국 · 1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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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에도 좋은 향이 났을까?' 섬세한 언어의 내러티브는 불러내는 질문도 아름답다.

중년, 여성, 어머니, 퀴어로서 주변만을 맴돌던 윤희를 주인공으로 조명하는 편지와 윤희를 주체로 호명하는 영화.

 

김 연 신

 


 

김현호 부원이 

구독자에게 소개하는

대도시의 사랑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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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대도시의 사랑법 (2024)

감독 : 이언희 

드라마/로맨스 · 한국 · 118분

 

<서울 예찬>

 

소설 《대도시의 사랑법》을 각색한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은 정말로 기가 막힌 마케팅 전략을 구사했다. 영화의 예고편이나 포스터를 보면 마치 구재희(김고은 분)와 장흥수(노상현 분)의 달달한 로맨스 코미디 영화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실 영화는 대놓고 퀴어 영화. 로코 영화인 줄 알고 영화를 보러 간 헤테로 커플들이 퀴어 영화를 보고 얼마나 당황했을까?

프랑스 철학자 질 들뢰즈(1925-1995)는 소설을 각색한 영화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소설에서와 같은 가치[내용]를 갖는 영화의 이념들이 문제 된다고 해도, 그것들은 이미 영화적인 과정 속에 연루되어 이미 거기 바쳐진 것입니다.” 

퀴어 영화의 이념 혹은 목적이란 소수자의 삶을 조명하고 소수자의 삶이 우리와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음을, 혹은 우리 삶에 깊숙이 들어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나 소설과 달리 영화만이 할 수 있는 것은 실제 소수자들의 삶을 이미지로 보여줌으로써, 우리가 평소 다니는 골목들이나 동네들 역시 소수자와 함께 공유하는 장소라는 것을 각인시켜 주는 일이다.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에서는 특히 이태원, 종로와 같이 우리가 흔히 놀러 다니는 동네들을 영화의 서사 속에 자연스레 녹여냄으로써 우리에게 그 장소들을 새로이 재인식시킨다. 그뿐만 아니라 ‘대도시의 사랑법’이라는 제목에 걸맞게 서울 곳곳의 모습들이나 서울의 풍경들을 보여줌으로써 소수자와 공유하는 서울, 소수자뿐만 아니라 재희처럼 ‘일반적’이지 않은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서울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나 어쩌면 영화의 제목이 잘못 지어졌다는 생각도 든다. 영화는 마치 대도시의 사랑법이 아니라 서울의 사랑법처럼 느껴진다. 영화 속 등장하는 유흥 생활, 특히 소수자로서 즐길 수 있는 여러 활동 등 몇몇 부분은 서울이 아니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느껴지기도 했으며, 일면 서울 예찬 영화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결국, 원작 소설뿐만 아니라 영화 역시 서울 시민의 삶, 서울 소수자의 삶만을 대변하고 조명함으로써 현재 대한민국의 기타 대도시들(인천, 대전, 부산 등)에 사는 소수자나 다른 사람들의 삶까지는 포용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나 상당히 완성도 있는 한국형 퀴어영화가 스크린에 올라 수십만 명의 관객을 확보했다는 사실만으로 한국이 나날이 열린 사회로 나아가고 있다는 희망을 품게 한다. 특히 재희와 흥수라는 캐릭터가 상당히 매력적이고 설득력 있게 제시되면서 관객이 스스로의 인간관계나 삶을 되돌아볼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교훈 역시 줄 수 있는, 나름의 완성도를 갖춘 영화이다. 여하튼 요약하자면, 시간이 된다면 한 번쯤 볼만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김 현 호

 


 

주민교 부원이 

구독자에게 소개하는

멋진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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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멋진 하루> (2008)  

감독 : 이윤기 

한국 · 로맨스/드라마 · 123분

 

첫 감상 이후 6년이 지나 이 영화를 다시 보고 떠오른 책은 김금희의 《너무 한낮의 연애》였다. 떠올린 것이 아니라 떠올랐다.

