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지 않아도 서있기만 해도 뭘해도 더운 요즘 같은 여름의 한 복판에서 길을 걷다가 문득 그런 때가 있다.
동네 공원에서 만나 즐겁게 웃고 떠들던 그 때의 우리를,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싸구려 토이 카메라로 찍은 사진으로 떠오르는,
그런 때가 있다.
나와 너의 경계가 희미하고 처음 해보는 것들이 많아 뭘 해도 재밌었던 날들. 시기와 환경 색과 농도는 달라도 그런 때가 누구에게나 있다. 한 때는 그 시기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말하지도 생각하지도 않고 치워두었고, 시간이 지나 나이가 드니 자꾸 그 때를 자랑하듯 이야기하고 싶어 입이 근질거리는데 내 앞에 있는 이 사람은 전혀 궁금해하지 않을 것 같고, 아쉬운 마음에 집으로 가는 길에 핸드폰을 뒤져보면 결국 손 끝에 잡히는건 그 때의 우리를 기억하는 우리 중 한 사람. 오늘 처럼 더운 여름엔 종종 이렇게 나의 시간들을 공감해주는 사람이 보고 싶어진다.
시들해진 일상, 전 처럼 즐겁지 않은 날들이 많아진다. 당연한 일이다. 삶은 작은 즐거움과 많은 슬픔과 더 많은 고통으로 구성된 패키지다. 다만 초반에 주로 즐거움이 많이 풀리고 뒤로 갈수록 줄어드는 경향이 있는지 나이가 들 수록 어린시절에 북마크해둔 행복과 즐거움을 자꾸 돌아보며 취하곤 한다.
공간과 시간을 온몸으로 처음 뚫고 나갔을 때의 짜릿함은 사라지고 돌아보면 내가 뚫고 지나온 날들의 흔적만 구불구불한 터널처럼 뒤에 놓여 있다. 더듬거리며 이 터널 끝에 처음 지나왔던 날들이 궁금해서 돌이켜 보면 노이즈가 자잘한 실내사진 한장이 기억인듯 흔적인듯 남아있다. 그게 그 날의 우리였던가. 아니면 정말 나 였던가.
좋아했고, 싫어했고, 미워했고, 그리워했고, 사랑했고, 증오했던 그 모든 사람들이 두꺼운 전화번호를 스르륵 훑는 것 처럼 지나간다. 이름만 남은 사람들. 결국 한 때의 인연으로 스쳐 지나갔지만 나의 한 페이지를 이쁘게 채색해준 이름들. 시간이 지나 빛이 바래도 그 곳에 색이 있었다는 흔적으로 남을 사람들.
우리는 그 때 뭐가 그렇게 즐거웠을까.
잠깐 지나가는 사람이 되어 그 때의 우리에게 물어보고 싶다.
지금 그 노래 나도 좋아하는 노래인데 오늘 무슨 좋은 일 있어요?
앞으로는 지나가다 무슨 좋은 일있냐고 물어보는 사람을 만나면 혹시 미래에서 온 나일 수도 있으니 물어보고 싶은 질문을 가슴에 품고 다녀야겠다.
우리는 그 때도 즐겁게 살고 있냐고.
물론 어디에 투자해야하는지도 물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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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커피
미래의 나에게 저는 지금 잘 하고 있나요? 저는 후회 없이 살았나요? 그래서 하이닉스 300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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