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더슬래시는 <공존을 위한 AI 리터러시: 인공지능, 평화·인권으로 읽어내기> 자료집과 영상강의 개발에 참여한 피스모모의 진행자들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자료집과 영상강의는 피스모모 홈페이지에서 보실 수 있어요:)
공존을 위한 AI 리터러시 교육을 함께 개발해 보자는 제안을 받았을 때, 처음 든 생각은 반가움이었다. 이미 우리 삶에 너무 가까이 다가와 있는 AI의 물결 속에서 나조차도 그것을 어떻게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사용해야 할지 혼란스러웠다. 일과 육아, 도시의 삶 속에서 물밀듯 밀려오는 할 일에 압박을 느낄 때면 나 역시 AI를 통해 그럴듯한 정답을 빠른 시간 안에 받고 싶은 마음이 올라왔다. 그러면 안 된다는 죄책감과 함께.
청소년들은 어떨까? 청소년들의 다채로운 맥락과 삶을 깊이 마주할 기회가 내가 원하는 만큼 많지는 않지만, 수업에서도 AI는 이미 너무 가까이 다가와 있는 것 같았다. 장기 프로젝트나 이미지 제작, 모둠 활동, 독후활동까지 특별한 제한이 없다면 학생들은 AI에게 질문하고 답을 얻고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일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AI는 해야 할 것도, 요구받는 것도 많은 청소년들에게 빠른 도움을 주는 익숙한 도구처럼 보였다.
특히 내가 AI의 속도와 방대한 자료를 따라갈 수 없다고 절실하게 느꼈던 순간이 있다. 한 중학교에서 열한 번의 평화교육을 진행하며, 각 모둠이 ‘우리가 목소리를 내고 싶은 평화 배움의 주제’를 정하고 캠페인을 만들어보기로 했다. 각자 관심 있는 주제를 이야기하고 함께 결정한 뒤 실행 과정에 들어서자 AI의 속도는 너무 빨랐다. 자료를 찾고, 포스터 문구를 만들고, 이미지를 정리하고, 캠페인 내용을 구성하는 과정은 나의 촉진과 질문이 던져지기도 전에 완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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