 

“피시버거는 없는데요.” (중략) “아예 없어졌어?” / “없어요. 그런 메뉴는 없다니까요.” / “뭐 다른 걸로 바뀐 게 아니라 없어? 아주?”  

김금희(2016). 너무 한낮의 연애. 문학동네. 11p

 

《너무 한낮의 연애》나 <멋진 하루>와 같은 창작물이 거칠게 젊은 사랑 이야기로 기억되는 것을 썩 좋아하지 않는다. 사랑이라는 개념을 배제하고 두 작품을 이야기할 수는 없다. 하지만 두 작품 모두 열정으로 번쩍이는 사랑보다 더 보편적이고 지속적인 작용을 이야기한다. 나는 이것이 더 주목 받았으면 한다. 물론, 사랑을 가치 없는 호르몬의 농간으로 평가절하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떠오르는 모든 감상을 성급히 사랑으로 귀결짓지는 말자고 말하고 싶다. 우리는 그것 말고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다.

 “사랑보다 더 보편적이고 지속적인 작용”을 논해보자. 그 작용은 활기를 띠고, 지속되는 기억이다. 기억은 본질적으로 억세다. 다시 말해 무력하지 않다. 그 까닭은 우리가 모두 서사를 가진 사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억이라는 단어의 쓰임새가 실제 단어가 갖는 본질을 효과적으로 나타내지 못한다고 느껴진다. 기억은 《너무 한낮의 연애》 속 필용이 애타게 찾던 맥도날드의 없어진 메뉴 따위가 아니다. “아주 없음이 되는 게 아니라 있지 않음의 상태로 잠겨 있을 뿐”이다. 기억은 물처럼 대상에 쉽게 스며들어 기생한다. 우리는 모두 한 발은 그 물 속에 잠긴 채 사는 지도 모르겠다. 그 물은 희수의 mp3에 담긴 처음 들어본 언어의 음악일 수도 있고, 필용이 찾은 프랜차이즈의 피시버거일 수도 있다. .

그래서 우리는 음악을 듣다가, 햄버거를 입 속에 욱여넣다가 문득 멈추고, 어색해진 몸뚱어리를 쓸어내린다. 기억은 무력하지 않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일이 꼭 우울한 것은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우리 삶을 더 풍부하게 만든다. 꿔준 돈을 받아내려 왔다가, 덤으로 서울 구경을 하게 된 희수처럼 말이다

헤어진 연인의 걸음마다 따라오는 경쾌한 재즈는 희수의 목적이 수금에 있지 않다고 말해준다. 아마도 희수에게는 “이렇게 살 수도 없고, 이렇게 죽을 수도 없”는 시기가 찾아온 것 같다. 털털하게 350만 원을 내주며 떠나보낸 전 애인을 휴일 아침부터 찾아가는 열정은 그냥 나오지 않는다. 병운에 이끌려 서울을 돌아다니며, 희수는 과거의 자신과 병운을 떠올린다. 걸음마다 흩어진 기억 조각들은 마치 헨젤과 그레텔의 과자 부스러기 같다. 영화는 연속적으로 휴일의 학교나, 시간이 멈춘 듯한 해방촌 골목 풍경을 제시한다. 둘은 연인 시절 자주 찾았던 골목 식당에 방문하지만, 눈 앞에 보이는 것은 굳게 내려진 셔터와 골목을 박차고 대로변에 당당하게 서있는 패스트푸드 가게뿐이다. 이 장소 선택은 영화가 (겉보기에) 명백히 무력해진 과거에 관한 것임을 보여준다. 반대로 희수는 그 공간에서 생생한 기억을 겹겹이 입는다. 그리고 유일하게 변하지 않은, 혹은 변했다는 사실을 들키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는 병운을 보고 눈물을 터뜨리기도 한다. 희수의 두꺼운 스모키 화장 위로 웃음이 번질 때부터, 병운과의 기억은 비로소 채무에서 벗어난다. 

