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 없으면 큰일나죠"...사무실 점령한 이 회사 제품 라인업

구독자님, 오늘도 건강한 주식 맛집, 앤츠랩입니다. :)

네네, 압니다. 맨날 인플레이션과 러시아 얘기로 시작해서 지겨우시죠. 오늘은 앤츠랩 구독자님들의 상식 레벨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해줄 고품격 얘기를 해볼까 하는데요. 여러분, 인덱스 펀드를 누가 만들었는지 아세요? 바로 미국의 자산운용사 뱅가드(Vanguard)를 설립한 존 보글(John Bogle) 할아버지가 만들어 주셨는데요. 무려 1970년대에.. 

지금은 우리 한국에서도 액티브-패시브 펀드니, ETF니 하는 걸 다 알지만, 수십년 전에 '자본주의의 고향' 미국에서 이런 혁신들이 일어나서 전세계로 퍼졌죠. 인덱스 펀드는 존 보글 할아버지, ETF는 물리학자 출신의 네이트 모스트(Nate Most) 할아버지(주로 다들 할아버지시네요), 온라인 증권사의 시초는 찰스 슈왑... 이런 식으로 금융투자 역사에 길이 남을 혁신이 이뤄져 왔다고 적어도 미국 사람들은 알고 있어요.

그런데 지난 주에 정말 업계에선 유명하지만, 본인이 스포트라이트 받기를 싫어하셔서 미국 사람들도 잘 모르는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요. 바로 투자자문사 피델리티의 2대 오너(지금은 이 분 딸이 3세 경영)였던 네드 존슨(향년 91세) 입니다.

네드 존슨 할아버지는 머니마켓펀드(MMF)와 IRA(개인퇴직연금; 우리나라에선 IRP)를 활성화 하신 공로를 인정받고 있는데요. MMF는 1972년에 탄생했어요. 당시엔 미국에서 예금 금리를 법으로 5.25%라고 정하던, 정말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이었는데요. MMF는 수익이 높은데도, 돈을 찾아서 송금하는 데 필요한 과정이 복잡해 고객들이 외면하던 상황이었어요. 네드 존슨은 고객이 피델리티를 상대로 수표를 쓰게 하는 방식으로 MMF 인출 과정을 간소화해 MMF 대중화에 기여했습니다.

1982년에 개인퇴직연금(IRA) 제도가 생기자 네드 존슨은 고객이 여러 펀드를 가입하고 맘에 들지 않으면 다른 펀드로 갈아타는 것을 용이하게 만들어 IRA 대중화에도 기여했습니다. 네드 존슨은 이처럼 미국 중산층이 예금에 의존하기보다 투자자로 거듭나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PDF, 포토샵, 그리고 프리미어 프로...구독 안할 수 없는 서비스들 (ADBE)

·1분기 사상 최대 실적 올렸지만 2분기 가이던스 '저조'
·작년 11월 대비 주가 40% 가량 하락..."하반기 나아질 것"
·매출 안정적이나 성장세 견인할 획기적 신제품 필요

회사에서 PDF 파일 주고 받으시죠? 그래픽이나 영상팀 쪽에 가보세요.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 프리미어 프로… 이런 툴들을 쓸텐데요. 이거 다 어디서 만든다? 어도비(나스닥 ADBE)! 앤츠랩 구독자 happye*****@gmail.com님이 ‘회사에서 맨날 쓴다’며 제안해 주셨습니다. 커피 쿠폰 보내드릴게요~ 여러분도 해외주식 궁금한 거 앤츠랩 게시판(https://bbs.joongang.co.kr/antslab)에 제안하시고 치킨 또는 커피쿠폰 받아가세요.

정말 어도비 툴이 없었으면 어쩔 뻔 했나 싶을 정도로 어도비의 애플리케이션들은 업종 불문 많은 회사에서 쓰이고 있는데요. 어도비의 사업 부문은 매출 산출 기준으로 1) 디지털 미디어 2) 디지털 익스피리언스 3) 퍼블리싱&광고로 구분돼 있습니다. 디지털 미디어는 우리가 잘 아는 포토샵 등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 PDF 등 ‘도큐먼트 클라우드’ 같은 어도비의 대표 상품들이 소속돼 있고요.

디지털 익스피리언스는 데이터와 마케팅까지 포함한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서비스입니다. 2021년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디지털 미디어 73%, 디지털 익스피리언스 24%, 퍼블리싱&광고 3% 순입니다.

어도비는 얼마 전인 3월 22일에 1분기 실적을 발표했는데요. 분기 사상 최대 매출인 42억6000만 달러(약 5조1789억원), 영업이익은 15억8000만 달러 였습니다. 2021년 한 해 매출은 157억8500만 달러(약 19조1930억원), 영업이익은 58억200만 달러.

하지만 역대급 실적에도 주가는 실적 발표 직후 급락했는데요. 역대급 실적이 문제가 아니라 어도비 측이 내놓은 2분기 가이던스(전년비 매출 13% 성장)가 ‘실리콘밸리 테크 기업’ 치고 너무 낮은 거 아니냐는 분위기가 형성된 겁니다.

사실 어도비 주가는 지난 수십년간 대체로 올라가는 모양새였는데요. 작년 11월 이후엔 38%나 빠졌습니다. 어도비 주가를 모니터링해 온 투자자들 입장에선 ‘이상하다, 어도비는 보고 또 봐도 계속 올랐는데, 이렇게 계속 빠지는 구간은 또 처음이네’ 같은 생각을 하게 된 겁니다.

