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의집'은 왜 용산골목에서 팝업을 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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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4개월 전에 진행된 팝업을 가지고 왔습니다(!)
시간이 지나서 폐기할까 고민했지만,
이렇게나 깊게 살펴볼 좋은 팝업사례가 없더라고요.
특히나 콘텐츠와 커뮤니티, 커머스 서비스에 관심 있으신 분이라면
더더욱 재미있게 읽어보실 수 있을거에요😎

1. 오늘의집의 사업확장과 함께 진행된 팝업을 분석했고,
2. 어메이징브루어리 대표님의 글을 스크랩하여 덧붙였습니다. 

오늘의집 이사가는 날, Moving Day

오늘 살펴볼 브랜드는 자취경력자라면 무조건 찾게되는 서비스, 바로 '오늘의집'입니다. 오늘의집은 다른 자취러들의 집 사진을 구경하며 인테리어에 참고하기도 하고, 가성비템의 가구를 찾는 데에 제격인 플랫폼이죠.

오늘의집 커뮤니티인 '오하우스'가 용산 외진 골목에서 일주일간 아주 프라이빗한 팝업을 열었습니다. 올해 3월 28일부터 4월3일까지 진행된 이 팝업은, 첫 3일간엔 오직 오하우스 멤버들만 방문 가능하였고, 그 후에도 100% 예약제로만 진행했어요. 보통의 팝업이라면 방문객 수와 바이럴 지표를 늘리려 노력할텐데, 왜 '오하우스'는 이렇게 프라이빗한 팝업을 기획한걸까요?

개인적으로 3C(콘텐츠, 커뮤니티, 커머스)를 기반으로 한 사업전개가 흥미로워 '오늘의집'을 오랫동안 잘 보고 있었어요. '집'이라는 관심사로 3C를 적극 활용하면서, 밀도 높은 고객 참여를 끌어낸 플라이휠의 좋은 실례라고 생각하고요. 이번 팝업의 기획의도와 달성목표 또한 거시적인 비즈니스 차원에서 바라보니 더 재미있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
팝업 분석기 차근히 한 번 풀어볼게요.

1. 배경 : 오늘의집 '오하우스'는 왜 용산 골목으로 나왔을까

버킷플레이스(대표 이승재)에서 운영하는 '오늘의집'은 집과 인테리어를 기반으로 한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입니다. 2014년 설립 8년 후, 2022년에는 유니콘으로 등극했죠. 혹자는 오늘의집의 성장 동력을 커뮤니티에서 찾습니다. 회원간의 교류를 할 수 있는 SNS기능을 제공하고, '온라인 집들이'로 대변되는 집자랑 콘텐츠로 서비스 체류시간을 늘리며, 더 나아가 '오하우스' 멤버십을 운영하여, 보다 적극적인 고객과의 관계를 강화시켜나갔어요.

'오하우스'는 2020년 시작된 오늘의집 팬 멤버십입니다. 홍보활동에 대한 리워드를 지급하는 보통의 기업 서포터즈와는 달리 멤버들의 공통된 취향을 기반으로 더 적극적인 참여와 활동이 활발히 일어났고, 그 결과 4년 동안 10시즌, 총 2548명이 참여하는 커뮤니티가 되었죠. 오하우스 멤버십 덕에 오늘의집 방문자 수도 세 배 이상 늘었고요.

24년 3월을 끝으로 '오하우스' 커뮤니티가 종료되었습니다. 그 동시에 '오늘의집 크리에이터' 서비스가 시작되었는데, 한정된 커뮤니티가 아니라 서비스 내 '모든 유저'가 크리에이티브로서 활발히 콘텐츠를 만들고 즐길 수 있도록 했어요. 콘텐츠 잘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거나, 생산한 콘텐츠에 대한 리워드를 제공하는 등의 방식이에요. 다시 말하면, 프라이빗한 커뮤니티에서 열린 창작자 플랫폼으로의 확장을 시도하고 있는 거죠!