둘은 아침부터 밤까지 병운의 지인들로부터 적게는 10만원, 많게는 100만원을 받으러 서울을 누비고 다녔지만, 목표액 350만원을 채우지 못하고 영화는 끝난다. 그럼에도 희수는 조용히 미소를 짓는다. 이 결말에 분노할 관객도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기억은 돈처럼, 혹은 바닥에 떨어진 과자 부스러기처럼 회수해갈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단지 다음에 갚겠다는 차용증만 남기고 다시 잠겨 들어갈 뿐이다. 그리고 희수와 병운은 더 이상 이것을 이해하지 못할 정도로 어리지 않다. 

마지막으로 서울 골목 곳곳에 연인의 기억을 세워둔 감독의 섬세함에도 찬사를 보낸다. 카메라를 들고 나가 포착한 듯한 서울을 스크린으로 바라보며, 관객은 서울 위에 겹쳐진 자신의 기억을 떠올렸을 것이다. 지금은 없어진 영화 속 용산역 화상경마장과 한남동 KFC를 보며 우울한 감상에 빠지다가도, 여전히 꼬질꼬질한 지하철 2호선과 오밀조밀한 해방촌을 보며 작은 웃음을 지을 수 있는 어느 하루가 되길 바란다.

주 민 교

 


 ✖️ 곱하다 

 화요회 부원이 영화 관련 이야기를 구독자에게 소개해요.


 

<즐거운 오해>

 

‘사람 한 명을 잃는 것은 도서관 하나를 잃는 것과 같다’는 말이 있다. 도서관 하나에는 우리가 평생 읽어도 못 다 읽을 양의 책이 쌓여있다. 하지만 우리는 자신의 삶이라는 도서관에 파묻혀 그 책들을 모두 읽어내기에도 바쁘다. 생각하지도 못한 사이에 산더미처럼 책이 쌓이는 경우가 다반사여서 때로는 어느 책부터 집어야할지 난감해진다. 당장 검은 수트를 입은 덩치들이 찾아와 “지금까지 네가 살아온 이야기를 들려주지 않으면 머리를 밀어버리겠다”라고 했을 때, 머리가 밀리지 않을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도 다르지 않다. 그들도 자신의 삶을 해독하느라 바쁘다. 그러나 그들은 훌륭한 거짓말쟁이들이라 삶의 한 부분을 왜곡하고 과장하는 데에 능하다. 가끔은 남의 인생을 자기 인생인 양 슬쩍 가져오기도 한다. 그들은 도서관에서 책들을 한 데 모아 마음에 드는 부분들만 오려내는 해체 쇼를 벌인 뒤, 직접 새로운 책을 만들고 새 책을 위한 새 도서관까지 지어 그것을 자신의 것인 양 남들 앞에 내보인다. 그들은 이 과정을 진심으로 즐긴다.

학문을 하는 어떤 사람들은 배움을 위해 언어를 익혀 원전을 읽기도 한다. 타인의 삶을 완전히 이해하고 싶다면 그의 도서관에 들어가 모든 원전을 파고드는 편이 좋다. 하지만 이는 불가능한 일일뿐더러, 영화는 학문이 아니라 예술이다. 예술의 세계에는 끝없는 오해만이 있을 뿐 완전한 이해란 없다. 따라서 영화를 보는 일은 오해의 심연으로 접어드는 일이다. 조각나고 손상된 삶의 파편으로 이뤄진 영화 앞에서 우리는 영화를 보는 자신을, 이야기하는 당신을, 그리고 우리가 사는 세상을 즐겁게 오해한다. 오해의 과정에서 우리는 종종 진심을 발견하고 영화 속에서 이야기를 내뱉는 화자를, 그와 함께 세상을 살아가는 타인을 나의 방식으로 알게 된다. 

