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이들이 ‘다녀 올게’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동거인, 반려동물, 혹은 스스로에게 하루의 일과를 시작하며 다시 여기로 돌아오길 기약하고 길을 떠납니다. 아침에 대문을 나서는 이에게 ‘잘 다녀와’를 외칠 수 있는 것은, 일주일 간의 출장을 떠나며 ‘금방 올게’ 머리를 쓰다듬어 줄 수 있는 것은 모두 떠나는 뒷모습이 반기는 앞모습으로 이어질 것을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일상적인 ‘돌아옴’의 순환은 때로 무참히 끊어지기도 합니다.
우크라이나에서 계속되고 있는 전쟁으로 이미 셀 수도 없는 인간과 비인간존재들이 죽음으로 떠밀렸고, 갑작스럽게 불어 난 비, 삽시간에 타오른 들과 산, 휘몰아치는 바람, 숨이 턱턱 막히는 더위로 여러 존재들이 떠났던 곳으로 영영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알 수 없는 사람들을 향했던 칼날이, 그리고 칼날만큼 매서웠던 말들이 일상과 배움의 장소에 섰던 이들을 무너뜨렸습니다. 우리는 지금 떠난 곳으로 돌아오는 일상의 순환이 ‘행운’이 되는 시대를 마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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