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생각할 겨를

잠시 생각할 겨를

2026.09.09 | 조회 2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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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웠던 지난 여름, 피스모모의 평화교육진행자들이 모였습니다. 인공지능을 평화와 인권의 시선으로 읽어내며, 공존을 위한 인공지능은 어떠한 모습이어야 하는지, 교육 콘텐츠로 녹여내는 작업을 위해서였어요. 지난 1년을 뒤돌아보면, 개인적으로도 그리고 주변에서도 인공지능을 접하고 활용하는 정도가 아주 많이 차이가 납니다. 학교 수업 중에 따라잡지 못한 부분을 물어볼 때도, 속이 메스껍거나 빈혈이 나는 증상은 어떤 이유인지 찾아볼 때도, 간단한 번역이나 기획안 초안을 잡을 때도 각종 AI를 사용합니다. 그러면서 빠르게 답을 내려주는 인공지능 비서의 속도 앞에, ‘내가 조금만 생각하고 품을 들이면 할 수 있는 일을 대신 시키나?’라는 성찰도 덧붙이곤 하지요.

인공지능과 연결되는 여러 주제들이 있습니다. 글에서 소개하고 있는 자료집에서 다룬 주제들은 전쟁과 편향, 미디어와 기휘위기 등 입니다. 그중에서 인공지능 시대의 일자리와 청소년의 역할, 그리고 인간다움에 대해 고민해주셨던 빙봉, , 밍몽이 9월의 더슬래시 필진으로 참여해주셨습니다.

프리랜서 기획자이자 스타트업PM으로 일하고 있는 빙봉은 AI를 적극 활용하며 점점 빠르게 일을 쳐내는자신을 보며, “빨라진 마감 기한을 맞추려면 시간을 들여서 학습할 시간을 갖지 못하더라도 AI를 써야 하는데, 이게 맞나 싶을 때도 있었다.”고 되냅니다. 그러면서 AI 없이도 했던 일들을 AI에 맡기면, 그 결과가 제대로인지 판단할 수 있는데, 잘 모르는 영역에 대해서는 AI가 내놓는 결과에 대한 판단은 커녕 전문성을 기를 기회조차 박탈당하는 순간을 경험한다고요. 그래서 더 나은 경험을 만들 가능성에 관심을 닫아버리는 건 아닌지, AI로 인해 나의 일이, 누구의 일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그 변화는 무엇을 위해 생겨나는 건지 질문합니다. AI가 더 잘한다는 이유만으로 전부 AI 몫으로 가져가기 보다, “그 사람이 그 자리에 남아 있을 이유를 남겨주었으면한다는 바람도 덧붙입니다.

이러한 바람은 온의 고민과 맞닿습니다. 온은 최근 중학교에서 평화교육을 진행하며 만난 학생들이 AI를 이용하여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캠페인 내용을 구성하는 것을 목격하며, 자신의 촉진이나 질문이 청소년들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갈지 멈칫하게 된 순간을 공유합니다. 그러면서 고등학교 시절 쉬운 답 보다는 수많은 질문과 생각할 지점을 돌려주셨던 선생님을 떠올립니다. 대답은 유보한다. 네가 쉬이 판단을 내리지 못하는 것이 오히려 옳아.’라고 되돌아왔던 그 문장을 뜨겁게 기억한다고요. 그리고 우리 삶이 새롭게 맞이한 또 하나의 질문 앞에서 잠시 멈춰보자고요.

그렇다면, 인공지능의 물살 앞에 질문을 던지고, 잠시 멈춰보며, 반드시 지금 생각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밍몽은 당초에 인공지능 개발은 인간이 물리적으로 하기 어렵고 힘든 일들을 대신하고 인간은 여유롭게 예술, 문학, 철학을 누리려는 의도였는데, 현실은 그 반대인 상황을 짚습니다. “인공지능의 속도에 맞추기 위해 일상은 더 바빠지고, 역량은 소실되고, 관계는 단절되고 있다고요. 그러면서 그동안 지구를 마음대로 휘둘러 놓고 이제 와서 스스로 만든 기계로 인해 기존의 권한을 누리지 못할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 극히 인간중심적이라며, “어쩌면 문제는 인공지능이 아니라 여전히 자기 입장과 자신의 안위만 생각하는 인간인 듯하다고 꼬집습니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편향을 학습하고 극단화될 갈림길에서 자신에게 아무런 책임이 없다고 생각하는 순간 폭력은 방치되고 가속화된다고요.

결국은 인공지능의 시대에서 길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상황과 입장을 입체적으로 바라보고 거짓을 구별할 수 있는 숙고의 능력과 타인의 아픔에 눈물 흘리고 행복에는 기쁘게 축하할 줄 아는 따뜻하고 관대하고 다정한 마음을 가진 사람과의 관계를 재방문해야 하지 않겠냐고 제안합니다. 잠시 멈추고 질문하고 숙고하며, 타인의 아픔에 눈물 흘릴 수 있는, 그래서 진정한 인간다움의 의미를 생각할 수 있는 겨를이 지금 여러분께도 깃들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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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연

피스모모 리서치랩 실장. 피스모모에서 평화와 저널리즘의 교차점을 모색하는 일을 하고 있다. 갈등전환, 평화저널리즘, 소통을 키워드로 저널리즘을 통한 평화세우기의 비전을 키우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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