도도한 책이나 미술과는 다르게, 영화는 언제나 우리의 품속으로 뛰어들 준비가 되어있다. 우리는 그저 눈과 귀를 열어 우리의 품으로 뛰어들려는 영화를 받아내기만 하면 된다. 이왕이면 다른 사람들과 힘을 모아 함께 받아내는 것도 좋다. 영화는 어떤 방식이든 당신을 응원할 것이다.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은 자기 이야기를 보여주고 싶어 안달난 사람들이라, 이야기만 들어준다면 그들도 당신에게 열띤 응원을 보낼 것이다. 그러니, 영화를 품에 안고 즐겁게 세상을 오해하자. 어떻게든 당신의 품 안에 들고 싶어하는 영화는, 언제나 당신의 곁에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홍 태 화

 


 🎬 영공소식

 

 🎈지나간 영공 

 

🎞️ 6회차 감상회 <모래시계 요양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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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atorium pod Klepsydra

1973 · 드라마/판타지/공포 · 폴란드

2시간 4분

 

🕕 일시 : 2024년 10월 29일 화요일

 

보이체크 하스 감독의 <모래시계 요양원>은 울적한 꿈같은 영화입니다. 죽음의 여행을 떠난 아버지를 찾아 떠나는 아들의 여정을 그린 <모래시계 요양원>은 당시 폴란드의 절망적인 현실에 대한 은유가 넘쳐남과 동시에 비주얼적인 황홀함을 안겨주는 멋진 작품입니다. 물론 보는 이에 따라서는 조금은 기괴할 수도, 난해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나하나 이해하려고 접근하기보다는, 아들과 함께 꿈 속 세계를 모험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보시면 더 즐겁게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모래시계 요양원>은 파편화된 내러티브가 환상적인 이미지와 결합하는 방식으로 강력한 힘을 가지게 된 영화입니다. 때로는 진부한 장르영화보다 이야기 전달이 잘 되지 않는 영화가 더 지루하지 않게 보게 만든다고 생각하는데, <모래시계 요양원>이 그러한 감각을 느끼게 해주는 좋은 예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흔히들 난해하다, 어렵다고 악명이 높은 작품들에 겁을 먹는 경우도 있을텐데, 타인의 시선에 신경쓰기보다는 본인만의 관점으로 영화를 편하게 즐겨보시면 생각보다 즐거운 경험이 될 수 있겠다고 확신합니다. 영화가 별로였다면, 나에게 그 영화는 누가 뭐래도 별로인 영화일테니까요.

감상단장 노순범

 

베스트 한줄 감상

김준연 한 달 치, 혹은 일 년 치, 어쩌면 평생의 꿈을 꾼 듯 하다.

이정민 시계 굴레 속에 갇힌 신비롭고 괴상한 요양원

이재윤 내용의 이해가 어려웠던만큼 연출에 집중할 수 있었던 영화

 

 🎞️ 7회차 감상회 <검은 고양이 흰 고양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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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na macka, beli macor

1998 · 코미디/범죄/로맨스/로맨틱 코미디 · 유고슬라비아, 프랑스, 독일, 오스트리아, 그리스

2시간 7분 

 

🕕 일시 : 2024년 10월 31일 목요일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난장판이 여기에 있습니다. 에밀 쿠스트리차의 <검은 고양이 흰 고양이>는 우리가 접해보지 못했던 생경하고도 신선한 웃음을 우리에게 선사합니다. 이 웃음에 함빡 스며든 뒤, 영화의 끝에 다다라 새삼스레 체감해 봅니다. “어쩌면 나쁜 일 같은 것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이 아닐까?” 하고 말이죠.이곳의 장면들은 뚜렷한 서사를 띠고 있진 않지만, 한 장면 한 장면에 오롯한 힘이 깃듭니다. 그 에너지의 동력은 순수하기 그지없는 ‘웃음’일 것입니다. 슬픔과 비극 속에서도 야단과 유쾌로 가득 찬 영화를 헤쳐 나가다 보면, 지금껏 마주하지 못했던 감정을 마주하는 일은 어렵지 않을 테지요.영화는 우리에게 어떠한 비극이 닥치더라도, 사랑과 웃음으로 무장한다면 결국엔 해피 엔딩으로 귀결될 것이라 역설합니다. 자신의 주체적인 선택을 믿으며 이를 유쾌하게 승화시키는 자들에겐 분명 행복이 동반될 것이라 믿기도 하지요. 이런 영화를 사랑하지 않기란 썩 어려운 일입니다. 세상은 제법, 유쾌한 곳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감상단장 최재혁

