옮김에 대하여

‘옮김’에 대하여

2026.07.08 | 조회 1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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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言語).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언어는 생각, 느낌 따위를 나타내거나 전달하는 데에 쓰는 음성, 문자 따위의 수단. 또는 그 음성이나 문자 따위의 사회 관습적인 체계를 말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7,100여 가지의 언어가 존재한다고 하니, 그만큼 다양한 세계가 존재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다양한 언어는, 그리고 그 언어가 포함하고 있는 다양한 세계들은 서로에게 당연하게닿고 있을까요? 7월의 더슬래시는 언어가 서로에게 닿는 과정, 옮김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7월 더슬래시의 필진은 요요진님, 소희님, 유진님이 함께해주셨습니다. 요요진님은 그림작가로 활동하고 계신데요. “보이지 않던 감각을 드러내고,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경험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는 언어로서의 예술을 이야기합니다. 요요진님은 9년 간 잠비아에서 살면서 마을 사람들의 옥수수 농사를 익숙하게 관찰했습니다. 하지만, 그 시간 동안 발견하지 못했던 생존과 치안, 정치로서의 옥수수를 넷플릭스에 공개된 영화를 통해서야 뒤늦게 접하게 되었다고 해요. 그때, 내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 내가 경험했다고 믿는 세계 나의 위치와 감각을 통해 해석되고 번역된 일부에 가깝다고 느꼈고요. 그래서 예술을 통해 익숙한 일상의 표면 아래 잠재되어 있는, “각자의 자리에서 미처 보지 못했던 기억, 이미지, 감각, 언어를 다른 방식으로 마주하려는 시도를 하고 계시다고 합니다.

두 번째 필진 소희님은 농·난청인을 위한 문자통역서비스를 제공하는 "에이유디 사회적협동조합"에서 활동하고 계시는 농·난청인 당사자입니다. 소희님은 입모양을 읽으며 음성 언어로 소통하고 계시기는 하지만, 때로는 필담이나 수어처럼 다양한 방식의 언어가 필요한 때가 많다고 해요. 그러면서 누군가는 당연하게 사용하고 있는 언어가 다른 누군가에게도 당연하게 닿고 있을지질문을 던져 주셨습니다. 지하철이 정차한 이유가, 한밤중에 화재경보등이 켜진 이유가 음성 언어로만 전달될 때, 어쩔 수 없이 멈추어 서야 하는 순간들을 기억하면서요. 그래서 문자 통역이 당연하게 닿지 않는 언어들을 연결시키는 다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합니다.

유진님은 당연하게 닿지 않는 언어들을 연결시키는 통/번역가입니다. 그러나 때로 통/번역 노동이 너무 당연하게여겨지고, ‘투명해지기를요구받는 경험을 하며, 이것이 돌봄 노동과 닮아 있다고 느꼈다고 해요. “보이지 않는(또는 보고 싶지 않은) 노동으로 취급되지만, “돌봄 없이는 공동체가 유지될 수 없는 것처럼, /번역이 없다면 언어가 서로 닿기 어려울테니까요. 그러나 두 언어를 오가며 내가 다른 사람들을 돌보고 있다고 느꼈던 순간, 나를 돌보는 주변의 손길, 이해하기 어려운 언어에도 귀를 기울이는 몸들을 발견하며 둥글게 순환하는 돌봄의 관계를 봅니다. 서로 닿고자 하는 욕망, 다른 세계를 이해하고자 하는 욕망, 사랑을 기반으로 한 노동이 스스로를 타인들과 결속하고, 우리가 공유하는 세계를 새로이 만들어간다고요. 그렇게 서로의 세계에 발을 들이며 곁을 내어주는용기와 사랑이 경계를 넘나들며 연결될 힘이 된다고 말합니다.

문학평론가 윤경희는 홍한별의 <흰 고래의 흼에 대하여>를 추천하며 옮기다의 정의를 살핍니다. ‘번역하다’, ‘운반하다’, ‘감염하다라는 뜻들이 종국에 한 데 뭉쳐 짐이되고, 고통스럽고, 끝없이 양상과 강도를 바꾸는 말의 무게와 고통을 기꺼이 감수하며 다른 무엇으로 향하는 과정이 언어를 옮기는 과정이라고 짚습니다. 서로 닿을 것 같지만, 당연히 닿는 줄 알았지만, 끝없이 닿으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미끄러지고 마는, 낯설게 보면 닿아야 할 곳이 또 발견되는 옮김의 노동. 그 노동들이 힘을 다하지 않고 오늘도 내일도 계속되기를 바라며, 그래서 서로에게 다양한 언어들이 무사히 닿기를 바라며, 7월의 더슬래시를 띄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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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연

피스모모 리서치랩 실장. 피스모모에서 평화와 저널리즘의 교차점을 모색하는 일을 하고 있다. 갈등전환, 평화저널리즘, 소통을 키워드로 저널리즘을 통한 평화세우기의 비전을 키우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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