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는 비둘기 둥지, 일본...세계가 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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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int.1] 일본은행

한국은행이 멈춰선 사이 각국 중앙은행의 긴축 행보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주에만 해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유럽중앙은행(ECB)가 기준금리를 각각 0.25%포인트씩 인상했는데요. 완화적 통화정책의 마지막 보루였던 일본은행(BOJ)도 뒤늦게 긴축에 한걸음 발을 내디뎠습니다.

우선 BOJ가 지난 27~28일 연 7월 금융정책결정회의 결과를 요약하자면 이렇습니다.

①장ㆍ단기 금리 : 현 수준으로 동결

ㆍ단기 : -0.1%

ㆍ장기 : 10년물 기준 0%

②지정가격 오퍼레이션(10년물 국채 매입)

ㆍ10년물 국채 금리 상하단(±0.5%)을 유연하게 적용.

ㆍ지정 가격 오퍼레이션은 1.0% 이율로 실시

이중 눈여겨볼 항목은 ②번, 지정가격 오퍼레이션입니다. BOJ는 기준금리 변경 외에도 수익률곡선통제(YCC)를 통해 금리에 영향을 미쳐왔는데 ②번이 YCC입니다. BOJ는 그동안 10년 물 국채금리가 0.5%(지난해 12월 이전 0.25%)만 넘어가면 국채를 무제한으로 사들였습니다. 국채 가격은 금리가 낮을수록 비싸지는 만큼 시중은행 등 국채 보유자 입장에서는 0.5%보다 높은 금리(싼 가격)로 다른 투자자에게 국채를 판매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결정으로 장기 국채 금리 0.5%는 꼭 지켜야 할 상한선이 아니라 유연한 기준점이 됐습니다. 장기 국채 매입도 1%를 넘어야 효과를 발휘하게 됐습니다. 결국 장기 국채 금리는 종전 0~0.5%에서 움직였지만, 앞으로는 0.5~1% 수준에서 움직이게 됐는데요. 당장 28일 해당 내용이 발표된 후 일본의 장기 국채 금리는 0.5% 위로 튄 상황입니다.

BOJ가 긴축 깜빡이를 켠 것은 우선 물가 때문입니다. 나 홀로 완화적 정책을 고수하며 생긴 역대급 엔저(低)로 수입물가가 뛰었고, 이는 곧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는데요. 임금 상승률이 확대되고 있고 주식, 부동산 등 자산시장이 호조를 보이는 등 한 번 불붙은 물가가 좀처럼 내리지 않는 끈적한 인플레이션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BOJ가 내놓은 7월 경제전망에 따르면, 올해 근원 CPI 상승률 전망치는 3.2%로 3월 전망(2.5%) 대비 크게 상향된 상황입니다. ‘인플레 파이터’인 중앙은행 입장에서는 완화적 통화 정책만을 고수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기존 방식의 YCC가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판단도 있습니다. 올해 3월 말 기준 BOJ의 일본 국채 보유량은 581조7206억엔(약 5323조원)으로 일본 국채의 절반 이상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BOJ가 국채를 워낙 많이 보유하다 보니 시장에 국채, 특히 10년물 국채의 유동성이 크게 부족해지는 등 시장 왜곡 현상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우에다 총재도 기자회견에서 “장기금리를 0.5%로 엄격히 억제하려고 하면 채권시장에 악영향을 줄 우려가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국채 금리 상한선을 0.5%를 지키기 위해 올해 1월에만 국채 매입에 23조6902억엔(약 214조원)을 쓰는 등 비용 부담도 만만치 않습니다. 시장에서는 BOJ가 YCC 정책을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KB증권 박준우 연구원은 “YCC는 시간의 문제일 뿐 지속할 수 없는 정책이고, 9,10월 중 YCC를 폐기할 것”이라고 전망했는데요. 스즈키 히로후미 스미토모 미쓰이 은행 수석 외환 전략가는 “BOJ가 YCC에서 철수를 시작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BOJ 결정에 글로벌 자본시장은 출렁이고 있습니다. 그동안 일본은 Fed 등 각국 중앙은행의 긴축 속에서도 글로벌 유동성을 공급하는 창구 역할을 해왔습니다. 자국의 저금리에 지쳐 해외 자산을 사들였던 일본인 투자자는 물론이고, 일본에서 싸게 자금을 빌려와 미국은 물론이고 신흥국에 투자하는 ‘엔 캐리 트레이드’ 등 일본발 자금을 이용한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져 왔습니다. 그런데 일본의 금리가 오르고 엔화 가치가 오를 경우 이런 일본발 유동성 공급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블룸버그도 “일본 투자자들은 더 높은 수익률을 찾아 해외로 3조 달러 이상을 투자한 상황인데 이들 자금이 다시 일본으로 향할 경우 시장의 충격은 피할 수 없다”고 전했습니다. 예컨대 미국 국채의 경우 일본인 투자자의 수요가 줄어들며 금리가 상승할 수 있습니다. 실제 YCC 정책 변화로 인해 미국 10년 물 금리가 다시 4%를 넘어섰습니다.