 

베스트 한줄 감상

이민서 내가 아는 의성어 의태어 다 동원해도 설명 못할 것 같은 영화 

박진영 아무튼 해피엔드 럭키비키

Anna the day somebody washes shit off me, is going to be the day i found true friendship 

 

🎞️ 8회차 감상회 <악령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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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evils

1971 · 스릴러/드라마 · 영국

1시간 51분

 

 🕕 일시 : 2024년 11월 5일 화요일

 

 

켄 러셀은 불경합니다. 그는 불경한 영화를 통해, 기존에 우리가 당연히 여기는 것들에 대해 질문합니다. 러셀은 <악령들>을 통해 본인의 불경함을 종교에 겨냥합니다. 정치적인 목적으로서 이용당하는 종교와 탐욕적인 종교인들의 모습을 통해 인간의 신앙심이라는 것, 인간 사회에서 종교의 역할과 같은 질문을 던집니다. 어쩌면 악마는 종교와 함께 탄생했을지도 모른다는, 조금은 섬뜩한 생각을 하게 만들기도 합니다.하지만, 이러한 질문을 꼭 이렇게 과격한 방식으로 전달했어야 했을까요? 영화가 필름에서 하나의 디지털 파일이 되면서, 시공간적 제약으로부터 자유로워지면서 카메라의 윤리성에 대해 더 고민하게 됩니다. 예술적 표현은 어디까지 허용되어야 할까요? 어쩌면 관객들이 스스로 이러한 질문을 하게 만들기 위해, 러셀은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자처했을지도 모릅니다. 손가락질을 할지 박수를 칠지는 개인의 자유이지만, 내가 뭘 할지 스스로 사유한다면 그걸로 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감상단장 노순범


 

베스트 한줄 감상

송창성 사람이 악령이다.

이정민 사람들이 그들을 신의 대리자라고 부를 때 신이 죽었음은 더욱 선명해졌다.

이상휘 모두가 악령이 아니지만 또 모두가 악령인 이야기.

+ 영국에서 온 Felix 솔직히 이 영화는 개봉 직후 영국에서 상영이 금지된 영화인데도 상영되었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이 영화를 볼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가 얼마나 충격적이고 끔찍한 영화인지 들었고, 지금 보니 정말 보기에 매우 끔찍하고 불안한 영화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특히 이 영화가 만들어진 영국에 대한 문화적 지식이 있는 종교인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 9회차 감상회 <실비아의 도시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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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 la ciudad de Sylvia

2007 · 드라마 · 스페인

1시간 24분

 

 🕕 일시 : 2024년 11월 7일 목요일

 

우리는 언제나 아름다움에 본능적으로 매혹됩니다. 그렇다면 과연 아름다움이란 무엇일까요? 사람들은 어떻게 아름다움을 인지하고 또 그곳에 끌릴 수밖에 없는 것일까요? <실비아의 도시에서>는 그러한 의문점으로부터 뿜어져 나오는 아름다움의 속성을 가감 없이 드러내는 영화입니다.유럽의 한 도시, 이곳에는 한 남자가 있습니다. 또한, 그와 도시를 지켜보는 카메라가 있지요. 영화 속에서 그들은 끊임없이 공명하며 각자의 미(美)를 찾아 나섭니다. 한 여성의 아름다움에 이끌린 남자는 그녀를 6년 전에 만난 실비아라 단정하며 그녀를 좇아 나서고, 카메라는 그들이 뿜어내는 아름다움을 포착합니다.영화의 마지막에 이르러, 남자와 카메라의 시선은 비로소 융화됩니다. ‘실비아’가 ‘도시’ 그 자체로 치환되는 순간입니다. 이로써 우리는 말로 표현 못할 아름다움의 정체를 조금이나마 짐작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토록 아름다운 실비아의 도시를, 우리 함께 거닐어 보는 건 어떨까요?

