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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케이스

만약 엔씨소프트가 김희성을 만났다면?

🧔🏻‍♂️ 김희성 : 난 이리 무용(無用) 한 것들을 좋아하오. 봄, 꽃, 달. ❓ : 돈이 될까?

2025.12.14 | 조회 18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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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관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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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역할의 전략

성공적인 비즈니스, 그리고 삶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를 위한 전략적 사고

 

 

저는 엔터테인먼트(스포츠, 음악, 영화, 공연예술, 게임 등) 산업을 좋아하는 편이에요.

요즘 모든 이야기의 중심에 있는 AI, 기술, 에너지와 같은 것과 달리 무용해 보이지만, 사실은 누군가에게는 꿈을, 위로를, 편안함을, 추억을 제공하며 어마어마한 가치를 창출하기 때문이에요. 그 효과나 기작을 측정하기도 참 어려워 한편으로는 미스터리해 보이기도 하고요.

 

오늘 콘텐츠는 무용해 보이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예요. 어쩌면 전략도 그중 하나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실행이 강조되는 흐름 속에서 전략은 왜 계속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것 같아 보이거든요. (물론 개인적으로 전략과 실행이 분리될 수 있는 거라 생각하지는 않지만요.)

오늘 콘텐츠는 무용해 보이는 것을 무용하다고 판단하는 것이 어떻게 기업을 평범하게 만드는지, 어떻게 다시 유용함으로 바꿀 수 있을지에 대한 이야기예요.

 

저는 조직 내에서 무용해 보이는 것들이 엄청난 성공을 가져다주지는 못하겠지만, 무용한 것들에 대한 대화가 없다면 어느 순간에는 평범해지거나 실패할 것이라고 믿는 사람이에요.

비즈니스 환경에서 무용해 보이는 것들이란, 우리의 열망이나 꿈, 고객에 대한 상상, 지금은 할 수 없는 것 등이 포함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전략은 이런 것들에 대한 고민이기도 해요. 그렇다 보니 저는 (대부분의 경우 잘 먹히지는 않지만) 전략을 할 때도 이런 무용해 보이는 것들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곤 해요. 전략의 용어로 보자면 의사결정, 비전과 목표, 언어의 통일, 효과적인 정렬을 위한 구조와 프로세스 같은 것들이 있을 거예요.


 

난 원체 무용한 것들을 좋아하오.

 

2018년 방영한 미스터 션샤인의 김희성(변요한)은 무용한 것을 참 좋아하는 사람이었고, 총과 칼, 권력이 전부인 것 같은 시대에 무용해 보이는 글과 사진, 기록을 선택했죠.

  • 우리는 글과 사진, 영상의 힘에 대해 잘 알고 있지만, 애신(김태리)은 희성(변요한)에게 ‘글에는 힘이 없다.’고 이야기했었던 것을 보면, 당시(드라마의 세계관)의 상황에서 글과 사진은 얼마나 무력한 수단으로 비쳤을지 상상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난 이리 무용(無用) 한 것들을 좋아하오. 봄, 꽃, 달. (출처: 사람엔터테인먼트 홈페이지)
난 이리 무용(無用) 한 것들을 좋아하오. 봄, 꽃, 달. (출처: 사람엔터테인먼트 홈페이지)

 

조금 딴소리이긴 하지만, 이 장면이 좀 더 시각적으로 후킹(?)되지 않을까 싶어서 가져오긴 했는데 개인적으로는 애신과 나눈 대화에 나온 대사를 더 좋아하긴 해요.

"난 원체 무용한 것들을 좋아하오. 달, 별, 꽃, 바람, 웃음, 농담, 그런 것들...
그렇게 흘러가는 대로 살다가 멎는 곳에서 죽는 것이 나의 꿈이라면 꿈이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김희성(변요한)은 무용해 보이는 것들을 통해 유용하다고 생각했던 것(총과 칼)의 이야기를 기록함으로써, 그의 사후에 무용해 보이는 것의 유용함이 증명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 지점에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무용해 보이는 것’이 실제로 무용한 것은 아니라는 점, 그리고 유용한 것으로 변환될 수 있다는 점이에요.

김희성은 무용한 것(달, 별, 꽃, 바람, 웃음, 농담, 그런 것들)을 지키기 위해, 무용해 보이는 방법(글, 사진)을 선택해, 유용함(기록, 역사)을 만들었어요. 물론 기록과 역사까지 이어지지 않았다면, 김희성이 좋아한 무용한 것들은 그저 부잣집 도련님의 철부지 같은 낭만으로 남았을 것이고, 무용해 보이는 방법은 그저 무서운 상황을 피하기 위한 도피처에 지나지 않았을 수도 있을 거예요.


 

??? : 돈이 될까?

