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테두리 안으로 들어온 조각 투자의 시대

구독자님, 오늘도 건강한 주식 맛집, 앤츠랩입니다. :)

지난주(6~10일) 코스피는 전주보다 0.43% 하락했습니다. 주간 단위 수익률로 보면 2주 연속 하락인데요. 물론 폭은 크지 않습니다. 저항선이라는 2500을 눈 앞에 두고 갈팡질팡. 여전히 방향은 애매합니다. 지난주엔 기관이 신나게 팔았는데요. 신나게 사던 외국인은 좀 주춤했습니다.

정신 차리고 보니 달러가 또 꽤 올랐더라고요. 1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전날 종가보다 4.8원 상승해 달러당 1265.2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장중 10개월 만에 가장 낮은 1216.4원까지 떨어진 게 2일이니까 대략 일주일 만입니다. 미국의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견고한 데다 매파적 발언이 곳곳에서 쏟아진 영향인 듯. 상황이 이러니 뉴욕 증시에서도 대형 기술주 중심으로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졌는데요. 이게 국내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번주엔 중요한 이벤트가 있습니다. 언제부턴가 우리가 매달 기다리게 된 그 지표, 바로 미국의 CPI. 1월 CPI가 14일 발표될 텐데요. 시장의 전망은 6.2%(전년 동월 대비)니까 12월(6.5%)보다는 낮은 수준인데요. 하지만 전월 대비로는 다시 플러스로 전환(12월엔 -0.1%)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물가 둔화를 확인한다면 긴축 우려 역시 좀 덜고 가겠지만 안심할 상황 같지는 않습니다.

“주식시장이 연준의 긴축 통화정책 경계심리 온(on)과 오프(off)에 따라 심하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 1월 고용 지표 서프라이즈로 인해 2년물 국채금리가4.1%에서 4.5%(고점 4.7%)까지 반등했고, 미국과 국내 증시는 조정을 받았다. (올해) CPI 구성 변수의 비중 조정으로 인해 에너지 비중은 이전보다 높아졌고, 식품과 중고∙신차 비중은 이전과 동일하게 높은 비중을 유지했다. 1월 미국 휘발유와 중고차 그리고 글로벌 농산물 가격은 동반 상승했다. 12월보다 1월 CPI(전월 대비)를 높게 예상하는 이유다. 긴축 경계 심리 온(on) 상태가 지속될 수 있는 상황이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

결론은 다음주도 눈치 싸움이다 이거네요. 딱히 재미없는 시장에 지난주 꽤 흥미로운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이름부터 재미있는 토큰증권.(버스 토큰 기억하시는 분이 있으려나…) 금융위원회가 지난 5일 ‘토큰 증권 발행 유통 규율체계 정비 방안’을 발표했는데요. 한 마디로 토큰 증권이란 걸 허용하고, 제도권 안에서 관리하겠다는 뜻입니다.

증권형 토큰(Security Token)이 일반적으로는 실물·금융 자산을 기반으로 발행된 토큰을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자산을 작게 나누고 이를 블록체인 기반의 토큰에 연동해 거래, 즉 부동산이나 미술품 등의 조각 투자를 위한 일종의 가상 자산이죠.

비트코인 같은 암호화폐와 일반적인 증권(주식이나 채권 같은) 그 사이 어디쯤이라고 생각하면 될 듯합니다. 암호화폐처럼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하지만 부동산이든 미술품이든 실물이 존재하니까 분명 차이가 있죠. 그러니 암호화폐보다는 리스크가 좀 낮을 거고요. 그러면서 발행되는 토큰이 증권의 성격도 가지기 때문에 새로운 형태의 규율이 필요한 겁니다.

그동안 규제 샌드박스(혁신서비스에 한해 규제를 적용하지 않는 것) 등을 통해 비슷한 사업을 제한적으로 허용해 왔는데 제대로 된 가이드라인을 만들기로 한 거죠. 당국은 올 상반기에 전자증권법과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고, 이르면 내년부터 제도를 시행할 계획입니다.

이번 가이드라인의 핵심은 토큰 증권의 발행과 유통이 쉬워진다는 점입니다. 최소한도의 자기 자본과 인적·물적 요건을 갖추면 직접 발행할 수 있는데요. 일반 주식과 다른 점이죠. 이 과정을 STO라고 하는데요. 역시 암호화폐를 발행하는 ICO와 IPO(기업공개)의 중간쯤입니다.

증권사가 신이 난 건 이 대목. 아무래도 기존에 증권 거래 인프라를 갖춘 증권사가 빠르게 적응할 수 있으니까요. 예컨대 우리가 매일 쓰는 MTS 안에서 증권형 토크를 사고 파는 일이 머지않아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미국, 일본, 유럽연합(EU) 등은 이미 STO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한국금융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2027년까지 증권형 토큰 시장의 시가총액이 24조 달러(약 3경원!!!! 독일 금융서비스 플랫폼 피노아)에 달할 전망입니다. 엄청난 장이 새로 열리는 거죠.

그럼 대체 뭘로 증권형 토큰을 만드느냐 궁금하실 텐데요. 일단 떠오르는 건 부동산. 이미 그런 업체가 꽤 있습니다.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펀블’ 같은 경우가 그런데요. 발행한 증권을 토큰화해 투자자가 토큰을 거래하며 부동산에 투자하는 플랫폼을 운영하죠. 지난해까지 아주 ‘핫’했던 NFT(대체불가토큰)도 떠오릅니다. 미술품이나 저작권, 심지어는 유튜브 채널 같은 것도 대상 자산이 될 수 있는데요. 한국인의 상상력, 한 번 기대해 보시죠. 당연히 미리 공부도 좀 해두고요.

토큰 증권 시장은 중장기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자산의 ‘토큰화’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주목하는 이슈다. 금융상품의 전자증권화 이후 토큰화가 다음 물결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다수 존재한다. 자산운용사 블랙록을 비롯하여 다수의 기관이 증권 토큰화에 주목하고 있다. 신규 자산의 토큰화도 활발하겠지만, 역으로 이미 발행된 증권의 토큰화가 더 빠르게 성장할 가능성도 크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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