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냥 가볍게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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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벌써 11월이죠
이번 레터에서는,

1. 요즘의 제 생각들을 구구절절 적어보았고
2. 쿠키 콘텐츠로는, 공간의 입지와 상권에 대한 따끈따끈한 뉴스를 준비하였습니다.

구독자찹찹 안녕하세요,
'후두리찹찹 공간기획인사이트'를 발행하고 있는 소보카도입니다.
이리저리 쓰고 지우길 반복하다가, 결국 제 소개를 먼저 해야할 것 같아 이렇게 운을 떼어봅니다. 몇 개 되지 않는 레터가 쌓여 검색에 걸리는 것인지 그 사이에 야금야금 구독자 수가 올라 111명을 달성하였습니다. 소소한 자축의 의미로, 오늘(11월 1일)은 그냥 제 이야기를 좀 써볼까 싶었습니다. 이제는 구독자 리스트를 보아도 저를 개인적으로 모르시는 분들이 훨씬 더 많아지기도 했구요, 최근 저의 거취가 바뀌어 온보딩 중이기에 저 스스로도 지금의 위치를 한 번 정리해보고 싶기도 했거든요.
혹 이번 호에서 유익한 디깅 콘텐츠를 기대하신 분이라면.. 먼저 양해의 말씀을 전합니다. "아 그렇게 살아온 것 잘 알겠고, 그럼 그 경험 바탕으로 이런 콘텐츠나 내놓으시죠" 하고 채근할 수 있는 기회를 드리겠습니다. (댓글달아주세요)

저는 노들섬 프로젝트 초기 오픈멤버이자 이후에는 기획팀 팀장으로 직영상설매장의 기획/운영을 담당했었고, 그 후에는 동료친구들과 창업하여 성수동에서 여러 브랜드 팝업을 만들어왔습니다. 올해 여름까지는요. 지금은 국내전자브랜드의 계열사인 광고대행사에서 글로벌 매장기획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팝업만들던 소보카도로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네.. 이직.. 했습니다..ㅎㅎ)

"좋아하는 일을 잘 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 여러 인사이트를 훔치다가 이렇게 레터도 발행하고 있습니다. "배움은 누가 떠먹여주지 않고, 내가 훔쳐먹는 것"이라는 마음으로 매일을 지냅니다. "좋은 공간경험이 쌓여 좋은 삶이 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고통은 제로썸이기 때문에, 만드는 입장에서 고통스러워야 사용자가 행복하다는 생각으로 허슬합니다.

제가 걸어온 길을 설명할 때, '공간의 브랜드'를 만들다가 '브랜드의 공간'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을 하기도 하고, 노지에서 구르며 제로투원의 이니셔티브만 하다가 대기업 조직생활을 처음 막 시작해보고 있다고도 말합니다. 사실 몇 년 간 AtoZ로 일 하다가 아주 작은 과정을 똑 떼내어 맡고 있는 지금이 아직도 무척 생경합니다.

저는 '브랜드의 공간'을 좋아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좋은 공간의 비결은 결국 경험의 메세지가 얼마나 뾰족한가인데요, 브랜드의 공간은 대체로 그 메세지가 굉장히 명확합니다. 공간의 존재이유와 달성목표도 분명하고요. 그들이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고객경험을 만들어내는 모습도 재미있습니다. 무엇보다 상업적이어서 좋아합니다. 이리저리 돌고돌아도 결국에는 기업이윤이 목적이어서, 많은 브랜드들이 같은 목적을 각기다른 전략으로 달성해나가는 여정을 살피는 것이 흥미진진합니다.

한참 팝업을 만들 때는 '이 팝업의 열기가 언제까지 지속할 것 같냐'라는 질문을 참 많이도 받았습니다. 그럼 틱톡은 언제까지 갈 것 같은지 반문했습니다. 팝업은 리테일의 숏폼 콘텐츠라고 생각했거든요. 혹시나 팝업시장이 과열되어 바스스 타들어가 사라진대도, 이렇게나 강렬한 공간경험을 한 고객들은 사라지지 않아요. 팝업이 사라져도 경험을 찾아다니는 사람들의 수요는 계속 될 것이고, 결국 모든 오프라인 공간이 가야하는 방향은 어느정도 정해져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팝업이 사라져도 경험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상설매장에서도 점점 몰입형 공간경험을 확보하여 트래픽을 만들어낼 것이라는 것이 저의 의견입니다.

그래서 상설매장으로 눈을 돌렸습니다. 면접을 볼 때도 "상설공간에서도 팝업 못지 않은 고객경험을 만들어야한다, 그거 제가 해드리겠다"며 포부를 밝혔는데(클라이언트 영업했던 마인드셋으로 당차게 면접을 봤습니다), 현시점 온보딩 2달차, 혹독한 현실을 알아가는 중입니다.(에,, 그 이야기는 다음 기회에 하죠.. 누구나 링 위에 설 때까지는 계획이 있으니까요)

일반 유통매장의 흥미로운 지점들도 상당히 많습니다. 전혀 다른 온도의 방문고객들, 인스토어 마케팅 방식, 제품의 생산부터 출시 후 매장에 올라가기까지의 여정, 심지어 글로벌이기에 수출 시스템이나 현지매장관리 그리고 그 속의 굉장히 많은 이해관계자들.. 검색해서는 알 수 없는 거대세계를 마주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전보다 제 작업의 도파민과 재미폭발은 줄어들었지만, 내부자가 되어 바라보는 산업생태계에서 배움을 많이 훔쳐먹고 있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아주 바쁩니다.

헤매는 만큼 내 땅이라고 했던가요, 그만큼 저는 후두리찹찹 레터에 담고 싶은 이야기가 더더욱 넓어지고 많아졌습니다.

여전히 공간을 방문하여 디깅하고, 공간 트렌드나 이슈들을 정리하겠지만, 주제와 인사이트의 범위가 더 넓고 깊어질 것입니다. 어때요, 아주 간헐적이었던 찹찹레터 아직 해지 하지 않길 잘했죠? 찹찹 여러분들도 어서 저를 레버리지해서 유용하게 써가세요. 111명의 찹찹들, 사랑합니다.

곧 돌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