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월이 끝나갈 무렵이었어요. 우한이 봉쇄됐다는 소식을 접한 페이니는 베이징도 언제 봉쇄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급히 중국을 떠나왔었죠. 그런데 2년이 지난 지금, 그때보다 더한 상황이 상하이에서 펼쳐지게 될 줄은 정말이지 몰랐어요.
상하이에서 끼니 걱정을 한다고요?
중국 정부가 단 한 명의 확진자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면서, 현재 스무 곳 넘는 봉쇄 지역 주민들이 식량난과 의료난에 처해있어요. 그중에서도 100명당 1명꼴의 확진자를 기록하고 있는 상하이의 상황이 가장 심각한데요. 갑작스럽게 시작된 봉쇄가 3주 넘게 이어지면서 사전에 충분한 식량을 확보하지 못한 사람들이 당장의 끼니를 걱정하게 됐거든요. 최근 들어 봉쇄 기준을 완화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절반 넘는 비율의 주민들이 집안에 묶여있는 상황인데요. 외출이 허용된 지역이라 하더라도 가정당 1명만이, 그것도 1시간 만에 돌아와야 해요. 갈 수 있는 곳이라고 해봤자 슈퍼와 약국이 다여서 여전히 봉쇄된 상태나 다름이 없고요. 전문가들은 시진핑 주석이 체제 우월성을 선전하기 위한 수단으로 제로 코로나를 밀어붙였던 것이기 때문에, 이 집착을 쉽사리 끊어내지 못할 거라고 예상해요. 실제로 바로 어젯밤, 주민들에게 5월 18일에야 상하이 봉쇄를 전면 해제하겠다고 했다네요. 이대로 괜찮을까요...?
식량난에 이은 의료난, 분노할 수밖에 🔥
중국 정부는 주민들의 기본적인 생활 보장을 위해 각 가정에 식자재를 포함한 보급품을 지원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상해 인구가 좀 많은가요. 2600만 명이면 웬만한 나라 인구 수준이니 모든 가정에 풍족하게 전달되기도 어렵고, 그럴 인력도 모자라 멀쩡한 식자재가 썩어나가기도 해요. 결국 주민들은 각종 APP을 동원해 스스로 공동구매에 나서야 하는데요, 이마저도 쉽지 않대요. 콘서트 티켓팅을 방불케하는 통에 매일 알람까지 맞춰가며 구매에 참여하고 있다고. 한 인플루언서는 강제 다이어트에 성공했다며 뱃살이 쏙 들어간 인증글을 올렸을 정도예요. 손 빠른 젊은 사람들도 이렇게 힘든데 스마트폰 사용에 취약한 노인층은 어떻겠어요? 독거노인의 경우에는 더 심각하고요. 게다가 구매와 배송이 어려워지면서 물건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주민들도 위험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뿐만 아니라 1) 주기적 통원 치료가 필요한 환자가 제때 치료받지 못해 사망하거나 2) PCR 검사 결과를 기다리던 응급 환자가 사망하는 등 무고한 시민들이 희생되자 여론이 심상치 않아졌어요. 중국 정부는 그제서야 "응급 환자에 한해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늦장 대응을 선보였는데요. 시민들은 "그 생각을 이제서야 한 거냐"며 분노를 감추지 않았습니다. 죽은 사람들이 무슨 죄가 있냐면서요. 정부 비판 발언을 금기시하는 중국에서 이 같은 모습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볼 수 있어요.
공산당이 뭐, 그래서 어쩌라고?
급기야 인내심이 극에 달한 일부 주민들이 굶어 죽겠다며 한밤중에 단체로 고함을 내지르고, 현장 시찰에 나선 고위 지도부를 향해 "집에 먹을 것이 떨어졌으니 대책을 마련하라" 소리치기도 했는데요. (평소라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에요.) 더 이상은 참지 못하겠다는 듯 "공산당이 뭐, 어쩌라고! 잡아갈 거면 잡아가!"라는 말을 서슴지 않고 내뱉는 사람까지 보이더니, 결국 상하이 곳곳에서 시위가 일어나고 있어요.
그 와중에 상하이의 상황을 알리는 글들은 검열로 인해 계속해서 삭제당하고 있는데요. 그러자 🙎🏻♂️🙍🏻♀️"지금의 상하이를 만든 건 중국 국민들이지, 간부들 덕이 아니다. 그간 정부 말이라면 곧이곧대로 따랐는데, 그렇게 해서 우리가 얻은 게 대체 무엇인가. 이 글마저 삭제하는지 어디 두고 보겠다."(더 무서운 댓글도 많았답니다..)라며 단단히 벼르고 있는듯한 중국인들의 반응이 이어지기도 했어요. 정말 그래서인지는 모르겠지만, 해당 글만은 삭제되지 않고 공유 기능만 제한되어 있더군요. 중국 정부의 당황스런 기색이 역력해 보여요.
오죽하면 이런 개사까지 🥲
"장 보러 가지 않을래?" 🙄 (나름 글자 수 고려해서 번역했으니 불러보셔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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