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모두 무더위 잘 이겨내고 계시나요? 얼마 전 딸아이가 일기를 쓰기 위해 날짜를 헤아리던 중 "엄마, 7월은 좀 긴 것 같지 않아?"라고 말하더군요. 아마 '아직도 7월이네'하는 듯한 뉘앙스였습니다. 저 또한 7,8월은 다른 달보다 유독 길게 느껴지더라고요. 구독자님은 어떠세요?
마냥 길게 느껴지는 듯한 무더위와 한 여름도 언젠가는 끝나고 코끝이 시린 계절이 성큼 다가오기 마련이니 종종 시원한 아메리카노와 새콤한 여름 과일로 무사히 여름을 즐겨내시길 바랍니다.🙂
지난번 인터뷰는 잘 읽어보셨나요? 인생의 우선순위에 대해서 많은 생각이 드신다는 분, 옥희님과 열정과 에너지가 대단하다고 하신 분, 자신의 우선순위를 생각해 보게 되었다는 분들이 계셨어요. 저 또한 제 삶의 우선순위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기도 했습니다.
지난 1화가 옥희님의 가족과 생계에 관한 이야기였다면 오늘은 옥희님의 '나'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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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케이가 만난 사람들🤝🏻, 아파트 미화원편 2화
👩🏻Interviewer: BK
🙋🏻Interviewee: OH
👩🏻BK: 일을 하시면서도 취미와 운동을 병행하고 계시다고 들었어요. 요즘 어떤 운동과 취미 활동을 즐기고 계신가요?
🙋🏻OH: 헬스와 롱보드 활동을 하고 있어요! 헬스는 시작한 지 4개월쯤 되었는데 너무 재미있어서 휴관일을 제외하고 거의 매일 출근 도장을 찍으며 열심히 운동을 하고 있고요. 요즘 날씨가 너무 더워서 롱보드는 전처럼 자주 타지는 못하지만 까먹지 않도록 집 앞에서라도 틈틈이 타고 있어요.
👩🏻BK: 오 헬스와 롱보드! 사실 헬스 운동은 꽤나 흔한 취미 생활이나 운동이지만, 롱보드 타는 취미는 사실 흔하지 않잖아요. 롱보드를 처음 타게 된 계기가 있나요?
🙋🏻OH: 처음 롱보드를 알게 된 건 둘째 아이 낳고 얼마 안 되어서 유튜브에서 ‘고효주’라는 분이 보드 타는 모습을 봤는데 너무 멋진 거예요. 그 뒤로 그분의 영상을 계속 보게 되었고 ‘나도 롱보드를 타야겠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들더라고요.
당시에 타지에서 아이 둘을 키우고 있었는데 신랑은 일이 너무 바빠서 퇴근도 잘 못했었고 혼자서 육아와 살림을 도맡다 보니 육아 우울증으로 많이 지친 상태였거든요. 내가 나를 위해 좀 더 활동적인 걸 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서 보드를 시작하게 됐죠. 주변에 롱보드 타는 사람 아무도 없고, 저밖에 없었어요. (웃음)
👩🏻BK: 아, 육아 우울증 맵죠. 정말 매서워요. 육아하는 엄마들은 정말 스트레스 풀 수 있는 게 필요한 거 같아요. 육아 스트레스를 건강하게 해소하지 않으면 때로는 그 화살이 남편한테 가기도 하고 아이한테 가기도 해서 온 가족이 행복하지 않은 상황이 도래되기도 하잖아요.
육아 스트레스를 건강한 방향으로 푸는 게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옥희님처럼 이렇게 긍정적인 방향으로 스트레스 푸시는 분들 보면 참 보기 좋더라고요. (웃음) 최근에는 개인적으로 공부도 시작하셨다고요. 어떤 계기 또는 동기부여가 되는 일이 있었나요?
🙋🏻OH: 이제 아이들도 어느 정도 컸고 제가 일도 하게 되면서 저에게 투자를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영어와 일본어를 배우기로 했는데 혼자 하는 것 보단 도움을 받는 게 좋겠다고 생각이 들어 성인 구몬을 시작했어요.
