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번아웃을 감기처럼 달고 사는 팀장이었어요. 처음 팀장이 되었을 때, 예상치 못했던 팀원들의 갈등, 높아진 책임감의 부담의 강도, 처리해야 하는 의사결정의 수준은 상상을 뛰어 넘었어요. 어떻게든 허우적되며 하루 하루를 버티다 결국 반 년 만에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체 뭐가 그렇게 힘들었냐구요?
🚨 나만 잘해도 NOT OK!
팀원일 때는 내 성과만 신경 쓰면 되었어요. 하지만 팀장이 일을 못하면 그 평가는 팀원들에게도 직결됩니다. 팀장은 자신 뿐 아니라, 팀이라는 유기체를 성장 시켜야 하는 책임감 높은 직무입니다.
🚨 저렇게 생각할 수 있다고?
팀장의 입장에서는 당연해 보이는 의사 결정도 팀원들에게는 당연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숙명처럼 따라오는 외로움은 팀장이 감내해야 할 몫 중 하나죠. 중요한 결정을 혼자 내려야 하는 상황, 팀원들과 일정 거리를 유지해야 하는 위치... 특히 조언을 구할 다른 팀장마저 없다면, 이 고독은 배가 됩니다.
🚨 퇴근 할 때도 일과 함께 가요.
간만의 여행에서도 마음 편하게 놀 수 없어요. 갑작스럽게 닥친 이슈, 나 밖에 할 수 없는 결정, 팀원들의 인사 및 행정 처리 등등. 쏟아지는 일들을 팀장이라는 책임감에 완벽하게 일을 처리하면 할수록 에너지 소진은 더 빠르게 됩니다.
일잘러였던 팀장의 번아웃의 영향력은 생각보다 막대합니다. 제가 번아웃이었던 기간 동안 팀에는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요?
📉 팀이 점점 번며든다.
많은 연구 결과에 따르면 번아웃에는 전염성이 있습니다. 번아웃된 리더 밑에서 일하는 팀은 그렇지 않은 팀보다 생산성이 평균 20% 낮을 뿐 아니라 전반적인 업무의 질 또한 저하 되었습니다.
리더가 업무를 미루기 시작하면, 팀원들의 업무 분배부터 빨간불이 들어오기 시작해요. 일 잘하는 사람에게만 일이 몰리고, 우선순위가 제대로 설정되지 않은 주먹구구식 일 처리로 연명하게 됩니다. 팀원들도 에너지를 쓰기만 할 뿐 결과물의 퀄리티가 높지 않다는 것을 자각하게 되면서, 번아웃이 팀 분위기가 됩니다.
📉 결정력이 떨어진다.
에너지가 고갈되자 신기하게도 머리 속에 안개가 낀 것처럼 우선순위가 높은 결정들을 자연스럽게 회피하게 되었습니다.
한 연구에서는 번아웃 상태의 리더가 내린 결정의 40%가 나중에 수정이 필요했다고 해요. 번아웃은 복잡한 사고와 의사결정을 하는 전두엽 기능을 저하시시키기 때문입니다. 장기간 스트레스에 노출된 리더는 단기적이고 즉각적인 해결책에 치중하게 됩니다.
스스로 얼마나 멘탈이 개복치인지 알게 된 저는 매일 '팀장을 그만둬야겠다!'고 외쳤습니다. 하지만 지금 포기하면 영원히 리더를 하지 못할 것 같았습니다. 리더로써의 성취를 이루고 싶은 욕망이 아직 남아있던 것입니다. 그래서 눈 딱 감고, '팀장 도전!💪'을 외치게 됩니다.
쿠크 멘탈을 치유하는 '회복 탄력성'🤕
저를 비롯하여 팀장 직무에 큰 스트레스와 부담감이 높은 사람들은 '회복 탄력성'이 낮은 편입니다. '회복 탄력성'이란 말이 좀 딱딱하게 들리나요? 쉽게 말해 '힘든 상황에서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이에요. 마치 강철로 만든 용수철처럼 어떤 압력에도 본래의 모습을 되찾는 거죠.
회복 탄력성을 근육처럼 기른다면 번아웃이 올 때까지 자신을 몰아 부치지 않는 메타인지력 또한 길러지게 됩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이 회복 탄력성은 타고나는 게 아니라, 간단한 일상의 변화로 기를 수 있습니다.