2. 메세지 : "이사가는 날, Moving Day"

'오늘의집'은 '오하우스' 커뮤니티의 종료와 새로운 '크리에이터'서비스 시작을 팝업이라는 경험으로 강렬하게 전달했어요. 팝업의 타이틀은 'Moving Day, 이사가는 날'이에요. 오하우스 멤버십의 끝이 아니라, '크리에이티브'라는 새로운 영역으로 '이사'가는 것이라는 메세지를 담고 있죠. 오하우스는 “이번 오프라인 팝업 전시 행사는 그간 오늘의집을 함께 가꿔온 오하우스 멤버들에게 감사를 표하며 새로운 커뮤니티 프로그램의 전환을 알리는 자리”라고 공식적으로 설명했고요. 이사가는 날의 아쉬움과 새 집에 대한 설렘과 기대의 공존을 전달하고 있답니다.

팝업의 비주얼적 모티프는 붉은 실이에요. '운명의 상대는 인연의 붉은 실로 연결된다'는 설화를 인용하여 오늘의집과 유저의 계속해서 이어질 인연을 의미하죠. 무채색의 공간에 붉은 색으로 꾸려진 전시물과 콘텐츠가 공간 곳곳에서 눈에 띄었어요.

3. 공간경험 : 새로운 사업으로 넘어오세요

팝업의 공간경험은 크게 두 가지 메세지를 담고 있어요.
먼저 기존 오하우스 커뮤니티에 참여했던 멤버들의 콘텐츠를 중심으로 함께 했던 시간을 돌이켜보며 감사를 전했고요.
뒤이어 새로운 크리에이터 사업을 설명하며 여전히 적극적으로 오늘의집과 함께하길 유도했어요.

로열티가 높은 서비스일수록 변화에 대한 고객 반발은 커지기 마련인데요. 기존 멤버들과 함께 쌓았던 시간과 추억을 촉촉하게 담아내는 메인 콘텐츠와 직원들의 상냥한 응대가 그 쿠션역할을 해주는 느낌이었어요.

3-1. 공간과 유저플로우

입지 이야기를 안 할 수 없어요.
이번 팝업은 지도를 보고 찾아가야만 발견할 수 있는 용산 아주 구석진 골목에서 진행되었거든요. 100% 예약제로 진행하여 목적 방문객만을 대상으로 했던 이번 팝업에서 접근성이 큰 화두는 아니었던 걸로 보여요. 오히려 지방에서 방문할 오하우스 멤버를 고려하여 서울역 근처로 위치를 잡았다고도 하고요. 더불어, 교회를 개조한 스튜디오였기 때문에, 공간에서 오는 아우라와 분위기가 팝업의 무드를 형성하는 것에 아주 톡톡히 역할을 했다고 봅니다.

팝업의 유저플로우는 다음과 같아요.

* 팝업 기획은 tttc 스튜디오에서 진행했어요. 자세한 전시구성은 이미 오늘의집에서 아주 잘 기록해두었으니 여기를 참고하세요!

3-2. 콘텐츠

팝업에서 경험할 수있는 콘텐츠도 살펴볼까요.

먼저 커뮤니티라는 특성을 담아 참여자들의 네트워킹으로 이어지는 콘텐츠가 다수인 점이 인상적이에요. 예약 체크인을 하며 건네받는 이름표를 통해 전시 참여자 간의 간격을 먼저 좁히고요. 밍글링존에서는 더욱 원활한 스몰토크를 위하여 주변 맛집지도를 QR로 비치해두기도 했어요. 멤버들만 참여할 수 있는 토크쇼도 있었어요. 

오하우스의 이야기를 담은 메인 전시존에서는 멤버들이 쌓아온 콘텐츠를 보여줘요. 붉은 실을 모티프로 한 메인 선형테이블 위에는 169명의 서로 다른 라이프스타일을 담은 포토카드를 진열하고요, 5명의 크리에이터를 선정하여 조금더 심층적인 인터뷰 콘텐츠와 세부 라이프스타일을 보여주기도 해요. 공간과 삶에 관련한 질문을 던지며 방문객 또한 포스트잇으로 참여할 수 있는 '퀘스쳔 룸'도 인상적이에요.