 

개인적으로 대표적인 사례가 엔씨소프트가 아닐까 생각해요. 최근 아이온2를 출시하고, AI 콘텐츠 및 기술 기업으로의 정체성 변화를 위한 사명 변경도 논의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래도 어떨 것이라고 이야기할 수는 없겠지만요.

  • 2017년 리니지M을 출시하며, PC 중심에서 모바일로 성공적인 확장, 그리고 2019년 리니지2M의 흥행까지 이어지며 2020년 매출이 크게 증가했죠. 게다가 게임 산업은 대표적인 코로나 특수(?) 산업이기도 했고요.
  • 하지만 2021년 실적이 절대적으로 나쁘지는 않았지만,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하면서 투자자들이 등을 돌리기 시작했고, 잇따른 신작 게임의 실패(블레이드앤소울2, 쓰론앤리버티, 호연…)는 지금 엔씨의 주가를 만들었죠. 물론 야심 차게 준비했던 글로벌 진출도 실패로 끝이 났고요.
  • 그 결과 2021년 100만 원이 넘었던 엔씨소프트의 주가는 현재 19만 원 수준으로 떨어졌고, 이는 2015년의 주가와 비슷해요. 실적도 이후 계속 하락세에 있고요.

 

엔씨소프트(036570) 주가(월봉), 토스증권
엔씨소프트(036570) 주가(월봉), 토스증권

 

엔씨소프트의 역사(?)에 대해서는 제가 즐겨보는 G식백과 채널에서 3부작으로 다룬 내용이 있으니 더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시다면 한 번 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조금 귀가 아플 수는 있지만, 재미있습니다…!!)

 

김성회의 G식백과 대한민국 게임사 시리즈 - 엔씨소프트편
김성회의 G식백과 대한민국 게임사 시리즈 - 엔씨소프트편

 

가장 극적으로 엔씨가 가진 무용해 보이는 것에 대한 관점을 보여줬던 것은 한때 유명했던 블라인드의 댓글일 것 같아요. 아마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는 사건일 것 같아요. 여기서 무용해 보이는 것을 굳이 정의해 본다면 고객에 대한 담론이라고 할 수 있어요.

  • 고객이 돈을 지불하는 주체라는 사실은 누가 말하지 않더라도 명백한 사실이죠.
  • 따라서, 우리가 고객에 대한 담론에서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해야 하는 것은 무엇을 제공하고, 얼마를 지불하게 할까, 우리가 어떻게 해야 고객들이 우리가 제공하는 것에 더 높은 가치(WTP, Willingness-to-Pay)를 부여할지에 대한 걸 거예요.
  • 하지만 단순히 ‘돈을 내게 하는 법’만 고민한다면, ‘이용당한다’는 느낌을 받게 되겠죠. 개인적으로 고객에 대한 담론이 어렵다면, ‘우리가 사기꾼과 다르다면, 무엇이 다른가?’라는 질문을 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엔씨소프트 직원, 수천명 몰린 원신 행사...
엔씨소프트 직원, 수천명 몰린 원신 행사..."돈이 될까" 조롱 댓글 (2022년 8월 1일 기사, 출처 : 아주경제)

 

이 이미지는 중국 기업인 호요버스(구 미호요)에서 개발하고 운영하고 있는 원신의 행사 사진이에요. 호요버스는 ‘기술 오타쿠가 세상을 구한다’는 세상 솔직하고 재미있는(?) 슬로건을 가지고 있어요. 슬로건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서브컬처 게임을 메인으로 하고 있는 기업이죠.

운영하고 있는 여러 게임이 있지만, 원신만 하더라도 오케스트라 라이브 공연, 카툰, 애니메이션과 같이 다양한 콘텐츠, 즉, 겉보기에는 무용해 보이는 것들에 결코 소홀하지 않아요. 흔히 업계에서 BM이라고 부르는 유료 상품 구조도 아주 단순한 편으로, 콘텐츠(신규 캐릭터, 무기)가 사실상 유일한 상품이라고 할 수 있어요. 물론 가격이 저렴한가 하면 오히려 비싼 편이지만, 유저들은 기꺼이 돈을 지불하고 있어요.

 

정말 무용해 보이는 오케스트라 공연 라이브 영상 … 
정말 무용해 보이는 오케스트라 공연 라이브 영상 … 

 

무용한 것을 유용한 것으로…

 

고객에 대한 담론을 대표적인 무용해 보이는 것으로 예시를 들어서 이야기해 봤는데요. 결국 비즈니스에서 무용해 보이는 것을 논한다는 것은 ‘우리가 왜 이 일을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과 같아요.