제가 디즈니랑 해리포터를 너무너무 좋아하거든요. 언젠가 꼭 영어 원서로 책을 읽고 싶다는 욕심이 생겨서 영어를 다시 시작했고, 일본어는 제가 일본 애니메이션도 무척 좋아해서 많이 보다 보니까 일본에 꼭 가보고 싶더라고요. 그 나라의 언어를 알고 방문하면 더 좋을테니까 공부를 시작했죠.
👩🏻BK: 아 정말 멋있어요! 박수 쳐드리고 싶습니다. 저도 늘 생각하지만 사실 엄마로서 내 자신에게 투자하는 게 마냥 쉽지 만은 않거든요. 나 대신 아이에게 투자하고 싶은 게 엄마의 본능이랄까요? (웃음) 그런데 자꾸 의지적으로 나 자신도 성장시키려 노력하고, 실천하고, 엄마도 아이와 똑같이 도전하고, 실패하고, 또 그러다 성취해 내고! 이렇게 엄마의 도전과 실패 그리고 성공의 모습을 아이한테 보여주는 것도 굉장히 살아있는 교육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함께 커나가는 거죠. 옥희님의 공부하는 모습이 아이들에게도 분명 영향을 미칠 것 같아요.
🙋🏻OH: 맞아요. 제가 애들에게 직접 책을 읽어주기도 하지만 제가 제 책을 꾸준히 읽거나 책상에 앉아서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주니까 아이들에게 공부하라고 말을 하지 않아도 알아서 옆에 와서 책을 읽더라고요.
그리고 저는 아이들과 함께 공부 계획을 세우는데요. 제가 제 몫의 공부를 하고 있으면 아이들도 “엄마, 오늘 무슨 공부하는 날이죠?” 하면서 제 곁에 앉아서 자기 몫의 공부를 하더라고요. 아이들에게 억지로 “공부해라~ 공부해라~” 하며 잔소리할 필요가 없어졌어요. 물론 저도 아이들에게 가끔씩 공부하기 싫고, 힘들다고 얘기해요. (웃음) 그래도 제가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니까 아이들도 잘 따라와줘요.
👩🏻BK: 일도 하시고, 육아도 하시고, 살림도 하시고, 운동도 하시고, 취미생활도 하시고 24시간이 모자라실 것 같은데요. 시간 관리는 어떻게 하시는지요?
🙋🏻OH: 첫 번째는 체크리스트를 이용해서 그날 해야 되는 일의 목록을 정리해 핸드폰에 잘 보이게 해두고 체크하는 걸 무척 좋아해요. 한눈에 들어오니 다했으면 성취감도 크게 느껴지고요.
최근에 ‘루빗'이라는 어플리케이션을 알게 되서 사용 중인데요, 유료 버전도 있긴 한데 저는 무료 버전으로도 아주 잘 쓰고 있어요. 해야 할 체크 리스트를 작성하고, 제가 체크하게 되면 오늘 어느 정도의 목표치를 달성했는지 쉽게 알 수 있어요.
처음에는 텅텅 빈 룸에 아기 토끼가 엉엉 울고 있어요. 제가 목표를 달성하면서 토끼를 키워야 해요. 체크리스트를 달성할 때마다 당근이 모이는데, 토끼를 키우면서 레벨업을 시키는 거예요. 꾸준히 키웠더니 제 일기에 답장도 해주고, 응원도 해줘요. 처음에 아기 토끼였는데 지금은 책 가방을 들고 있을 만큼 컸어요. 뿌듯합니다. (웃음)
또 다른 방법은 ‘무의식의 습관화'에요. 무의식적으로 나만의 루틴을 만들어가는 거죠. 우리가 밥 먹고 나면 당연히 양치하는 것처럼, 대단한 결심이나 의지가 없더라도 당연히 하게 되는 것들이 있잖아요. 그렇게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을 만들어서 무의식적으로 나만의 루틴을 만들어가는거죠.
👩🏻BK: 오, 루빗 어플은 몰랐는데 유용할 것 같아요. ‘무의식의 습관화'도 머릿속으로 별표 다섯 개 쳐봅니다. (웃음) 옥희님이 가장 행복하실 때는 언제인가요?
