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30대 후반의 나는 사회에서 말하는 니트족이었다. 일하지도 교육이나 직업훈련을 받지 않는 상태였기 때문이다. 그동안 계약직 일을 전전하며 몸도 마음도 지쳐있었다. 하지만 더 괴로웠던 건 앞으로도 내 이력서로는 더 나은 일자리를 찾기 어려울거란 사실이었다.일을 하고 싶지 않은게 아니었다. 하지만 30대 후반의 나이, 지방대 출신, 6번의 무업기간, 가임기여성, 이력서에 내세울 기술이나 특별한 커리어가 없는 나는 구직시장에서 쉽게 배제되었다. 반복적인 구직실패는 미래에 대한 불안과 공포 그리고 자기혐오로 일상을 피폐하게 만들었다. ‘나만 이런가?’ 마지막 무업기간을 보내며 나와 같은 상황에 있는 사람들, 사회와 단절된 일상을 보내고 있을 동료들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그들과 함께 무업기간을 활력있게 보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니트생활자 활동의 시작이었다.
‘니트(NEET)상태가 될 수 밖에 없는 사회 구조’
우리는 현장에서 무업기간에 있는 니트상태 청년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10년의 고립경험을 가진 청년부터 반 백수라하는 프리랜서까지 스팩트럼이 정말 다양하다. 그들 중 누구도 스스로가 니트가 될거라 생각했던 사람은 없었다. 단지 삶의 경로에서 예상치 못한 일들을 마주했을 뿐이었다. 불안정한 고용시장, 실적과 효율성만 중시하는 문화, 질병, 건강악화, 가족돌봄, 코로나19로 회사의 폐업, 학교폭력, 지나친 경쟁으로 찾아온 번아웃, 직장갑질, 계약종료, 임금체불, 장시간 노동, 공황장애, 실패 경험, 우울이나 불안, 취업준비의 장기화 등 개인의 탓으로만 돌리기에는 사회 구조적인 문제가 더 컸다. 하지만 많은 청년들은 그런 상태를 자기탓으로 여겼고, 누구에게도 이해받지 못하는 상황속에서 고립의 장기화나 은둔상태를 경험하고 있었다.
‘무업기간에는 사회적 안전망이 필요하다’
직장과 일터를 중심으로 사회생활이 일어나는 한국사회에서는 니트 상태, 즉 소속이 없는 상태는 사회와의 단절을 의미한다. 경제적인 어려움은 물론 새로운 사람을 만날 기회도 없다. 어디가서 나를 소개하기가 쉽지 않고, 누구 하나 내 생사를 확인해주지 않는다. 일상은 무너지고 관계망은 좁아진다. 시간이 흐를수록 사회생활에 대한 자신감은 사라지고 심리적 불안은 커져 육체적인 건강까지 해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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