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사랑같은 주식과 '헤어질 결심'

구독자님, 오늘도 건강한 주식 맛집, 앤츠랩입니다. :)

뉴욕 증시가 새해 첫 거래일부터 하락 출발했습니다. 테슬라와 애플 등 주요 종목이 하락한 영향 때문이었는데요.

첫 거래일이 왜 의미가 있냐면요, 소개팅을 나갔는데 상대방이 옷차림도 그렇고 식당 예약도 안 해놨다고 생각해보세요. 이 사람은 소개팅에 대한 기대감이 ‘1’도 없구나 생각할 수밖에 없겠죠. 첫 거래일 성적 역시 투자자들이 올 한 해 시장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인데요. 지난해도 폭락이었는데 올해도 당분간 별 볼 일 없을 거라고 보는구나, 이런 해석이 가능하죠.

애플은 3일(현지시간) 3.7% 하락하면서 ‘미국 유일 시총 2조 달러’란 타이틀을 잠시 내려놔야했고요, 테슬라는 12.2% 떨어진 108.10달러에 장을 마쳤습니다.  

지난 한 해 동안 뉴욕 3대 지수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다우 지수는 -8.8%, S&P500 지수 -19.4%, 나스닥 지수는 -33.1% 급락. 나스닥 지수가 유독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은 나스닥에 애플ㆍ테슬라 같은 기술주가 몰려 있기 때문이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한국 증시를 이해하는 열쇠가 되기도 해요. 지난해 한국 증시가 전쟁 중인 러시아 다음으로 많이 떨어졌다, 이런 뉴스 많이 보셨을 텐데요. 한국 증시가 다른 국가 대비 유독 많이 떨어진 건 성장주ㆍ기술주 비중이 높아서란 분석이 설득력 있어 보입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미디어콘텐츠 본부장은 “한국ㆍ대만 증시나, 심천종합 등 기술주 비중이 높은 경우는 금리 급등기에 많이 빠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지난해 코스닥 하락률(-34.3%)은 나스닥 하락률(-33.1%)과 비슷. 코스피(-24.89%)는 되레 선전했네요.

문제는 올해도 성장주에 대한 우울한 전망으로 가득하다는 점입니다. 그렉 바숙 AXS인베스트먼트 CEO는 CNBC를 통해 “올해 경기 침체 환경은 기술주 실적을 더욱 저해할 수 있다”며 “투자자들은 가치 지향 기업과 더 높은 수익률, 더 지속적인 현금 흐름, 탄탄한 배당 수익을 가진 기업에 대한 갈증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죠.  

멀리 뉴욕에 계신 바숙 CEO님까지 찾아갈 필요도 없어 보입니다. 테슬라는 지난해 연말 많게는 7500달러(약 1000만원)을 할인해 주는 바겐세일에 나섰죠. 삼성전자는 다음달 12일까지 대규모 할인 행사인 ‘삼세페(삼성전자 세일 페스타)’에 들어갔죠. 모두 지난해 다 못판 상품의 재고가 넘쳐난다는 얘기.

왜 계속 기술주 타령이냐면요, 기술주에 대한 전망이 여전히 어두운데도 개미들의 기술주 사랑은 식을 줄 모르기 때문입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1~27일까지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테슬라 주식을 1억6000만 달러어치 순매수했습니다. 지난해 전체로 보면 28억 달러.

여기엔 일종의 ‘각인 효과’도 작용하는데요.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 팀장은 이런 분석을 내놨습니다. “팬데믹 시기에 주식에 입문한 개인 투자자들은 애플ㆍ테슬라 등 미국 주식과 미국 정책의 수혜를 입는 종목 중심으로 접근했다. 중국 주식이나 중국 정책의 수혜를 입는 종목에는 익숙하지 않다 보니 시진핑 3기 연임 이후 ‘친중(親中)’ 성향 주식을 중심으로 한 상승장에서 소외되는 경향이 있었다.”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본토 기업 50곳(텐센트ㆍ알리바바 등)으로 구성된 홍콩 H지수는 11월부터 두 달 동안 28.7% 올랐습니다. 국내 주식 중에서도 중국 ‘리오프닝’ 관련된 주식은 이 기간 놀라운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애경산업(90%), 코스맥스(61.79%), 롯데관광개발(60.02%), 티웨이항공(59.68%), 한국화장품제조(58.61%) 등입니다.  

미국 주식 특히 기술주 투자하지 말라고 뜯어말리는 것은 아니고요, 처음 만났다고 해서, 내가 잘 아는 종목이라고 해서, 더 익숙하다고 해서 헤어나오고 있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닌지 한 번쯤 되짚어 볼 때인 것 같습니다. 익숙한 것과 ‘헤어질 결심’도 한 번 해보자는 의미에서요. 우리 모두 첫사랑이랑 결혼하는 건 아니잖아요? 게다가 투자는 꼭 한 사람(종목)만 선택해야 하는 것만도 아니니까요.  

각인 효과 하니까 생각나는 장면이 있어요. 넷플릭스 시리즈, ‘쿠데타마: 엄마 찾아 뒹굴뒹굴’인데요. 갓 알에서 태어난 병아리 사키피요가 날달걀인 쿠데타마에게 엄마냐고 묻자 쿠데타마는 이렇게 말하죠.

“처음 보는 상대를 엄마라고 생각해? 각인은 정말 엄청나구나.” 

이번주 The JoongAng Plus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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