🙋🏻OH: 가화만사성이라는 말을 굉장히 좋아해서 저희 가훈인데요. 가정이 화목하면 모든 일이 잘 된다는 뜻인데 그 뜻처럼 저도 우리 가족들이 평온하고 행복해서 웃음과 사랑이 가득한 모습을 볼 때 제일 행복해요. 이 행복은 제가 일상을 열심히 살아가게 해주는 원동력이 되어주죠.
👩🏻BK: 엇! 저희 집 가훈이랑 똑같아요! 저희도 가정이 화목한 게 삶에서 정말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해요. 옥희님은 롤 모델이 있으신가요?
🙋🏻OH: 엄마요. 저의 정신적인 지주시죠. 굉장히 여장부 스타일이세요. 어느 곳에서도 굴하지 않으시고 포기를 모르시는 분이지만, 자식들에게만큼은 굉장히 헌신하시는 분이시죠.
무슨 일이 있거나, 고민이 있을 땐 엄마한테 바로 전화를 해요. 제 이야기를 정말 잘 들어주시고 그에 맞는 조언도 해주시는데, 엄마의 말씀을 듣고 나면 언제 고민이 있었냐는 듯 마음이 너무 가벼워져요. 그래서 평소에 ‘엄마처럼 나이들고 싶다.’ 이런 생각 많이 해요.
엄마 사랑해요. 하하.
👩🏻BK: 와, 저 방금 눈물 맺힐 뻔했어요. 롤모델이 엄마이시라니, 딸을 키우는 엄마로서 옥희님 어머님은 인생 성공하셨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에서 제일 행복하시겠다 정말!
마지막으로 구독자님께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OH: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들도 행복하고 신랑도 행복하고 가정이 행복하다 생각해요. 아이들과 신랑에게 모든 걸 쏟아붓고 바라 보지 말고 스스로가 자신을 행복하게 해주는 일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는 시간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모두 건강하세요. 몸이 건강하고 체력이 좋아야 무슨 일이든지 시작할 수 있어요.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
어쩐지 옥희님이 마지막으로 건네는 당부의 말을 들으니 위의 글이 떠올랐습니다.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드는 것은 직접 몸으로 체득해 본 사람이라면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는 진리의 말이죠. 몸도 마음도 건강해야 올바르게 생각하고, 정진해야 할 일에 애정과 에너지를 쏟을 수 있으니까요.
또한 옥희님과 대화를 나누면서 그녀는 자신과 가족을 키워내고 성장시키는 사람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심지어 그녀는 애플리케이션의 아기 토끼마저 책 가방을 맬 정도로 키워냈습니다. 타자를 키워내는 사람은 누구보다 자기 자신을 먼저 키워내는 사람일텐데요, 옥희님을 보면서 스스로를 키우고 성장시키는 것은 '나를 아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것에 관심이 있는지, 무엇을 할 때 행복한지, 나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내 인생의 우선순위는 무엇인지. 이렇게 나 자신에 대해 고민하고, 나를 사랑하고, 나를 위할 때, 내가 아끼는 나의 사람들도 건강하게 지켜내고, 키워내고,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을요.
그녀의 말마따나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들이 행복하고, 배우자도 행복하고, 그래서 가정 전체에 웃음꽃이 메마르지 않을 수 있는 것이겠죠. 언젠가 저 또한 작디작은 아이를 품에 안고 좋은 엄마가 되는 것은 무엇일까 생각하던 때에, 결국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서는 '좋은 사람'이 되어야겠다 깨달았던 순간을 기억합니다. 스스로에게 좋은 사람이 될 때, 타인에게도 넉넉하고 깊은 사람이 될 수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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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한 달은 매주 월요일 아침 레터로 인사를 드렸는데요. 8월 한 달은 쉬어가는 달로 가지려 합니다.
딸아이의 첫 여름 방학이 시작되었거든요. 다시 오지 않을 이 귀한 시간을 아이와 살을 부대끼며 뜨겁게 보내보려 합니다. 가능하다면 몇몇 잊지 못할 에피소드와 추억도 만들어보고, 기록도 해보겠습니다.🙂
다시 만날 때 까지, 내내 건강하시길 그리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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