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_기밀빼고

오늘의 하루 - 왠종일 회사 생활 + 운동

내 컨트롤대로 되는 일은 하나도 없다. 하악하악

2024.06.19 | 조회 1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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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KimInspires

미국에서 일하는 한국인 워킹맘입니다. 매일매일 동기부여를 통해 다시 일어납니다.

오늘 동네 친구랑 같이 아침에 운동 약속을 했다. 운동 시작은 아침 5시 45분이고, 등록을 위해 5시 반까지는 도착해야 했다. 아침 5시에 일어나서, 목이 칼칼하니 컨디션을 핑계로 가지 말까라는 악마의 유혹이 있었지만 친구가 연락이 안되는 관계로 바로 일단 갔다. 다행히 친구는 와서 먼저 등록을 진행했고, 나는 지난번에 한번 무료로 들었기 때문에 아침 운동은 참여할 수 없었다. 아침에도 운동하는 곳에는 주차할 곳이 없을 정도로 빽빽했다. 운동하는 Club Studio 바로 앞에는 차를 댈 수도 없고, 뺑뺑 돌아 끝에 주차했다. 결국 아침 운동은 실패했지만, 아침에 일찍 일어나 운동하는 사람들의 기운을 받았다. 이것이 바로 내가 좋아하는 미국의 에너지다. 

집에 오니 6시 반, 후다닥 씻고, 7시 반에 런던에 있는 유럽 마케터와 미팅을 했다. 목요일에 마케팅 제품 런칭 리뷰가 있는데 마케팅 리뷰 파일 준비를 부랴부랴 해야 했기 때문에 미팅을 했다. 유럽 마켓에 경쟁이 심해지기 때문에 내가 담당한 제품이 어떤 위치를 차지할 것인가 냉철한 판단이 필요하고, 또 동시에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기 위한 동기부여 스피치도 준비해야 한다. 얘기를 하면서 내가 동기부여가 안될 때가 많다. 이거 쉽지 않은 런칭이 되겠어 라는 이야기는 100명이면 100명이 다 얘기하지만, 그 중에 '그래도 같이 해보자'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다들, 힘든 얘기, 복잡한 얘기, 왜 안되는지에 에너지를 쏟고 있고, 나도 상당히 휩쓸린 상태였다. 

미팅을 마치고, 점심 도시락을 후다닥 싸서, 삼실로 갔다. 오늘은 아침 7시부터 오후 3시까지 미팅이 있었고, 점심 시간까지도 말하자면 워킹 런치가 있었다. 9시 반에는, 내 플랫폼을 담당하는 연구개발팀 주도의 미팅이 있었고, 마치고나서는 내년도 어떻게 제품을 포지셔닝 할지 글로벌 마케팅 팀 안에서의 미팅을 했다. 이후, 생산 팀과 같이 현재 실제 유럽, 아시아, 미국 마켓이 우리 글로벌팀에서 요청한 대로 제품 분배 계획을 조정했는지, 2025년도에는 어떻게 생산계획을 하는지 캐치업 미팅을 했다. 맨날 캐치업만 하다 끝나겠다 싶은데 진짜 하나 하나 프로젝트가 묵직하게 천천히 움직인다. 

점심은 허가팀, 그리고 개발팀 담당자, 그리고 또다른 글로벌 마케터와 함께 먹었다. 도시락을 싸와서 같이 먹으면서 서로 허심탄회하게 힘들어죽겠다 라는 얘기를 하는게 목적이다. 밥을 먹는데 지나가다 클리니컬 스터디를 리딩하는 직원을 만났다. 그녀는 정말 매력적인 리더인데 그녀도 지금 상황에 답답함을 호소했다. 암튼 계획대로 일이 돌아가는 꼴이 없다. 

오후에는 고객 세그먼트에 따라 제품 포지셔닝을 어떻게 할지 메시지 맵을 그렸다. 개발을 담당하는 직원들은 뜬구름 잡는 얘기라고 마케터들의 이야기를 당최 이해하질 못하지만, 그래도 고객의 숨은 니즈를 읽어내고 그것을 통합해서 통찰로 바꾸는 것이 마케터의 역할이다. 적어도 마케터들끼리 얘기를 하면 우리는 눈빛만봐도 서로를 이해하고 위로한다. 그래서 마케팅 안의 분위기는 참 좋다. 

다시 오후에 1:1 캐치업을 하고, 유럽팀과 목요일에 리뷰를 할 마케팅 자료를 손봤다. 추가로 내일 있을 리더십 리뷰, 지난번 행사 정리 코멘트, 유럽행사 비용 지출 확인 등 짜잘한 일들이 많았고, 도망가고 싶었다. 집에 와서 빛의 속도로 고구마 샐러드를 만들어 먹었다. 퀴노아도 넣고, 나름 짭쪼름하고 맛나게 만들었는데 아주 위를 볼록하게 할 정도의 양이었다. 