다만 이번 BOJ 결정을 다른 측면으로 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우선 BOJ는 그동안 통화정책 정상화의 조건으로 ‘임금 상승을 동반한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물가 상승(2%)’를 제시해왔는데요. BOJ가 이번에 내놓은 CPI 상승 전망치는 2024년 1.9%(신선식품 제외), 2025년 1.6%이고, 신선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2024년 1.7%, 2025년 1.8% 수준입니다. 모두 2%를 밑도는 데다 올해 3월 전망치보다 소폭 내려간 수치입니다. 이 때문에 피델리티 인터내셔널은 “인플레이션 전망을 하향 조정한 것이 가장 놀라웠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습니다. UBS도 우에다 총재의 메시지에 대해 “놀랄 만큼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라는 평가를 하였습니다. YCC 정책보다 완화적 통화정책은 이어질 것이라는 게 더 주목해야 한다는 거데요. 역대급 엔저(低)를 맞아 엔화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이 기대했던 엔화 강세폭이 생각보다 적을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Point.2] 분산투자

로보 어드바이저 ‘불리오’로 잘 알려진 두물머리를 창업한 천영록(42) 대표는 프랍 트레이더(Proprietary Trader)로 이름을 날렸습니다. 고객 돈이 아닌 증권사의 자산을 투자해 절대 수익을 벌어다 주는 사람들인데요. 단타 매매에 소질을 보였던 그는 30대 초반의 나이에 연봉 4억원을 받았다고 합니다. 초단타매매의 고수였던 천 대표는 최근에는 초장기 투자인 연금투자의 전도사가 됐는데요. 머니랩에서 천 대표가 추천하는 연금 자산 투자 방법, 바로 글로벌 자산 배분 전략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천 대표는 투자가 대부분의 사람에게 의미를 가지려면 초장기 투자에서 성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의도 증권가에서 단기적으로 50~100%를 한 번 운 좋게 벌었다고 해서 그 사람의 인생을 좋은 쪽으로 바꿔주는 케이스를 사실 별로 못 봤기 때문인데요. 지난 2015년 두물머리를 창업한 후 연금투자에 눈을 돌리게 된 이유라고 합니다. 장기로 꾸준히 투자하는 습관을 기를 수 있고 세액공제 효과 등이 초장기 투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천 대표가 추천하는 연금 투자 방법은 글로벌 자산 배분입니다. 글로벌 국내총생산(GDP)은 30~50년 동안 2.5~3배 오르는데, 이 GDP 성장을 견인하는 건 결국 기업입니다. 시장 상황에 따라 더 과대 평가되거나 과소 평가되더라도 결국 기업 수익률도 GDP 2.5~3배로 귀결된다고 합니다. 이를 온전히 수익으로 가져갈 수 있는 방법이 바로 글로벌 자산 배분 전략이라고 설명합니다. 물가상승률도 반영하지 못하는 원리금 보장 상품에 묵혀두거나 변동성이 큰 자산에 이른바 ‘몰빵’ 투자하는 건 30년 이상의 긴 시간 투자에 적합하지 않다는 게 그의 주장입니다. 분산 투자방법으로는 전문가들이 운용하는 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해 선진국 주식과 신흥국 주식, 채권 등을 골고루 담는 수준의 분산 전략도 괜찮다고 하는데요. 가장 중요한 건 투자 비중을 정해놓고 꾸준히 투자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천 대표에 따르면 자산 배분 투자의 가장 중요한 고려사항은 위험 분산입니다. 천 대표는 주식과 채권으로 하는 자산 배분을 예로 들었는데요. 지난해처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급격히 올릴 때는 주식과 채권 모두 손실이 나는 국면이었는데, 물리적으로 자산은 분리돼 있지만 모두 ‘금리 인상’이라는 위험에 크게 노출돼 있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결국 금리 위험을 분산하도록 자산을 배분하는 게 포인트였다고 하는데요. 천 대표의 경우 금리 위험을 분산하는 자산으로 천연가스 등 원자재 투자 비중을 늘려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었다고 합니다. 강광우 에디터가 천 대표를 만나 분산투자 방법부터 시작해 프랍 트레이더의 세계, 챗GPT 등 인공지능(AI)이 투자에 미칠 영향까지 직접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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