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

퇴사 하지 않고 싶어서, 이유를 발명했습니다.

매시간 퇴사를 꿈꾸던 사람의 직장 재밌게 만들기 프로젝트

2024.06.23 | 조회 96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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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 플레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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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월요일이 끔찍하신가요?😫

오늘도 SNS에 쏟아지는 월천만원이라는 황홀한 유혹에 허우적거리고 계신가요? 그런데 다음 달 내야할 월세, 대출이자를 생각하면 지금 당장 퇴사는 어려우신가요?

회사를 떠나고 싶지만, 떠날 수 없는데, 당장 원하는 게 뭔지 모르겠는 분들을 위해 직장 권태기 극복을 넘어, 의미있는 직장-나 사이의 행복한 관계의 방향성을 찾는데 도움이 되는 뉴스레터를 준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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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회사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누군가 물으면, 제게 떠오르는 것은 아버지의 이 말입니다.

👨‍🦳 : "머슴질을 해도, 대감집에서 하라고 했다."

공무원을 준비하기 전에 공부하는데 필요한 교육 및 생활비가 필요했던 저는 잡코리아에서 기간제 계약직을 알아보게 되었습니다. 집 근처에서 가깝고 일의 강도가 그렇게 세보이지 않던 두 개의 회사에 지원을 하게 되었고, 두 군데 모두 합격을 하게 되었습니다.

두 회사의 차이는 중소기업이냐, 대기업이냐의 차이였습니다. 물론 직종에도 차이가 있었지만 짧게 일할 생각 뿐이었던 저에게는 '단순반복 사무직'으로 동일해보였습니다. 고민하던 제게 아버지의 위 말씀은 꽤 심플한 판단 기준이 되었습니다.

그때는 몰랐습니다. 이 결정이 제 향후 10년을 좌우하게 될 줄은요. 미국계 회사였던 이곳은 수평적인 문화로, 단기 계약직인 제 의견을 매우 귀기울여주었습니다. 아이디어를 내면 직접 적용해보라고 기회도 줬죠. 하다보니, '이거 꽤 재미있잖아?'라는 생각이 들었고, 자발적으로 더 개선하기 위해 회사 일을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정규직 이후, 번아웃과의 싸움이 시작되다😩

처음에 회사와 제 관계는 매우 좋았습니다. 별 고민 없이 선택한 곳에서 성과를 내자 정규직까지 되었으니 말 그대로 '개이득인데?'라는 생각도 들었죠. 그러나 이런 허니문은 잠시, 지독하고 긴 번아웃이 시작되었습니다.

일은 하면 할수록 늘고, 책임감은 높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감당해야 하는 팀원들이 60명에 육박하면서 사람에게 받는 스트레스도 극심해져 탈모가 오기 시작했습니다. 어느날 거울을 본 저는 제 얼굴이 낯설게 느껴졌습니다. 퀭한 눈, 볼품 없이 빠진 앞머리와 누가 봐도 피곤에 찌든 얼굴. 

나 왜 열심히 하고 있지?🤔

문득, 회사에 120%의 에너지를 쏟고 있는 제 자신에게 이러한 의문이 들이닥쳤습니다. 회사는 성장하고 있었지만, 제 자신은 그 성장 속에 없었습니다. 제 자신에게 '의미 없는 일'을 하루 13시간씩 지속하기란 시지프스의 신화의 형벌을 받는 것처럼 저를 좀비처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이때 저는 회사를 그만두기 위한 능력을 증명하기 위하여 "블로그"와 "티스토리"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광고 클릭율을 높이기 위해 제 자신에게는 무의미한 정보를 양산해내는 일을 지속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습니다. 이때 어렴풋이 알았습니다.

'내가 원하는 건 많은 돈이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일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며 벌 수 있는 많은 돈이구나....' (많은 돈은 변함 없었습니다.💰 ) 이때부터 당장 때려치고 나올 수 없는 회사와의 관계 회복을 위해 1년이 넘는 심리상담과 직장과 관련한 서적, 그리고 관련 영상들을 탐독하게 됩니다.

우리, 좀 더 만나볼래?🤝

결혼 후 책임져야 할 경제적인 이유들이 생긴 제게, 회사는 더이상 20대의 불같은 연애처럼 마음이 식으면 헤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제가 공부하고 익힌 것들을 바탕으로, 행복할 수 있는 인생의 방향성에 맞춰 직장을 '이용하는 방법'을 익히기 시작합니다.

 

  • Step 1. 회사가 내게 주는 것들은 뭔가요?

먼저 회사를 떠날 수 없는 이유들을 정리해보았습니다. 이때 정리는 감정적인 이유 뿐 아니라, 경제적인 사정까지 다각도에서 진행했습니다. 여기에는 매달 월급에서 자연스럽게 사라져서 놓치고 있었던 사대보험까지도 포함됩니다. 뿐만 아니라, 매일 저를 아침 일찍 억지로라도 일으키게 하는 '루틴한 생활'도 있습니다.

  • Step 2. 회사를 대체할 수 있나요?

회사가 주는 장점들을 대체할 수 있는지 살펴보는 것은 매우 현실적이고 중요한 작업이었습니다. 오늘도 열 받게 하는 일들로 인해서 퇴사가 매우 달콤해보이는 순간들을 차갑게 식혀줍니다. 

  • Step 3. 내가 원하는 직업의 방향성은 무엇인가요?

더랩에이치의 대표이신 김호님은 직장인들에게 뼈 때리는 조언을 하기로 유명하신데요. 그 중에서도 직장인들이 반드시 새겨야 할 조언으로 저는 이 말씀을 뽑고 싶습니다.