일각에선 우크라이나 사태를 원인으로 꼽기도 합니다. 어도비가 러시아와 벨라루스에서 어도비 제품을 팔지 않기로 했거든요. 올해 매출에 7500만 달러의 손실이 예상된다는데.. 앤츠랩은 그게 주가에 엄청나게 악영향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

어도비 제품은 모든 회사에서 필수불가결한 측면이 있고, 제품 하나하나를 파는 게 아니라 묶음으로 결제하는 ‘구독 모델’이기 때문에 가격 인상이 용이합니다. (어도비가 2012년 구독 모델로 전환한 것은 경영학계에서 극찬할 정도로 하나의 이정표적인 결정이었어요.) 어도비는 1분기 실적 발표 때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 구독 가격을 인상(월 2~3달러씩)하겠다고 발표했는데요. 2017년 이후 처음입니다. 이렇게 되면 2분기 실적에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어도비 제품 라인업 중 가장 빠른 매출 성장세를 보인 것은 PDF를 포함한 도큐먼트 클라우드 였는데요. 1분기에 전년비 17% 성장했고 구독경제 분야 성장 척도인 연간반복매출(ARR)로는 전년비 29% 늘었습니다. PDF를 쓰려고 Acrobat 구독이 늘었고, 전자서명 애플리케이션인 어도비사인, 그리고 PDF를 모바일에 까는 수요도 크다고 합니다.

어도비 측은 하반기에 성장세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작년 12월에 론칭한 이미지 편집 툴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 익스프레스(CCX), AI 기반의 프리미어 프로, PDF를 웹에서 편집할 수 있는 Acrobat Web 등에서 매출이 본격적으로 발생할 거라는 겁니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대체적으로 어도비가 장기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거라고 내다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약간의 우려가 감지되는데요. JP모건의 경우 작년말 내놨던 목표주가 645달러를 1분기 실적 발표 후 540달러로 낮춰잡았습니다. 어도비가 말 그대로 모든 회사가 필요로 하는, 그리고 그만큼 방대한 고객 데이터를 보유한, 독보적이고 안정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회사라는 건 다들 인정. 다만 이건 바꿔 말하면 PDF 구독할 사람은 이미 다 구독하고 있다는 얘기도 되는데요.

그래서 어도비 측은 3D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메타버스 진출 가능성도 내비치고, 신제품 출시에도 열을 올리고 있지만 아직은 매출로 직접 연결될 만한 것은 없는 것 같아요. 아울러 어도비는 캘리포니아 새너제이(San Jose)에 본사가 있는 실리콘밸리 빅테크 기업입니다. 어도비 자체가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주가적으로는 괜히 다른 빅테크 회사들과 맞물려 최근 저조한 측면도 있는데요. 다른 한 편으로는 빅테크 수난시대라고 하지만 애플이나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오히려 주가가 상승하고 있거든요. 흠흠

어도비는 정말 좋은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고, 현금 흐름도 우수한 안정적인 기업입니다. 하지만 성장세를 견인할 강력한 제품 라인업이 당장에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이 투자자들을 약간 주저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6개월 뒤:

수요는 끊이지 않는 회사

72년 만의 대(大) 호황

1. 작년 미국기업 이익증가율, 1950년 이래 최대

-미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미국 기업의 2021년 영업이익은 전년비 평균 35% 증가해 1950년 이래 최대 폭을 기록. 특히 2021년 4개 분기 모두 이익마진이 13%를 넘었는데, 과거 70여년간 이런 해가 없었다고. 정부가 팬데믹 자금을 푼 게 작용한 것. (Bloomberg)

2. 미국은 일본의 엔화 가치 떠받치기를 용인할까?

-최근 엔화가치가 급락하면서 일본은행이 엔화를 사들이고 달러를 팔아 엔화가치를 떠받치는 안을 검토 중. 다만 달러 매도에 대해 미국이 용인할 지는 미지수. 1998년 일본은행이 엔화를 사들였을 때와 달리, 지금은 미국이 1) 어떤 방식으로든 환율에 개입하는 걸 싫어하고 있고 2) 초유의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달러 강세가 낫다고 여겨 일본의 달러 매도를 달가워하지 않을 수도. (日本経済新聞)

3. 제2의 테슬라? 일단 차부터 좀 만드는 게...

-중국 니오부터 미국의 리비안, 루시드, 로즈타운, 피스커까지 전기차 스타트업들이 SPAC을 통해 상장하고 주가는 엄청 높여놨지만 여전히 실제 차 생산에 애를 먹고 있다고. 제조업의 기본인 공장 운영이 녹록치 않아 수백대 생산에 그쳐. 현재 18개 업체가 상장한 상태인데 올해 안에 생산 스케일을 키우지 못하면 높은 주가에도 도태되는 회사가 나올 거라고. (FT) 

4. "2년물-10년물 수익률곡선 뒤집힌 것 의미 없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에릭 잉스트럼과 스티븐 샤프 연구원이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미 국채 2년물과 10년물의 수익률 곡선이 뒤집힌 것은 경기침체를 알리는 전조가 아니고, 보다 정확한 경기침체 예측은 만기가 더 짧은, 그러니까 만기 2년 내의 두 국채(예컨대 3개월물과 18개월물)를 보는 게 나은데, 현재로선 이 수익률곡선들은 뒤집히지 않았다고.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이들의 보고서를 인용하고 지지. (WSJ) 

5. 아마존 뉴욕 물류센터 직원들, 노조 결성 투표 가결

-가결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던 뉴욕 스태튼아일랜드의 초대형 아마존 물류센터 직원들의 노조 결성 투표에서 찬성 2654명, 반대 2131명으로 가결. 전국적인 노동운동의 지원없이 순수하게 뉴욕 물류센터 직원들이 이뤄낸 성과라 주목. 최근 스타벅스 사례처럼 아마존의 다른 물류센터로 노조 결성이 번질 것으로 예상. (NYT)

by.앤츠랩

ººº 머니랩 개인정보처리방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