누군가는 너무 단편적이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겠지만, 엔씨소프트가 숫자에 매몰되어 이 질문을 놓쳤을 때 팬들은 떠났고, 호요버스가 낭만이라는 무용한 가치에 투자했을 때 고객들은 지갑을 열었어요. 굳이 해외에서 사례를 찾지 않더라도 네오위즈의 P의 거짓, 넥슨의 데이브 더 다이버, 시프트업의 스텔라 블레이드 같은 게임들도 기존 우리나라 게임 산업의 흐름에서는 나오기 어려운 것들이었죠

 

(출처: 게임와이)
(출처: 게임와이)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무용해 보이는 것 그 자체가 성공을 가져다주지는 못할 거예요. 대부분 무용해 보이는 것들은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직접적으로 알려주지는 않기 때문이에요. 따라서 무용한 것에 대한 이야기가 허탈함으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유용한 것(우리가 유용하다고 믿는 것)으로 변화시키는 것이 중요해요.

 

저는 무용해 보이는 것을 유용한 것으로 변화시키는 데 필요한 것은 아주 간단한 질문이라 생각하고 있어요.

“어떻게 하면 ~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이에요.

 

예를 들어, 무용해 보이는 것은 ‘우리 제품의 강점을 무엇일까?‘이지만, 만약 우리가 ‘어떻게 하면 고객이 우리의 강점을 비용을 지불할 만한 가치로 느낄 수 있도록 할까?’라고 물어본다면, 그다음에는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로 넘어갈 수 있어요.

즉, 가능성이라는 추상적인 영역에서 계획이라는 구체적인 영역으로 넘어가는 셈이죠.

 

당연한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적어도 저의 경험 내에서는 ‘어떻게 하면 우리가 현재는 불가능해 보이는 것을 가능하게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는 경우는 정말 적었던 것 같아요.

  • ‘그래서 어떻게 하겠다는 거죠?’와 같이 숙제 검사를 하는 질문이라든지,
  • ‘그게 왜 될 거라고 생각하세요?’와 같이 불확실한 미래의 정답을 요구하는 질문은 많이 봤지만 말이에요.

 

저는 엔씨가 역량이 부족해서, 기술력이 부족해서, 자본이 부족해서 지금과 같은 상황에 처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물론 엔씨는 ‘고객이 무엇에 비용을 지불하는가?’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었다고 생각해요. P2W(Pay to Win)이 마치 성공 공식인 것처럼 통하는 시대가 있었으니까요.

엔씨가 부족했던 것은 ‘고객이 왜 이 세계를 사랑해야 하는가’에 대한 담론이 더 이상 내부에서 의미 있는 주제가 되지 못했다는 데 있다 생각해요. 설령 이 담론이 존재했다 하더라도, 그 담론이 유용한 것으로 변환될 수 없는 환경도 문제였을 거고요.


 

저는 요즘 어쩌다 보니 오프라인(?)에서 ‘담론(談論)’이라는 말을 많이 쓰고 있는데, 생각해 보니 담론이 정확히 뭘 의미하는 건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찾아보니 조금 어렵고 추상적인 개념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 어떤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주고받는 행위를 의미하기도 하고,
  • 관심사나 지식, 사고방식 등에 대한 틀을 의미하기도 하는 것 같아요.

 

공통적으로는 옳고 그름에 대한 결정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이야기, 대화, 논의, 의견 교환과 같이 수렴보다는 확장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 같더라고요. 그렇게 이해하고 나니 조금 더 ‘담론’이라는 단어가 좋아졌습니다.

 

근데 또 한편으로는 담론이라는 것이 우리의 일상에서 얼마나 무용하게 여겨지는지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담론은 내가 해야 하는 행동을 정의하지도 않고, 정답을 찾는 과정도 아니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담론이라는 건 결론을 내리기 위한 목적이 아닌, 결론을 내리기 위한 세계관을 합의하는 것에 가까운 것 같아요. 즉, 담론은 우리가 결론을 내리기 위한 공통의 틀, 그라운드 룰, 전제를 합의할 수 있다는 데 의미가 있는 것이죠.

 

그래서 담론을 나누는 것은 의사결정이 필요한 영역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덜 효과적이고 효율적이어 보이는 것을 선택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죠.

그리고 이런 관점에서 리더십의 무능은 유용한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무용해 보이는 것을 유용한 것으로 바꾸지 못함에 있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리고 무용한 것의 유용함은 내가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흐르고 고객과 시장을 통해 증명되는 것 같기도 하고요. 기록의 가치가 시간이 지난 지금 그 유용함이 증명되는 것처럼요.

 

오늘 콘텐츠는 여기까지이며, 우리의 일상에서 무용해 보이는 담론이 조금 더 많아지기를, 그리고 그 무용해 보이는 담론이 사실은 무용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되길, 그리고 그 무용해 보이는 것들을 유용한 것으로 바꾸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길 바라봅니다!

 


🙏🏻 오늘의 콘텐츠가 일상의 수많은 고민들 중 하나라도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되어주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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