감상단장 최재혁 

 

베스트 한줄 감상

배제우 인물과 도시, 시선과 동선이 만나고 겹치고 지나가며 만드는 마법 같은 순간들 

유제원 짝사랑은 서사가 아니라 심상이다

양태현 잃어버린 실비아를 찾아서…

 


🌈 작은영화제 : FREE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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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시 : 2024년 10월 30일 수요일

📍장소 : 서강대학교 정하상관 11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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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왜 이런 스토리를 떠올리게 되었는가.

성경에서 예수는 십자가에 못 박혔다 3일만에 부활하고 예수를 따르는 사도들이 있다. 그런 예수와 사도의 관계에서 힌트를 얻었다. 이 영화에선 그 부분을 변형시켜 예수는 부활하지 않고 그 누구 하나 답해주지 않는 상황에서 사도로 치환해서 생각할 수 있는 주인공이 믿음을 저버리고 온갖 유혹에 넘어가는 모습을 담았다. 그런 형태를 현대인들의 모습과 관련지어 표현하고 싶었다. 더 세부적인 주제로는 구원이 인간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가 그리고 그것이 사라졌을 때 인간은 어떻게 행동하는가와 관련해 기획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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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제목이 왜 침묵의 시간인가?

주인공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구원이라고 생각하던 정시현을 잃었다.  이런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 구원은 어디에 있는 것인지 그 누구도 답하지 않기에 <침묵의 시간>이라고 제목을 지었다.

 

베스트 한줄 감상

침묵의 시간은 생각보다 길다.

침묵의 시간에서 우린 어떻게 해야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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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작품 만든 배경과 연출 의도가 궁금하다.

일단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원래 배우를 꿈꾸다가, 감독이 너무 되고 싶어져서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원래는 초단편을 목적으로 3분 30초 영화, 짧은 것은 만들기 쉬울 것 같았다. 어떤 소재로 할까 생각을 맨날맨날했다. 어느날 양치를 하고 있다가 그때 생각이 났다. 한창 바빴던 시절이라, 갑자기 ‘내가 지금 왜 이렇게 바빠야 하지, 내가 하고 있는 것을 놓는다면 어떻게 될까’ 생각했는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래서 그것을 다 잡고 있는 것이 미래에 대한 나의 불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갑자기 머릿속에 이미지가 떠올랐다. 사람들이 손을 잡고 원을 두르는 이미지가 떠올랐다. 그래서 바로 영화를 만들게 되었다

이 영화로 미래에 대한 불안이나 자신의 가능성에 대한 불안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을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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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이렇게 무언극으로 만드신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소재를 먼저 생각하고 이미지로 떠올랐는데, 대사가 있으면 안 어울릴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이런 인물의 심리를 표정으로만 드러내서 전달을 하고 싶었고 보는 사람들이 각자의 상황에 맞게 표정을 보고 생각을 했으면 좋겠다. 많이 의미를 남겨두고 싶었다.

 

베스트 한줄 감상

스스로 일어서기 위한 각자의 토대를 생각하게 한다.

빙글빙글 돌아가는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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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영화를 찍으면서 담고 싶었던 것이 있는가?

처음 시나리오 쓸 때도 그랬고 만들 때도 그랬고 뭔가 삶과 죽음이나 고독같은 거대한 주제를 다루고싶었다기 보다는, 그냥 거북이가 나오고 요괴가 나오고 술자리에서 왁자지껄 떠들며 자기 죽었던 얘기를 하고 그런 식으로 여러 가지 이야기가 겹쳐져 받아들여지면 재밌지 않을까 싶었다. 영화에서 핵심이라고 한다면 아무래도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노인이 하는 이야기들도 다 말에서 말로 전달되는 이야기들이다. 그래서 처음 기획할 때는 이것을 하나의 구전동화처럼 쓰고 싶었던 마음도 있었다. 모든 이야기들을 각자 인물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형식을 띠고 싶었다. 그 형식이 영화의 메인 테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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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작품 제작 중에 막히는 부분이나 힘들었던 부분은 없으셨는지

