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은 불안한 일들의 연속이었다. 집도, 학교도, 직장도 안정감을 주지 못했다. 나는 안정감을 찾기 위해 멀리멀리 떠나기로 했다. 엄마의 고향이자 우리나라의 가장 남쪽 섬에서 살기로 서른 살 무렵 마음먹었다.
제주에 내려가니 엄마의 삶이 더 잘 보였다. 엄마는 5남매 중 막내였는데, 큰이모, 작은이모, 큰외삼촌, 작은외삼촌이 있었다. 큰이모, 작은이모, 큰외삼촌 집에서는 모두 집이나 방에 틀어박혀 사회생활을 하지 않는 외사촌오빠들이 한 명씩 있었다. 반대로 일찍부터 집에서 나와 독립해서 자기 가정을 이룬 외사촌언니, 오빠들도 있었다. 그들의 공통점은 원가족과 일정한 거리를 두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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