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뉴욕에 갔다. 미국에서 대학도 나온 친구였는데 뉴욕은 처음이란다. 벌써 10여년 전이다. 이제 설레지 않을때도 된것 같은데 친구의 숙소를 물어보다 예전 살던 집(숙소랑 가깝네? 내가 살던 곳은 여기야), 자주 가던 펍(이거 내가 맨날 기네스 마시던 펍이야 이게 아직도 있어)과 아끼던 공원을 구글맵에서 찾아보며 설레하고 있었다.
계절로 비유해보자면 그 땐 겨울을 지나 봄도 없이 들어선 여름 같다. 사방에서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온몸은 뜨겁게 달궈졌으나 정작 나는 덥지 않고 즐겁기만 한 그런 여름 날.
돌이켜보면 여름이라 할 날들은 더 있겠지만 그 때 만큼 빛나는 여름이 또 있을까.
여름이 없는 곳은 삶을 어떻게 기억할까. 그들에게 여름은 상상속의 동물같은 느낌일까. 아니면 빛나는 여름을 다른 계절로 가지고 있을까 그럼 그게 뭘까.
습하고 더운 여름, 이른 시간에 탄 지하철은 한산하고 시원하다. 한강을 건너는 열차의 창밖으로 파란 하늘이 보이고 여름이 반짝이면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 내 안의 여름을 찾게 되나보다.
지금 이 글은 까먹기 전에 지하철에서 잽싸게 적어서 보낸다. ‘내 여름은 그 때였지’ 이걸 올 여름에 생각했었다는걸 잊지 않으려고.
구독자님의 빛나는 여름은 언제였는지 이번 여름에 한번 떠올려 보세요. 덥고 지쳐도 그 때를 떠올리면 제법 힘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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