직장에 소속되어 있는 상태를 ‘직업이 있다’로 착각한다. 그러나 직장은 소속된 상태를 말하는 것일 뿐이다. ‘직업이 있다’는 것은 직장에 관계없이 돈과 교환 가능한 기술이 있는 상태를 말한다. 직장인이 아닌 ‘직업인’이 되어야 한다. 직장은 우리를 보호하지 않지만, 직업은 보호해줄 수 있다.

김호, <당신에겐 '직장'은 있어도 '직업'은 없을 수도 있습니다>

제가 직장을 떠날 수 없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 조언에 담겨있습니다. 제게는 '직장'은 있지만, 직장을 떠난 이후에 저를 보호해줄 뾰족한 '기술'은 없었습니다. 김호님이 강조했던 인생 질문, 성공에 대한 "What Do You Want?"를 해보게 됩니다. 아래 질문은 제 욕망과 열정에 솔직하게 만들어주었던 질문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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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에 대해 답을 하며, 제 스스로 인정하기에는 다소 부끄럽고 도전하기보다 외면하고 싶었던 제 니즈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글을 쓰며 컨텐츠를 공유하는 삶'이었습니다. (바로 이 과정이 뉴스레터를 쓰게 된 계기가 되었죠!)

그런데 원하는 삶의 방향성과 지금 회사업무가 대부분 같기 어렵습니다. 20대라면 이 단계에서 '지금 당장 퇴사하자!'고 칼을 뽑을 수도 있을텐데요. 저처럼 안정적인 준비 기간이 좀더 필요하시다면 다음 단계까지 진행해보실 것을 추천드립니다.

Step 4. 삶의 방향성에 맞춰 회사를 DIY하기

DIY는 Do it yourself의 약자로 보통 수공예 작업을 직접함으로써 자신이 원하는 것을 만드는 것을 의미합니다. 지금 당장 회사와 헤어지는 것이 어렵다면, 가능한 선에서 회사를 DIY 해보는 것도 꽤 좋으면서 즐거운 방법일 수 있습니다.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 지금 하고 있는 업무가 너무나 고강도이고, 이 고강도가 앞으로의 '직업인'으로써의 자신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는 역량이라면 강도가 상대적으로 낮고 야근을 안하는 팀으로 전배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회사에서의 성공과 직업인으로써의 준비를 모두 가져가는 것은 어려운 일일 수 있기 때문이죠. 저 같은 경우에는 야근하지 않기, 내 삶의 방향성과 무관한 새로운 프로젝트 지원하지 않기, 회사 사람들과의 쓸데없는 약속줄이기를 실천했습니다.

이것에 더 나아가 회사에서의 '재미요소'를 찾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했습니다. 회사 복지로 즐길 수 있는 동호회, 회사에서 공짜밥 먹기, 회사에서 제공하는 역량강화 교육 듣기 등. 아주 사소한 것부터 제 인생 방향성에 맞는 것까지 열심히 적극적으로 찾아나섰습니다.

Step 5. 회사 졸업 계획서 작성하기

삶의 방향성을 바탕으로 회사와의 관계 회복을 어느 정도 실천했다면, 이제는 언제 회사와 헤어질지를 '결정'해야 할 시간입니다. 익숙했던 회사를 떠나는 것은 생각보다 매우 큰 결정이고, 삶을 바꾸는 액션입니다. 따라서 미리 ETA를 정해놓지 않는다면, '직장인의 3대 허언증'으로 남게 될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삶의 방향을 따라서 나침반을 들고, 발걸음을 옮기기 위해서 회사를 보낼 시점을 명확하게 설정해주세요. 반년 뒤, 혹은 1년 뒤인가요? 어느 시점이건 상관없습니다. 다만 Step2에서 작성했던 '회사를 대체할 수 있는 것들'이 어느 정도 완성된 시기로 맞추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우리는 회사에게 🥇순위가 아니다

자기한테 있어서 난 만년 2순위잖아. 그게 속상해. 더 비참한 건 거기 익숙해진단 거야.

영화, <이프온리>

이별에 대한 영화로 유명한 <이프온리>에서 여주인공은 자신의 소중함을 모르는 남주인공에게 2순위의 비참함을 토로합니다. 그녀를 가장 서글프게 만드는 것은 1순위가 아닌 이 관계에 점점 익숙해진다는 사실입니다.

예전에는 절절한 이별의 말로 들렸던 이 대사가 직장인이 된 지금 마치 저와 회사의 관계를 표현하는 블랙유머처럼 들립니다. (저런, 물론 회사에게는 제가 2순위일 수도 없겠지만요!) 

우리 인생의 1순위가 될 수 없는 회사를 하지만 버릴 수도 없다면, 직장인 평균 정년으로 더 당겨진 40대 후반까지 기다리며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지 마세요.

회사가 우리가 원하는 삶을 찾아나가는데 필요한 유용한 도구로 만들어서 활용하세요. 그렇게 때가 되어 헤어질 때, 덕분에 정말 사랑하는 내 인생을 만날 수 있었어! 라고 얘기할 수 있도록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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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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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노의 프로필 이미지

    피노

    1
    over 1 year 전

    이번 뉴스레터 취저네요! 토리님의 이야기가 담겨 있어 좋고, 제 커리어 여정도 돌아보게 해 주었네요. 좋은 글 써 주셔서 감사해요 :)

    ㄴ 답글 (1)
  • 직장인 써니의 프로필 이미지

    직장인 써니

    1
    over 1 year 전

    좋은 글 감사해요~

    ㄴ 답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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