✍️행운의 '모멘트' 기록하기
매일 저녁, 그날 있었던 좋은 일 세 가지를 스마트폰으로 캡처해 보세요. 사진, 짧은 동영상, 음성 메모, 또는 간단한 텍스트 노트 등 어떤 형태든 좋습니다. 이 '행운의 모멘트'들을 한 달 동안 특별한 앱이나 폴더에 모아보세요.
스탠포드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이런 식으로 긍정적인 경험을 기록하는 사람들은 스트레스 대처 능력이 23% 향상되었다고 해요. 이는 단순한 기분 전환을 넘어서는 효과입니다. 긍정적 경험을 의식적으로 기록하는 행위는 뇌의 편도체(감정 처리)와 전두엽(인지적 처리) 사이의 연결을 강화시킵니다. 이로 인해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더 균형 잡힌 반응을 할 수 있게 되죠.
💖'비밀 요원' 미션 수행하기
매일 아무도 모르게 좋은 일 하나를 해보세요. 동료의 책상에 몰래 초콜릿 한 조각을 놓아두거나, 엘리베이터 버튼을 대신 눌러주는 것처럼 작은 것도 좋아요.
옥스퍼드 대학의 연구진은 이런 '비밀스러운 친절'이 행위자의 자존감을 높이고 스트레스를 21% 감소시킨다고 발표했어요. 이는 단순한 기분 전환을 넘어서는 생리학적 변화를 동반합니다. 친절한 행동을 할 때 우리 몸에서는 옥시토신이라는 '사랑과 유대의 호르몬'이 분비됩니다.
옥시토신의 증가는 코티솔(스트레스 호르몬) 수치를 낮추고, 혈압을 안정시키며, 면역 체계를 강화시킵니다. 더불어 이타적 행동은 뇌의 보상 중추를 자극해 도파민 분비를 촉진합니다. 이는 우리에게 긍정적인 기분과 만족감을 줍니다.
🧘♀️'마인드 서핑' 하기
하루 5분, 눈을 감고 파도 위를 서핑하는 상상을 해보세요. 들려오는 파도 소리, 느껴지는 바람, 발 아래 출렁이는 보드의 감각을 상상하며 깊게 호흡해보세요.
UCLA 의대 연구진은 이런 식의 '이미지 명상'이 일반 명상보다 스트레스 감소 효과가 35% 더 높다고 밝혔어요. 이는 단순한 휴식을 넘어서는 효과입니다. 이미지 명상은 우리 뇌의 여러 부위를 동시에 활성화시킵니다. 시각적 이미지를 상상할 때는 후두엽이, 소리를 상상할 때는 측두엽이, 그리고 감각을 상상할 때는 두정엽이 활성화됩니다.
이런 방법들은 단순히 재미만으로 끝나지 않아요. 꾸준히 하면 정말 큰 변화가 온답니다.
넘을 수 없는 벽에서 그 다음 스텝으로🚶♂️
저는 3년 전, 번아웃으로 인해 거의 사표를 내기 직전이었습니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포기하는 대신 이 고통을 긍정적인 인생의 경험으로 바꾸기를 도전했어요. 매일 아침 이미지 명상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하루의 마감을 긍정적으로 리프레이밍하는 연습을 시도한 경험들은 제 생각보다 빠르게 일상에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3개월 후, 스트레스를 주는 업무 상황에서도 여유를 의식적으로 유지하기가 쉬워졌습니다. 답답한 상황 또는 사람들을 대면할 때는 있었지만, 점점 노력으로 바꿀 수 있는 일과 바꿀 수 없는 일을 쉽게 구분하기 시작했습니다. 회복 탄력성이 높아지자, 이전에 피해왔던 큰 프로젝트들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죠.
가장 뿌듯했던 것은 제 변화를 눈치 챈 팀원과 다른 팀장들이 저를 통해 영감을 받아, 힘을 냈다고 말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 순간 깨달았습니다. 제 변화가 단순히 개인의 성장에 그치지 않고, 팀원들의 삶까지 변화시키고 있다는 것을요.
회복탄력성을 키우는 데 완벽한 시작은 없습니다. 지금 당장은 보이지 않고 미심쩍을지라도, 변화는 조용하지만 분명히 일어난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을 거예요. 내 마음의 근력을 먼저 키운다면, 절대 오르지 못할 것 같던 다음 계단이 어쩐지 낮게만 느껴지는 순간이 반드시 옵니다.
그럼 다음 주에 또 만나요. 그때까지 모두 힘내세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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