만들면서 힘들었던 게 되게 많다. 눈치채신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지만, 영화의 사운드들이 보시면 옷 부스럭거리는 소리나 자연스럽게 들려야 하는 소리들이 잘 안 들리고 그런 측면이 있었다. 그랬던 이유가 영화 촬영 중에 동시녹음한 것들이 다 못 쓰게 되는 바람에 영화 속에 있는 것들은 전부 후시 녹음과 폴리 처리를 했다. 그래서 녹음 스튜디오를 엄청 들락날락거렸는데, 그 과정이 꽤나 고생스러웠다. 야외촬영 같은 경우, 8월 중순이었기에 땡볕에 햇빛 받으면서 한 것이 다들 덥고 고생스러웠던 기억이 있다.

 

베스트 한줄 감상

200년 후 전래 동화가 될 수도

거북이가 귀엽다.. 거북이 귀여워요.. 진짜 거북이는 어디에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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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연출 의도와 작품 제작 계기는 무엇인가

최대한 저예산으로 찍자. 그렇게 되니까 외부 배우, 장소를 빌릴 수 없었으므로 모두 학교 안에서 해결하자. 배우들도 동아리원들로만 찍어야 했다. 근데 아시겠지만, 내가 아는 사람이 영화에서 나오면 순간 몰입 깨진다. 저 사람이, 내가 아는 장소, 내가 아는 사람이 나오면 몰입이 깨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그 점을 역이용했다. 아예 동아리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하는게 좋겠다 싶었다. 서강대라는 공간이 나오고 동아리원이 나오면, 그 캐릭터는 현실그대로. 그래서 페이크 다큐 장르를 잡아서 만들었다. 동방에 있는 비디오테잎들을 가지고 영화 만들면 재밌겠다 싶었다. 공포라는 장르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있고, 동시에 그 전부터 있던 서영공에 있어서 꼭 영화를 찍을 때 많은 자본을 들여서 찍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의 사비만으로 충당하기엔 무리가 있다. 그래서 나중에 영화찍는 사람이 되더라도, 내 돈으로 영화 찍는 일은 지금 이 순간 밖에 없을 텐데 대학생 수준에서 몇백 들여서 찍을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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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영화를 통해 하고 싶은 말이 있는가.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하다. 재미없었어도 감사드린다. 굳이 영화를 통해 말하고 싶었던 것은 언제부턴가 제작단에서 촬영하는 대부분이 굉장히 감독 개인이 부담하기엔 어려운 정도의 금액으로 만들어지고 있었다. 물론 개인의 자유고 작품에 대한 애정도니까 왈가왈부할 건 아니다. 그렇지만 겁을 먹지 않았음 좋겠다. 영화가 찍고 싶다 생각이 들어도, 이렇게 찍을 수 있다. 저예산(6만 7천원)으로 찍을 수 있다는 것 보여주고 싶었다. 지금 영화 찍는 과정은, 본인의 한 가지 목적을 구현하기 위함인데, 저 같은 경우에는 내가 만든 재밌는 이야기를 보여주는 걸 수도 있고 그 목적에 집중하면 생각보다 많은 돈은 안 든다. 꼭 시네마 카메라로 찍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핸드폰이 가벼우니까 촬영연습에 효율적인 장비다. 그래서 제작활동에 많이들 관심 가져주시면 좋겠다. 이걸 얘기하고 싶었다. 

 

베스트 한줄 감상

최고의 스파게티 식사

서강 영화 ‘공동체‘

 

  • 여기서 소개된 글은 이번 겨울에 실물 잡지 《FEELM 공동체》로 발행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FEELM NO.6 만든 사람들

 

편집장 | 김예빈 

교정·교열 | 강시형 김유진 박소영 배제우 

에디터 | 강시형 박소영 

화요회 | 강시형 김숭산 김연신                 

             김현호 주민교 홍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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