6시10분까지 우걱우걱 먹고 다시 운동하는 곳으로 향했다. 오늘은 자전거타기를 했는데, 선생님은 운동하는 곳을 마치 클럽에 온 것처럼 신나게 분위기를 잘 조성했다. 일어서서 계속 자전거를 타야 하는데 현재 근육이 없어서 이렇게 달리면 죽겠다 싶었다. 나는 계속 앉아서 탔는데 노래에 맞춰 페달을 돌리는 것도 쉽지 않았다. 아, 그래도 50분 운동 끝냈다. 선생님이 마지막에 처음 온 '순영' 축하한다고 메시지를 날려줬다. 이제 이 미국 생활도 잘 적응한 모양이다. 옆에 흑인, 앞에 백인, 오른쪽에 아시아인들이 각자 운동에 몰두하며 선생님이 앞에서 하라는대로 따라하는데 같이 에너지가 폭발하는 느낌이었다. 이 미국인들 암튼 보통이 아니다. 여기서 에너지를 다 쏟아서 회사에서는 일을 대충 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암튼 이것이 미국의 스태미나이고, 묵직 묵직한 일을 꾸준히 헤쳐나가는 원동력이다. 

오늘도 나는 나를 아껴주었고, 운동도 시켜주었고, 건강한 음식을 잘 먹여주었다. 일은 내 맘대로 되는 일이 하나도 없었지만, 내가 컨드롤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했고, 또 한마디씩 우리 팀원들이 해주는 얘기가 고깝지 않고 고마웠다. 와, 이렇게 또 하나씩 채워가는구나. 감사했다. 오늘 글의 제목은 상당히 부정적이지만 오늘 하루를 마감하는 나의 마음은 긍정적이다. 하악하악이 아니라 아자아자!

 

This morning, I made plans with a neighborhood friend to work out together. The workout was scheduled to start at 5:45 AM, and we had to arrive by 5:30 AM to register. I got up at 5 AM, and despite feeling a bit under the weather and tempted to skip the workout, I went because my friend wasn't answering my calls. Luckily, my friend arrived first and registered us. I couldn’t participate in the morning workout since I had attended a free session previously. The place was so packed that there was no parking space available even early in the morning. I had to park quite far from the Club Studio. Though I missed the workout, I was energized by the early morning fitness crowd. This is the kind of energy I love about America.

I got home at 6:30 AM, quickly showered, and had a meeting with a European marketer in London at 7:30 AM. We have a product launch review on Thursday, so we hurriedly prepared the marketing review file. With increasing competition in the European market, I need to make a clear judgment on our product's position and prepare a motivational speech to meet the expectations of many. During the meeting, I often find myself unmotivated. It’s a tough launch, and everyone agrees it’s challenging, but few say, “Let’s give it a try.” People tend to focus on difficulties and complexities, and I often get swept up in it.

After the meeting, I quickly packed my lunch and went to the office. Today, I had meetings from 7 AM to 3 PM, including a working lunch. At 9:30 AM, there was a meeting led by the R&D team responsible for my platform, followed by a global marketing team meeting to discuss product positioning for next year. We also had a catch-up meeting with the production team about current product distribution plans for Europe, Asia, and the US, as requested by our global team, and production plans for 2025. It feels like we’re constantly catching up, with projects moving slowly but steadily.

I had lunch with the regulatory team, development team representatives, and another global marketer. We shared our frustrations over lunch, which was the main purpose. While eating, I met an employee leading a clinical study. She’s a charismatic leader but also expressed frustration with the current situation. Nothing seems to go as planned.

In the afternoon, I worked on mapping out the message for product positioning by customer segment. Development team members often find marketers’ discussions vague, but it’s our role to understand and integrate hidden customer needs into insights. At least among marketers, we understand and support each other just by looking at each other. The atmosphere within the marketing team is excellent.

In the afternoon, I had another 1:1 catch-up and worked on the marketing materials for Thursday’s review with the European team. Additionally, there were many small tasks like preparing for tomorrow’s leadership review, summarizing comments from a previous event, and confirming expenses for a European event. I felt like running away. After getting home, I quickly made and ate sweet potato salad with quinoa. It was quite filling.

At 6:10 PM, I headed back to the gym. Today, I did a cycling workout, and the instructor created an exciting atmosphere as if we were in a club. Standing and cycling was tough with my current muscle condition, so I mostly cycled seated. Keeping up with the rhythm was challenging, but I completed the 50-minute workout. The instructor gave a shoutout to "Sunyoung," who attended for the first time, congratulating me. It seems I’ve adjusted well to life in America. The diverse crowd, following the instructor’s lead, created an explosive energy. Americans are something else. Whether they save their energy for work, I’m not sure, but this stamina is the driving force behind their steady progress in heavy tasks.

Today, I took care of myself, exercised, and ate healthy food. Nothing went my way at work, but I focused on what I could control and appreciated my team members’ supportive words. Wow, this is how I’m building my life bit by bit. I’m grateful. Despite the seemingly negative title, I’m ending the day with a positive mindset. Not "sigh," but "let’s go!"

2023년 어바인에 정착하면서 나름 100일 생존기를 적어보았는데요. 혹시 주변에 필요하신 분이 있을지요? 노션으로 만들어서 템플릿화했는데, 관심있으신분은 sunkim.creates@gmail.com 또는 댓글에 남겨주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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