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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영국 날씨
어느덧 새해가 되고 벌써 3월이 반이나 지났다. 영국은 이제 해가 오후 6시에 지기 시작했어. 정말 놀라운 일이야. 겨울내내 오후 4시 반이면 깜깜해지곤 했는데 이렇게 늦어진 걸 보니 봄이 오는 게 느껴져. 다행히 런던의 겨울은 한국만큼 춥지는 않아. 보통 영상 5도 정도? 다만 겨울엔 해 보는 날이 지인짜 드물어. 사람들이 생각하는 전형적인 영국날씨는 영국의 겨울날씨를 두고 말하는 것 같아. 겨울 중 80%가 흐림☁️ 이야. 그래서 겨울엔 무조건 비타민 D를 먹고 심지어 햇빛 대용 조명인 S.A.D라는 조명을 사는 사람도 많아. 왜 사람들이 그러잖아. 유럽인들은 해가 나면 다 공원 가서 발가벗고 눕는다고~ 한국에 있을 땐 그렇게 와닿지 않았는데 여기서 겨울을 8년 겪다보니 이제는 나도 해가 난 날엔 무조건 공원 가서 산책해야겠다는 조바심이 생겼어 ㅎㅎ 해가 참 소중함🥹
3월이 되고나서부터는 이제 주 4일 이상 해가 나고 있어!! 난 개인적으로 영국날씨가 너무 좋아. 겨울에 많이 춥지 않고 여름에는 많이 덥지 않거든. 난 추위, 더위 둘 다 많이 타서 이게 참 잘 맞더라고. 미세먼지도 없고, 겨울 외에는 생각보다 맑은 날도 많아서 산책하기 참 좋아.
시즌 2
에헴 자 그러면... 시즌 2를 드디어 시작해볼까?
시즌 2에 대해 간단히 설명부터 하고 넘어갈게. 아쉽게도 시즌 2는 짧을 예정이야. 4주동안 주 1회씩 편지를 보낼 거야. 총 4통!
왜 그렇게 짧냐구? 이유가 있지~ ㅜㅜ 왜냐하면 영국에 왔는데도 제대로 영국을 경험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쓸 거리가 부족하다는 결론을 내렸어. 영주권자에 영국에서 일한 경력이 7년이나 있으니 당연히 3-4개월 내로 취업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잘 안 풀리더라고😅 요즘의 내 삶은 고립되어 있어.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일을 간간히 하고는 있지만 어디 소속되어 있지 않고, 남편도 한국인이다보니 딱히 영국사회를 경험하고 있지 않는 것 같아. 요즘 일상은 정말 단순해. 밥, 구직/프리랜서 일, 산책, 헬스, 넷플릭스- 끝. 뉴스레터에 취지에 맞게 한국과 다른 경험을 신선하게 공유하고 싶었는데 그렇게 다시 자리잡기엔 생각보다 오래 걸릴 것 같아🥲 약속한 대로 시즌2는 시작하지만 미니 시리즈로 만들고, 나중에 좀더 자리잡고 나서 제대로 시작할까 해.
영국에서의 근황
작년 10월~12월은 마음이 참 답답하고 우울했어. 참고로 나는 7년 영국생활 후 귀국 → 3년 한국생활 → 작년 9월에 다시 영국으로 왔어. 근데 취업이 안 되는 거야. 돈은 안 벌고 있는데, 런던 물가와 집세는 어마어마하다보니 경제적 압박에 온몸이 짓눌렸어. 나만 믿으라고 하고 토종 한국인 남편까지 데리고 왔는데 내가 일을 못 구하니까 남편에게도 미안하고 매일매일 조바심에 쩔쩔 맸어.
지금은 조바심을 내려놓고, 이참에 풀타임이 아니라 프리랜서 그래픽 디자이너가 되어보기로 마음을 먹었어. 사실 여유가 생기기도 했어. 최근에 다양한 단기알바로 돈을 조금은 벌었거든. 내가 해보지 않았던 일이었고, 여러 사람들을 만나게 되서 답답했던 기분이 좀 풀렸어. 이번 시즌 2에서는 바로 그 경험을 공유해보려고 해.
요즘 들어 영국에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기분이 들어. 워홀 2기 때 알게 된 한국친구들은 런던에서 이제 안정적으로 잘 살고 있는 반면, 나는 왔다갔다한 탓에 다시 자리잡기 위해 불안한 마음으로 살고 있으니까... 현타가 세게 왔었는데 이제는 마음을 고쳐먹었어.
'그래! 난 이런 사람이야! 뭐 어쩌겠어?
이상만 좇고 경제감각이 부족했던 내 모습을 받아들였어.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말고, 나는 나만의 방식으로 느리지만 다시 시작해서 갈 거야. 10년단위로 보면 다들 거기서 거기지 않을까? 광년단위가 있는 우주적 관점에서 보면 심지어 10년은 아무것도 아닐 거야. 대중적으로 여겨지는 나이별 사회・경제적 단계(취업, 결혼, 출산, 자가소유 등)에서도 좀더 자유로워지려고 해. 그 기준으로 따지면 뒤쳐졌다는 생각만 드니까. 내가 원하는 궁극적 삶은 창작자로 살며 부자가 되는 거니까 회사원의 안정성과 비교하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어.
이렇게 현재와 미래의 삶을 생각하는 시간을 참.... 많이 보냈어. 모노드라마같은 내 근황 읽어줘서 고마워 ㅎㅎ
다음주(3월 25일 화)부터 발간할 시즌 2 레터 목차는 아래와 같아.
런던에서 통역 겸 가이드 알바를 하다! |
한국 디자이너 마켓에서 달력을 팔다! |
결국 한식당에서 서빙을 하고 말았다! |
최고 알바: £600받고 로레알 아카데미에서 헤어모델을 하다! |
보통 영국에 처음 온 사람이라면 한국관련된 일을 찾아볼 것 같아. 근데 영국에 아무리 오래 있어도 본업 외 급하게 일을 구한다면 한국일을 찾게 되는 건 마찬가지더라고ㅋㅋ 나도 디자인일 말고는 아무 경력이 없으니 차라리 한국관련된 쪽에서 일을 구하는 게 더 경쟁력이 있겠다고 생각했어. 그래도 헤어모델은 찐영국인들과 일했던 경험이라 얼른 얘기를 공유하고 싶다 ㅋㅋ 그럼 다음주부터 화요일마다 한 통씩 보낼테니 기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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