'크리에이터 존'에서 새로운 서비스를 소개해요. 먼저 '내 안의 크리에이터를 찾는 방법' 콘텐츠로 나 또한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다는 감정이입을 유도해요. ‘일상 속 순간들을 기록으로 남기는 걸 좋아하는 사람’, ‘새로운 곳으로 나아가는 변화를 주저하지 않는 사람’과 같은 문구로 나와 닮은 페르소나를 찾게끔 하죠. 그 후에 크리에이터로 성장하고 혜택을 받는 방법을 깔끔하게 설명하고요.

'이사'라는 컨셉을 반영한 콘텐츠도 흥미로워요. 큰 여행가방을 활용한 포토존도 있고요, 이벤트에 참여하면 리워드로 시루떡도 준다고요!

4. 비즈니스 : 돌려돌려 3C 플라이휠

4-1. 기존고객을 유입해서 서비스 안정화

팝업 이면의 사업적 목표를 살피기 위해서는 모든 공간경험의 끝에 결국 어떤 행동을 유도하는지를 유심히 살펴봅니다. 이번 팝업의 마지막에 위치한 참여 이벤트는  카톡 플러스친구 추가와 사이트 내 '크리에이터' 등록이었어요. 다시 말하면, 이번 팝업을 통해 오하우스 멤버들을 자연스레 '크리에이터'로 전환시키고, 새로운 사업영역에서도 적극적으로 활동하기를 유도하는 거죠.

이제껏 적극적으로 활동했던 유저들을 이탈없이 잘 전환시키고, 이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사업의 초기 안정화를 꾀하고 있어요. 새로운 방문객을 대상으로 오늘의집을 알리기보다 기존 고객을 최대한 더 락인하여 새로운 사업영역의 초기 안정화를 의도한 것을 알 수 있죠.

4-2. 더 강력한 플랫폼이 됩니다

'오늘의집'은 다년간의 '오하우스'멤버십 운영을 통해 콘텐츠 기반의 커뮤니티가 서비스의 다양한 지표에 이롭게 작용한다는 사실을 다각도에서 이미 경험해왔어요. 한정된 인원의 커뮤니티가 아니라 누구나 크리에이터로서 콘텐츠를 만드는 SNS형 플랫폼이 되었을 때, 오늘의집은 더 강력한 플랫폼이 될 것입니다. 더 큰 플라이휠을 굴릴 차례인거죠. 콘텐츠로 고객의 트래픽을 높이고, 자연스럽게 커머스와 O2O 서비스로 연결시키며 수익창출까지 기대하고 있어요.

흥미로운 것은 ‘크리에이터’의 부수익 창출을 눈에 띄게 강조한다는 점이에요. 크리에이터 확대를 위해 제품 협찬과 콘텐츠 수익화, 외부 홍보, 교육 등의 지원을 늘릴 예정이라고 해요. 유투브, 인스타그램, 닷슬래시대시 등 다양한 SNS에서도 익숙한 크리에이터 리워드인 셈이죠. 이제는 누구나 스마트폰 하나로 콘텐츠 생산자가 될 수 있는 시대, 양질의 콘텐츠가 계속 생성되어 플랫폼도, 크리에이터도, 소비자도 모두 유익한 현상이길 바래봅니다.

5. 오프라인도 전략적으로 접근해야죠

오늘의집은 꽤 전략적으로 오프라인을 선택했어요. 서비스 전환의 시점에서, 일방적인 온라인 공지가 아니라 오프라인에서 직접 만나며 친절히 설명하기를 선택한 거죠! '이사가는 날'팝업은 명확한 기획의도가 공간, 콘텐츠, 운영까지 하나로 잘 정렬된 브랜드 팝업의 좋은 사례라고 생각해요.

팝업이 유행이 되며 너도나도 왜 하는지 모를 양산형 팝업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어요. 똑똑한 소비자들은 '진짜'와 '가짜'를 더 빠르게 눈치채고 반응해요. 이유 없는 팝업은 체리피커의 타겟이 되기 십상이죠.

이제 오프라인도 전략적으로 접근할 때에요. 브랜드는 왜 오프라인으로 나와야할까요? 어디에서 어떤 콘텐츠로 고객을 만나야할까요? 공간경험만이 줄 수 있는 진짜 가치를 잘 활용하는 브랜드 팝업이 더 많이 생겨나길 기대해봅니다. 😎

🍪 어메이징 브루어리 대표님의 성수동 상권에 대한 인사이트를 공감하며 읽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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