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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1 종료 👋🏻

문화

4. 허그는 여전히 어색해

가슴까지 맞닿아야 허그라고 하는데...

2023.10.12 | 조회 58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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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영국이 어땠냐면

영국에서 워홀 2년, 취업 5년 살며 겪었던 문화충격 및 소소한 에피소드

안녕 구독자! 좋은 아침이야☀️

어느덧 5번째 레터를 보내~! 뭔가를 꾸준히 한다는 것은 감정기복에 굴하지 않고 단단하게 밀고 나간다는 거잖아. 그게 부족해서 이렇게 뉴스레터를 시작한 거라 감회가 새롭다~ 앞으로도 잘 써보도록 할게ㅎㅎ 

오늘은 허그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

영국에서는 허그 인사가 흔해. 우리나라는 허그를 안 하냐? 물론 하지~ 오랜만에 만나거나 긴 이별을 할 때 껴안잖아. 하지만... 한국 허그와 영국 허그는 상당히 다르더라구! 😅

내가 관찰해본 결과 한국 허그는 좀 엉성해. 한국에서는 서로 하체는 엉거주춤하게 뒤로 뺀 채 어깨만 서로에게 대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 여기에 상대의 어깨나 등을 토닥토닥 두드리거나 쓰다듬는 양념이 따라붙을 때가 많지. 근데 영국에서 이런 식으로 인사를 하면 상대는 ‘Such an awkward hug!(너무 어색한 허그)’라고 생각할 수도 있어.

 

그럼 허그는 어떻게 해야 할까?

첫 직장을 다닐 때 영국인 사장 해리는 프랑스에서 살다 와서 프랑스식 인사 비쥬로 인사하곤 했어. 그는 허그를 하고나서 상대방과 양쪽 볼을 번갈아 대고 한쪽 볼이 닿을 때마다 ‘쪽’ 소리를 냈어. 나도 그와 인사할 때마다 그를 따라했고... 어느날 해리가 웃으면서 말했어.

이런 느낌!
이런 느낌!

“수수는 인사할 때마다 쪽 소리를 안 내고 그냥 고개만 갖다 대 하하”

음... 맞아. 나는 뽀뽀 소리를 내지 않았고 그렇게 해야 하는지도 몰랐어. 그냥 어정쩡하게 허그를 하고 마치 새처럼 내 머리를 그의 한쪽 어깨 위로 뻗었다가 당기고 다시 다른 쪽 어깨 위로 뻗었어. 입술은 단단히 닫혀있었지. 부리를 앙 다문 무표정한 새처럼🦜

 

두 번째 직장에 에밀리라는 아주 외향적인 동료가 있었어. 그녀는 내가 아는 그 어떤 영국인보다도 허그를 진하고 겪하게 했어. 얼굴에 한 바가지 웃음을 머금은 채 모든 사람들에게 환하게 인사했지. 그런 그녀에게 나의 어정쩡한 한국 허그는 한참 부족했나봐.

“수수, 허그는 서로 가슴까지 닿아야 해.”

에밀리는 웃으면서 그녀의 가슴을 내 가슴에 바짝 밀착하며 나를 껴안았어.

뜨아😳 유교 한국에서 나고 자란 내게는 가슴과 가슴을 맞붙이는 게 정말 부끄러운 일이었어. 정말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작은 가슴에 콤플렉스가 있기 때문에 가슴에 유난히 민감했거든. 내 가슴을 상대의 가슴에 붙이면 내 가슴 크기를 확인 사살하는 느낌이 들었어.

하지만... 어차피 딱 봐도 작아보이는데 뭘 그리 걱정하나... 열등감을 내려놓고 그들의 문화에 적응해야겠다고 다짐했어. 이제는 친한 사람들과 하는 허그는 편해졌지만 여전히 낯선 사람과 처음 나누는 허그는 어색해😅

그런데... 내가 적응해야 할 것은 그게 다가 아니었어. 그거 알아?

토닥토닥 제스처도 굉장히 한국적이란 거?

한번은 나랑 자주 놀던 프랑스 친구가 물었어.

“너 인사할 때 마지막에 그 쓰다듬는 거 뭐야? 이상해~ 안 하면 안 돼?”

😅

영국 친구 나디는 한국 남자와 데이트를 했는데 마지막에 한 허그가 너무 소름돋았다고 했어. 거리감있는 포옹을 하고는 나디 어깨를 톡톡 두드렸다고 해. 사실 그가 한 허그는 한국인이 봤을 때는 아무렇지 않은 허그잖아 ㅎㅎ

토닥토닥은 한국인에게는 따뜻한 애정표현인데 유럽 친구들은 어깨를 으쓱하며 얼굴을 찡그리는 게 괜히 억울하고 아쉬웠어. 웃긴 건 반면에 한국인은 허그할 때 가슴까지 맞붙으면 눈동자가 커다래질 거야. 

신기하지 않니? 아무리 인터넷이 발달하고 세계화가 되었을지언정, 사는 지역에 따라 반응이 이렇게 다르다니. 특히 촉각적인 문화 차이는 직접 겪어봐야만 알 수 있다는 것... 문화가 다른 만큼 정서도 참 다르다는 짜릿한 교훈을 얻었지 뭐야~ 🙄

 

ㅎㅎ 오늘의 짧은 허그 얘기 재미있었어?

이제 금요일까지 딱 하루 남았다! 오늘하루 잘 보내고 다음주에 만나! :)

 

2023년 10월 11일 수요일

수수가

(*레터에 등장한 사람들 이름은 전부 가명을 사용합니다🫢

 

혹시 여유가 된다면~ 내게 커피 한 잔 혹은 댓글 부탁해🥹 

THANK YOU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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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영국생활에 대해 궁금한 게 있거나 피드백을 주고 싶다면 연락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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